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남부지법의 석방 명령에 따라 4일 오후 6시 47분경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벗어나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2025.10.04. 뉴시스

【브레이크뉴스】박영재 기자=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체포 50시간 만에 법원의 결정으로 석방됐다. 법원은 “현 단계에서 체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체포적부심을 인용했다.

사실상 수사기관의 신병 확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번 결정은 체포와 구속이 얼마나 신중하게 다뤄져야 하는지를 사법부가 스스로 일깨운 사건으로 평가된다.

법원은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몇 가지 구체적인 사정을 근거로 들었다. 첫째, 이미 상당한 조사가 진행돼 추가 체포의 실익이 적었다는 점이다. 둘째, 피의자가 출석 의사를 명확히 밝혀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셋째, 증거 인멸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즉, 체포의 요건인 ‘도주·증거인멸 위험’이 현 단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형사소송법상 체포는 예외적 절차이며, 자유의 박탈은 필요 최소한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법원은 체포의 적법성을 전면 부정하지는 않았다. 체포 당시의 절차는 형식상 위법이 아니었지만, ‘필요성의 지속 여부’를 별도로 판단했다.

이 같은 판단은 단순한 절차 해석을 넘어 사법의 독립성과 균형 감각을 보여준다. 정치적 사건일수록 법원은 여론이나 권력의 시선이 아닌, 법리와 원칙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체포의 필요성을 따지는 ‘시간의 감각’ 즉, 법적 정당성의 유효 기간을 엄격히 본 셈이다. 수사기관이 “급박하다”며 법적 절차를 서두를 때, 법원이 그 속도를 제어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결정은 동시에 수사기관에도 뼈아픈 반성을 요구한다. 체포를 세 차례나 시도하고, 결국 이틀 만에 석방된 과정은 절차적 신중함이 부족했음을 드러낸다. 법원이 체포의 필요성을 부정한 순간, 수사기관의 논리는 무너진다. 법원은 합법이라 했지만, 불필요하다고 했다. 이 한 문장에 법치의 엄중함이 담겨 있다.

정치권은 여전히 법원의 결정을 두고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 여당은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야당은 “사법부가 정치 보복을 막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어느 쪽 편도 아니다. 그것은 ‘법의 편’이다. 사법부가 정치의 도구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민주주의의 마지막 안전장치다.

이진숙 전 위원장의 석방은 한 사람의 구속 여부를 넘어, 법원이 체포 남용의 경계선을 그은 사건이다. 법은 필요할 때 강해야 하지만, 불필요할 때는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그 선을 지킨 것은 이번에도 정치가 아니라 법이었다.

<구글 번역으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 입니다. 번역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