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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혼자서 밥을 먹는 이유

서지홍 본지 고문 | 기사입력 2018/10/18 [15:16]
칼럼
그들이 혼자서 밥을 먹는 이유
기사입력: 2018/10/18 [15:16]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서지홍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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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홍 고문    

죄송한데, 혼자 오셨으면 이따가 오세요.” 한 때 밖에서 밥을 사먹다 보면 한두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어렵게 식당 문을 열었건만, 저 코멘트가 나오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다. 1인 고객을 내쫓는 틀에 박힌 문전박대의 고전 코멘트다. 그나마 “1인 손님은 안 받는다.”하는 매몰찬 반응보다는 낫다. 다시 안 가겠다 해보지만 사회생활에 홀로 밥 먹는 일은 어쩔 수 없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적잖은 식당의 기본메뉴는 2인분이다. 두 명이 들어가 개별메뉴를 주문할 수는 있어도, 한 명이 주문을 하면 싫어하는 곳이 많다. 회전율이 중요한 식당입장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1인 손님을 무시하면 식당이 생존하기 힘들어질 것 같다. 다가올 미래사회는 아마도 1인족이 대세를 이룰 세상인 까닭이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혼밥족이라는 말이 떠돈다. 밥을 같이 먹을 친구(커플)밥풀을 못 찾으면 누구든 혼밥족 후보대상이다. 실제 학교식당에 가보면 구석에서 밥만 쳐다보며 급하게 식사하는 친구들이 적잖다. 식사시간 피크타임이 지나면 대부분 홀로다. 혼자 받는 밥상이니 대화도 웃음도 없다. 그저 먹어야 살기 때문에 먹는 수밖에 없다.

 

홀로 밥을 먹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다. 외부시선을 의식하는 게 대단한 결심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도 눈칫밥 각오는 불가피하다. 게 눈 감추듯 빨리 먹고 나오는 게 최선이다. 이쯤 되면 식사가 아니라 고역이다. ‘혼자 먹는 밥이 아니라 나를 위한 밥의 기쁨을 찾자는 슬로건이 있지만 어지간한 자신감과 정신이 도통을 하지 않으면 힘들다.

 

문제는 이 추세가 청년그룹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며, 이들이 나이가 먹어갈 미래세대에는 혼자 먹는 밥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는데 있다. 이미 30~40대 직장인 그룹에도 혼자 밥 먹는 경우가 과거보다 늘었다. 청년층에 한정이면 이유는 간단하다. 친구가 없어서다. 고교 때까지만 해도 단체급식이니 좋든 싫던 함께 먹지만, 대학 이후나 사회생활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선택이 전제되는 친구나 동료가 없다면 밖에서의 식사는 전적으로 본인이 직접 선택해야 한다. 친구가 없는 건 공존기술을 배우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의 탓이 크다. 또는 혼자 있는 게 편한 경우도 있다. 금전여유도 문제다. 함께라면 비용한계에 부딪치는 경우가 있다. 실제 캠퍼스에는 밥을 같이 먹는 것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친구도 적잖다.

 

혼자 밥 먹기는 경기상황과 연결된다. 돈이 없고 생활이 빠듯해질수록 외로운 식사압박은 증가한다. 실제 혼식은 일본이 복합불황에 들어간 1990년대부터 확실히 늘었다. 심각해진 건 2000년대부터다. 자본주의 승자독식에서 밀려난 패자그룹이 급증한 때다. 경쟁격화로 삶의 질이 떨어졌고 공동체 의식은 눈에 띄게 옅어진 시점이다.

 

공동생활은 삭막해졌다. 청년세대는 돈이 부족해 연애를 포기하고 홀로 밥 먹기 시작했고, 경쟁격화에 내몰린 기성세대는 동료와의 피아(彼我) 구분이 불분명하지며 맘 편한 소통해소, 인맥향상을 위한 식사자리가 급감했다. 홀로 버텨내야 할 사회적 부담이 자연스레 혼식증가와 연결돼 있다. 홀로 밥을 먹는 것은 확산되고 있었다.

 

특히 독거노인의 외로운 식사는 광범위하다. TV를 켜놓은 채 고독감, 소외감을 떨치려 하지만 실상은 더 외로워진다. 특히 이 경우 외로운 식사는 알코올을 불러 온다. 외로우니 달래고자 술을 습관적으로 마실 수밖에 없다. 노인은 외롭고 슬프고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에 배신감을 느껴 술과 친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발전하다보니 고독사도 늘어난다.

 

아동들의 혼식도 심각하다. 생존경쟁에서 맞벌이 부부가 일찍 퇴근하지 못하면 아동 혼자 밥을 먹는 것도 한층 심각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맞벌이 탓에 홀로 차려진 식사를 하거나 인스턴트로 때우는 경우는 이미 비일비재하다. 심하면 아동학대로 연결된다. 부모의 이혼, 사별, 해고 등에 직면해 정상적인 육아를 거부당한 채 홀로 밥을 먹는 경우 영양실조, 심리불안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서다.

 

그러니 혼식문화는 새로운 사업 모델로 연결된다. 외식분야가 일단 반긴다. 일찌감치 1인 고객을 위한 자리배치, 메뉴개발에 나섰다. 홀로 찾기 힘든 메뉴, 음식점까지 1인분 손님유치에 적극적이다. 1인분 숯불구이부터 1인분 찌개식당은 물론, 1인용 술집, 1인 노래방도 차츰 생겨나고 있다. 무연사회의 희생양인 중·고령자가 대상이다. 슬프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틈새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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