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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사청문회 범법자가 주도했다"

이우근 | 입력 : 2019/07/10 [18:00]

▲ 이우근 본지 논설위원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여야 의원이 충돌하며 벌어진 폭력사태는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국회 폭력을 막기 위해 만든 그 법마저 폭력사태로 만신창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그들이 만든 패스트트랙을 온몸으로 막으며 보좌진들까지 동원해 국회를 폭력의 장으로 만드는데 앞장섰다. 일부 의원들은 한 야당 의원의 국회 사무실까지 봉쇄해 사실상 감금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이른바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패스트트랙 제도는 그 자체가 결코 만능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름 그대로 일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차선책에 다름 아니다. 발동 요건을 까다롭게 만든 것도 가능하면 패스트트랙 보다 여야 합의로 법률안을 심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도저히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폭력으로 밀어붙이거나 폭력으로 회의장을 점거하는 일만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여론을 수용해 패스트트랙 제도를 보완장치로 마련한 것이다. 처벌규정까지 만들어 비교적 엄격하게 규정한 것도 이런 배경이었다.

 

이렇게 마련된 패스트트랙 제도까지 폭력으로 좌초된다면 이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와 국민에 대한 배신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가 시정잡배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래서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국회의원들의 경우 일벌백계로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다행히 지난달 말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 되었다. 향후 이어질 검찰 수사 및 재판에서도 의회 민주주의를 사수한다는 각오로 냉철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경찰 수사에 대해 표적 소환에 응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2년 전 7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검찰총장후보 인사청문회가 열렸을 때 일이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자동차세와 주정차 위반 과태료 등을 체납해 자동차 압류를 7차례 당했고, 부인이 상가 수익에 대한 부가가치세, 재산세 등을 여러 차례 체납한 것으로 확인돼 야당이 공세에 나섰다. 법 집행에 엄격해야할 문 후보자가 법을 올바르게 집행할 수 있겠느냐는 내용이었지만 큰 이슈가 되지 못했던바, 문재인 정부의 개혁 중 핵심 과제였던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등 문제가 문 후보자의 개인적 문제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 후 2년이 지나 차기 검찰총장 후임으로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주목받아 후보자가 됐고, 국회에서는 8일 윤석열 청문회를 했다. 검찰 개혁과 공수처 문제가 본격 논의될 단계라 윤 후보자에 대한 검찰 개혁에 적합하고 법집행을 정의롭게 할 것인지가 인사 검증의 핫이슈였다. 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할 당시 여당 일부에서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 논리를 강조해온 정의감 높은 윤 후보자가 차기 검찰 수장이 되면 중립적 입장에서 정부-여당에게도 칼을 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특히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을 이뤄야하는 민주당에서는 정책 검증을 통해 윤 후보자의 전문성과 실무경험이 밑바탕 된 능력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당에서는 윤석열 때리기에 중점을 두고 최근 한국당이 고발한 후보자의 장모에 대해 사기사건, 후보자 아내의 재산 축적 등 윤 후보자의 가족과 측근에 대해 공세가 드셀 전망이다. 정책과 능력 검증으로 나가다가는 자칫하면 윤석열 후보자가 2013년 국정감사 때 증언했던 상부 압력과 관련해 당시 법무장관이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윗선 지시가 터져 나올까 전전긍긍 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의 하이라이트는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무더기로 고소고발 당해 조사대상자가 된 청문위원과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기소를 책임질 후보자간 치열한 한판의 기 싸움이다. 특히 한국당 청문위원 7명은 모두 피고발인 신분이고, 민주당 5명과 바른미래당 1명도 수사 대상이니 법사위원 전체 18명 중 13명이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이 쯤 되면 피고발인이 조사 총책임자를 청문하는 꼴이니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난장판 청문회가 되었다. 윤석열 청문회가 빗나가 국정원 대선 개입사건과 연계돼 이른바 황교안 청문회가 되었다.

 

폭력을 행사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소환이 표적 수사라면 아예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궤변을 넘어 억지에 가깝다. 게다가 이번에는 한 술 더 떠서 경찰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한국당 의원들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될 동료 의원들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과 수사 담당자, 수사 대상 명단까지 제출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국회의원의 갑질이며 외압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한국당도 얼마 후에 공천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그 때까지 계속 오만한 태도로 국민과 싸울 것인지 스스로 답해야 한다. 국민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직시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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