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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대량은퇴의 충격

서지홍 본지 고문 | 기사입력 2018/10/23 [13:24]
칼럼
베이비부머, 대량은퇴의 충격
기사입력: 2018/10/23 [13:24]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서지홍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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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홍 고문    

경제가 요즘처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적이 있는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이비부머의 일선후퇴는 기정사실화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착각하지 않는다. 냉엄해진 현실 앞에 헛된 기대도 없다. 살아온 백전노장의 기개와 경험은 일순간에 무용지물이다. 뒷방퇴물로 쓸모없는 잉여인간이 되지 않도록 애쓰건만 그건 희망사항일 뿐이다.

 

할 일이 없고, 갈 데가 없으며, 놀 친구도 없고, 벌어둔 돈조차 없는, 요컨대 ‘4()의 하류인생일 따름이다. 이제부터 살아갈 연구를 해야 한다. 지금 한국사회는 베이비부머가 촉발한 인구쇼크가 구체적이다. 인구는 경제 및 사회구조의 최우선적인 최대변수다. 인구규모와 인구구성에 따라 경제모델과 사회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특정 연령대의 거대집단을 구성하는 베이비부머는 연구대상이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많은 게 변하고 바뀔 수밖에 없다. 동일연령의 거대 인구답게 지금까지 밟아왔고, 또 앞으로 밟아갈 인생경로는 그 이전과 이후세대와 뚜렷이 구분된다. 적응대응도 확연히 달라진다.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1955~1963년 출생자를 일컫는다.

 

700만의 베이비부머는 다른 세대의 연간 출생률보다 확실히 많다. 이들이 움직이면 사회는 덩달아 움직일 수밖에 없다. 베이비부머가 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하면서 한국의 고도성장은 비로소 가능했다. 700만을 흡수할 사회기반도 속속 꾸려졌다. 규모가 많으니 소비시장도 커졌다. 교육, 취업, 결혼, 출산은 물론 승진, 소득, 소비, 성장의 자연스러운 선순환이 가능했다. 모두가 웃고 즐길 수 있는 좋은 흐름이었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다.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한강의 기적이 종식을 고하자, 베이비부머는 이제 한국사회의 부담스런 존재로 전락했다. 거대한 인구집단이 순식간에 골치 아픈 존재로 인식되며 다양한 사회문제로 연결됐다. 특히 중년을 넘기며 경제활동인구에서 퇴역하는 상황이 되면서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선순환이 악순환으로 변질되자 예전에 없던 새로운 갈등상황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은퇴공포와 고령빈곤의 구체적인 자화상이 펼쳐진 것이다. 저성장으로 돈 벌기가 가뜩이나 어려워졌는데 회사에서는 인원정리의 우선순위로 지목되면서 이들의 경제적 능력은 심각하게 훼손됐다. 아파트 한 채는 가까스로 지켰을지 모르지만, 그 아파트도 실질소유자는 은행에 비유되고, 고개 숙인 자녀들은 여전히 전성기 부모 역할을 기대하며 베이비부머의 어깻죽지를 억누른다.

 

와중에 은퇴순간은 저벅저벅 다가온다. 피할 방법도 논리도 없다. 최대한 버텨보지만 선택지는 본인에게 없다. 경제권은 삭막한 경제논리로 무장한 기업에 있을 뿐이다. 생산주체로의 기대 역할과 부담거리는 여전한데 은퇴압박 속에 살아갈 시간마저 현격히 길어짐으로써 이들 베이비부머가 갖는 공포감과 불확실성은 급증한다. 지금은 좀 낫지만 줄줄이 은퇴가 시작되면 그 전염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는 58년 개띠를 베이비부머의 정점으로 본다. 그들은 이제 환갑이다. 만으로 60을 넘기고 있다. 그들은 ‘2012년 문제의 후폭풍으로 점점 일자리를 잃어갔다. 고용감축에 의한 비용절감 유혹에 기업으로부터 필수 숙련자가 아니면 굳이 계속 고용을 선택할 이이유가 없다. 문제는 ‘2015년 문제를 넘어서야 할 기력을 잃고 말았다.

 

물론 대량퇴직 후 얼마간은 버틸 수 있다. 그렇다고 기업불안, 정부재정, 가계파탄의 삼각파도를 피할 수는 없다. 이미 뒷방신세가 됐거나 앞으로 줄줄이 뒷방신세로 전락할 베이비부머는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비유컨대 안전장치가 없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와중에 정부는 지속가능한 국가유지를 위해서는 증세결단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살림살이가 더 나빠질 걸로 보는 이유는 한국적 상황에서 증세만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대량은퇴는 대량실업으로 이어진다. 근로능력과 근로의사를 갖고 있음에도 일자리는 없다는 건, 사실상 실업과도 같다. 일이 끊어지고 놀면 지갑사정이 악화된다. 퇴직은 가계의 빈곤우려다. 가뜩이나 불안한 노후생활이 한층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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