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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티켓
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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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4 [17:2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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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씨의 가족이 키우는 프렌치 불독에게 물린 후 급성 패혈증으로 숨진 유명 음식점 ‘한일관’ 주인 김모 씨(53·여)의 혈액에서 녹농균이 검출됐다고 한다.

 

김 씨는 서울 강남의 자택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열린 현관문을 빠져나온 반려견에 정강이를 물린 뒤 병원 치료를 받다가 엿새 만에 패혈증으로 숨졌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개에 물려 녹농균에 감염 됐는지 여부는 확인하기가 싶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의 구강에 있던 녹농균이 사람에게 감염병을 일으킨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한 6건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의 시신은 이미 화장된 상태로, 부검 없이 정확한 감염원인과 경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녹농균은 패혈증, 전신감염, 만성기도 감염증 및 췌낭포성 섬유증 환자에게 난치성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이다.

 

특히 수술, 화상, 외상 및 화학요법 치료 등에 의해 저항력이 저하된 환자가 녹농균에 의해서 패혈증에 걸리면 고열, 혈압저하 등의 쇼크를 일으켜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무서운 세균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녹농균은 널리 자연환경에 분포하고 있으며, 건강인의 약 5%에서 장관 내에 존재하고, 입원환자의 경우 30% 정도 존재한다. 대부분 피오시아닌 색소를 내어 녹색고름으로 보여져 녹농균이라 불린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반려견 안전관리와 주의를 촉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반려동물을 방치해 피해를 줄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가칭 맹견관리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최근 비슷한 사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7월 경북 안동에선 70대 여성이 기르던 풍산개에 물려 숨졌고, 이달 초 경기도 시흥에선 한 살짜리 여아가 부모가 키우던 진돗개에 물려 목숨을 잃었다.

 

지난1월 25일 부산에는 가정집 마당에서 탈출한 셰퍼드 한 마리가 동해남부선 기장역에 난입해 시민들을 공격했다. 몸길이 1.2m로 태어난 지 3년 된 이 셰퍼드는 A(35·여)씨의 신발을 물어뜯고 A씨 아들(7)의 눈 주변을 할퀴었다. 또 옆에 있던 B(25)씨의 오른쪽 발목을 물고 바지를 뜯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3일 경남 창원시의 한 마트 앞에서 손님이 기둥에 묶어둔 애완견이 직원의 종아리를 물어 다치게 했다. 2015년 8월에는 경북 칠곡군의 한 공장에서 기르던 개에 40대 여성이 100m가량 쫓기며 달아나다 강둑 아래로 떨어져 전치 8주의 상처를 입는 사건도 발생했다.

 

2013년 1월에는 대구 동구 이모(46)씨 집에서 사육 중이던 셰퍼드 3마리가 집 밖으로 뛰쳐나가 행인 2명, 소방관 1명, 경찰관 2명을 물어 상처를 입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에 물려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2014년 1889명 △2015년 1841명 △2016년 2111명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2016년 기준으로 경기(563건)·서울(200건) 등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사고 건수를 보였으며 이후로는 경북(129건)·충남(141건)이 뒤를 이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반려동물 안전사고 환자를 병원에 이송한 경우가 2014년 1천889건에서 지난해 2천111건으로 늘었다. 집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 등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거나, 동물을 키우면서 지켜야 할 펫 에티켓이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처럼 반려동물이 늘어날수록 이같은 사고는 더 많아 질 수밖에 없다. 반려동물 기르는 가구가 급증해 지금은 약 457만 가구, 1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 4명 중 1명꼴에 가깝다. 하지만 처벌기준은 약하다 못해 있으나 마나했다.

 

최씨 가족의 반려견은 과거에도 사람을 문 적이 있었지만 사고 당시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의 잠재적 공격본능이나 이상한 행동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다행히 정부가 과태료 금액을 높이는 등 관련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 이라는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반려견 목줄 미착용 첫 적발시 과태료가 5만원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20만원, 3차례 적발시에는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라고 한다.

 

도사견 등 맹견의 범위도 6가지로 한정돼 있었지만 외국에서 관리하는 맹견의 종류도 추가하기로 하는등 입마개 착용이 의무화된 맹견의 범위도 확대한다. 이와함께 내년 3월 22일부터는 반려견 목줄 미착용 주인에 대한 신고포상금 제도의 세부 기준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요즘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만큼 반려동물은 인간의 정서순화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그 기본이 펫 에티켓을 잘 지키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선 꼭 반려견 목줄을 채우고, 맹견은 반드시 입마개를 해야 한다. 사실 이런 일은 성숙한 시민의식만이 이룰 수 있다.

 

인명사고가 잇따르는 지경에 시민의식만 믿고 있기도 어렵다. 일상적인 캠페인도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외국에선 시민안전을 위해 반려견 양육 허가제를 채택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맹견 지정 대상을 확대하거나 상해·사망사고 시 주인을 직접 처벌하는 방안은 검토할 만하다.

 

기자도 개를 키우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과연 나는 나의 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너무 믿고 있지는 않았는지, 나의즐거움을 위해 내 이웃들의 불편쯤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오지는 않았는지 반성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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