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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림유치원 비리 해결방법은 있는가?
서지홍 본지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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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29 [14:2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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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홍 본지 고문    

60~70년대만 해도 유치원은 어린이들의 꿈이고 소망이었다. 예쁜 유니폼을 입은 노한 병아리 들이었다. 전국의 어린이 20~30%만 유치원에 갈 수 있는 환경이었다. 유치원 못 가는 어린이는 그냥 7~8세만 되면 의무교육인 국민학교(초등학교)에 들어가 한글을 깨우치고 구구단을 외는 정도였다. 당시 엄마의 손을 잡고 유치원 문을 난생처음으로 들어서는 아이들은 선택받은 중산층 이상의 부유한 집 아이들이다.

 

그것도 도시의 중산층 이상의 아이들은 그 유치원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혜택을 받은 것이었고, 유치원 문 안의 세계는 아이에게는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나는 선생님들은 적어도 아이들의 눈에는 모두가 천사였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서 이제는 유치원 가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이 되었어도, 여전히 그곳은 아이들에게는 신세계이고, 선생님이 천사인 것은 바뀌지 않았다.

 

유치원은 어린이들에게 신세계, 유치원 선생님은 천사처럼 보였던 그때가 이제 유치원 앞에 '비리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도 옛말이 되었다. 특히 사립이라는 명칭이 붙으면 문제가 달라진다. 시중 돌아다니는 말로 정부 돈 못 먹으면 병신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사는 세상이 되었다.

 

원장선생님은 유치원 돈을 가져다가 콘도미니엄 회원권을 구입했다. 명품가방, 고급차량, 심지어 성인용품까지 유치원 예산으로 구입했다가 감사에서 들통이 난 경우도 있었다. 국가에서 지원받은 것에 더해서 학부모들이 지불한 수업료는 원장선생님의 아파트관리비, 홈쇼핑 비용, 기름 값, 입원치료비, 백화점과 노래방, 미용실비, 동창회비 등등 열거하기도 쉽지 않은 용도로 사용됐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소수의 비리를 침소봉대하지 말라고 항변했지만 유치원이라는 홍역을 한 번쯤 치른 부모들은 저마다 겪었던 기상천외한 경험담들을 쏟아내고 있으니 과연 유치원은 인생시작인 어린이들에게 꿈의 궁전인가, 악습의 시작인가. 로비를 받아 입을 다물었던 정치권은 그리 할 말이 없을 듯하고, 정부는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는데 그 내용은 회계시스템을 개선하고 국공립 유치원을 늘린다는 것 정도다.

 

상식적으로 보면 별 특별할 것도 없는 당연한 조치에 한유총은 '너무나 충격적 조치에 경악' 한다는 볼멘소리만 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봐도 엄살로 보이는 반응을 내놓는 2018년의 대한민국의 어린이교육 현장이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폭로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은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 전국 1800여개의 사립 유치원이 지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감사를 받은 사립 유치원의 91%에 해당한다. 아직 감사를 받지 않은 유치원을 포함하면 문제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립유치원의 70%가 소속되어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는 사소한 실수까지 전부 포함시켜 일부 유치원의 문제를 전체 사립유치원의 문제처럼 매도한다고 박용진 의원을 비판했다.

 

한유총이 사과는커녕 발뺌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주목할 점은 학부모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공립 유치원의 경우 전용 시설 없이 초등학교 내 소규모 병설유치원의 수만 키워왔고, 사립 유치원은 설립의 근거만 있을 뿐 운영에 관한 규정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그 틈에 아동의 교육과 보육영역에 시장이 형성됐고 학원도 학교도 아닌 애매한 시설이 뿌리를 내렸다.

 

이후 지금까지 아동 정책은 민간시설을 빼놓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운 지형 속에서 펼쳐졌다. 사립유치원은 시장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 원장의 교육철학, 교수방법만이 아니라 수익성 논리까지 뒤섞이다 보니 유치원마다 제공하는 교육내용과 환경의 편차가 크다. 어디 그곳뿐이랴, 우리나라 정부 지원을 받는 사립대학의 비리는 어영구영 넘어갔지만, 이제 사립양로원마저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백년대계는커녕 정권이 바뀌고 교육부 수장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는 나라에서 정부 돈 못 먹으면 병신이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학부모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감시하고 싶어도 실제 내부를 들여다 볼 방법도 없을뿐더러 조금만 시도해도 "아이 그만 보내라"는 원장의 한마디면 곤란한 처지가 된다. 유치원을 '내 사유재산으로 하는 사업' 쯤으로 여기게 둘 것인가?

 

교육과 보육의 공공성을 담보할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샛별 같은 어린이들이 유치원은 꿈의 동산이고, 원장이나 선생님은 천사로 보이는 어린이의 꿈을 깨뜨리지 말아야 하고, 아이들을 안심하고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유치원이 언제쯤 제 자리를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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