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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구(黑鷗)문학관에 대한 흑심(黑心) 없길”

오주호 기자 | 입력 : 2019/07/16 [15:15]

▲     오주호 부장

한흑구(韓黑鷗)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세광(韓世光) 선생은 일상생활에서 겪은 체험이나 자연의 아름다움들을 담담한 문체로 그려내 문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포항 호미곶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보리’의 경우, 국내 수필문학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한흑구 선생이 최근 지역 뉴스와 호사가(好事家)들 사이에서 회자 되고 있다. 대표작‘보리’의 배경이 되었던 호미곶 인근에 소재한 ‘흑구문학관’의 포항도심으로 이전 논란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포항시의회 김민정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이 제261회 포항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으로 불이 붙었다. 김 의원은 한흑구의 문학정신은 위기에 처한 포항이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포항의 정신, 포항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리에 있는 흑구문학관의 도심 이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흑구가 제2의 고향 포항에 정착한 것은 포항으로서는 큰 축복이다. 포항의 문화예술이 한흑구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럼에도 흑구문학관은 낡은 시설, 좁은 공간, 빈약한 전시물을 보고 과연 이곳을 ‘문학관’이라고 할 수 있을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019년 흑구문학관의 문학 프로그램 운영 예산은 단 돈 십 원도 없고, 홈페이지·페이스북 같은, 기본적인 홍보시스템도 전무한 실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흑구문학관은 어떠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이 불가능한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도심이전 등 활성화 대책을 포항시에 촉구 했다.

 

이에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회장 최부식. 아래 포항문협)이 나섰다. 포항문협 임원진과 아동문학가 김일광, 포항시의회 김민정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은 최근 모임을 갖고 도시 외곽에 방치돼 있는 흑구문학관과 흑구문학비의 도심 이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포항문협은 포항문화의 산파역이자 포항문협의 창립을 주도한 한흑구 선생을 기리는 문학관이 무관심 속에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호미곶에 있는 문학관과 송라면 문학비의 도심 이전 등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많은 사람들은 우선 포항문화, 문항문학계에서 차지하는 한흑구 선생의 위상과 공적을 치켜세우고 있는 이들 단체들과 회원들은 그동안 한흑구 선생의 작품을 발굴하고 해석하면서 한흑구를 진정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적인 거장(巨匠)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보인 적이 있는지 묻고 있다.

 

지난 1983년에 보경사 경내에 흑구문학비가 설치될 때, 누구하나 ‘흑구’가 뭐하는 사람인지를 이해하고 같이 동참한 사람들이 몇이나 되었는지, 아니면 그 위치가 잘못됐다고 더 적절한 위치라도 제안했던 사람은 몇이나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그처럼 무관심 속에 자리 잡은 ‘흑구문학비’라도 하나 있었던 덕분에 교과서에 실렸던 ‘보리’가 한흑구의 작품이고, 한흑구가 포항에 살았던 유명작가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또 지난 2012년 호미곶에 흑구문학관이 문을 열 때만 해도 누구하나 관심을 갖고 장소의 적합성과 장기적인 운영계획 등을 논의한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도 궁금하다. 그런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흑구문학관 과 ‘흑구문학비’를 도심으로 옮기겠다고 나섰으니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일일 것이다.

 

이참에 '흑구문학관'이 호미곶에 들어서면서 대표작 ‘보리’의 배경이 된 호미곶 일대의 청보리밭이 스토리를 갖는 관광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현재 김민정 의원과 포항문협이 추진하고 있는 흑구문학관 이전문제는 한흑구 선생 추모사업과 관련해 오랫동안 일부에서 제기한 즉흥적인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나아가 김 의원이 이들 단체의 꼭두각시 노릇을 자처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혹시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보조금사업, 후원·협찬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부디 그런 목적의 이전 논란이라면 일찌감치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같은 의구심은 실제로 ‘흑구문학관’이 들어서고 ‘흑구문학상’이 제정되는 등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운영주체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아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그래서 누구하나 이 문제를 공론화 하지 않고, 시민들의 의견조차 들어보려 하지 않은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떨쳐 버릴 수 없다.

 

'흑구문학관'이 생기고도 7~8년 동안 아무런 말 한마디, 제대로 된 고민 한 번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도심으로의 이전(移轉)을 들고 나오는 이유를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 한흑구 선생을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말하는 포항문협을 중심으로 하는 포항의 문화예술인들이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문학관 활성화를 위해 고민을 했다면 그들이 말하는 ‘흑구문학관’이 이처럼 형편없이 버려지다시피 했을까.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함에도 뚱딴지같은 이전 논리를 들고 나왔으니 시선이 고울 리 있겠는가.

 

김민정 의원의 주장처럼 프로그램이 전무하고, 운영 예산이 0원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동안 그들은 '흑구문학관'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랬던 사람들이 문학관으로서 위상에 걸맞지 않다며 옮겨야 한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주장을 내 놓기 전 ‘흑구문학관’을 처음 지은 이에 대한 예의부터 갖춰야 한다. 그에게 충분히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게 순리라는 말이다. 더구나 김 의원은 ‘흑구문학관’을 지역구로 두고있는 시의원들에게도 이같은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지역 의원과 주민들에게 한마다 상의도 없이 이같은 일을 추진하는 것은 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같은 시의원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지역 의원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혈세를 들여 상징성이 떨어지는 도심으로 옮기면 뭐가 얼마나 더 나아질 건지도 알 길이 없다. 그동안 아무런 관심도 움직임도 없었던 포항문협과 문화예술인들이 국내 최고의 문학관으로 꾸미는데 힘을 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흑구문학 운영주체에 대한 시비가 계속돼 왔기에 하는 말이다.

 

또한 그들은 흑구문학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 관리자를 채용해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 시민들의 문화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치에서는 전문 관리자를 채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인가. 시민들의 문화적 요구에 부응하기도 힘들다는 말인가. 처음 '흑구문학관'이 왜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는지 모릴 리 없는 사람들의 주장치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접근성 이란 말은 이런 곳에 갔다 붙이는 말이 아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지금의 관심이라면 호미곶이 아니라 운제산 꼭대기에 있어도 문제될게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참에 흑구문학관과 대표작 ‘보리’의 무대에 대한 상징성과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지역의 최고 관광명소인 호미곶과 연계를 통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백번 옳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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