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시민들이 숨을 고르고,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한 최소한의 생활 기반이다. 개발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녹지는 줄어들고, 그 공백을 메우는 책임은 본래 공공의 몫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도입된 제도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이다. 사유화의 압력 속에서도 공공성을 일정 부분 지켜내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것이다.
그러나 포항 상생공원을 둘러싼 논란은 이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포항참여연대는 이번 논란의 핵심을 단순한 개발 찬반이 아닌, “누가 이 사업으로 이익을 얻고, 그 비용은 누가 부담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시민단체는 상생공원 사업 이후 포항의 기존 주거 부동산 가치가 하락했고, 미분양이 누적된 상황에서 고분양가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며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이는 시장 상황의 변화라기보다, 정책 결정이 특정 계층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아울러 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인적·재정적 연관성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퇴직 공직자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 정치권 인사의 가족이 사업에 관여했다는 주장, 관련 법인의 수익 구조에 대한 의문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사안들은 사실관계 확인이 전제돼야 하지만, 공공사업인 만큼 투명한 설명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사업비 증액 문제도 논쟁의 중심에 있다. 지금까지 포항시는 줄곧 절차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공공사업에서 절차의 적법성만으로 모든 논란이 해소되기는 어렵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사업비 증가의 구조와 그 부담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귀속됐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시행사 측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시행사는 사업비 증액이 시행사의 이익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포항시에 기부채납해야 할 공원 조성 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오히려 시행사의 부담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시행사의 실제 수익은 증액분만큼 감소했으며, 일부 주장은 사업 구조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행사는 이 같은 논란이 회사와 관련 기관, 관계자들의 사회적 신용과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민간공원 특례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결국 쟁점은 위법 여부를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법적 판단 이전에, 공공의 이름으로 추진된 사업이 시민 다수의 삶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그 과정이 충분히 설명되고 납득 가능한 방식이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문제없다’는 해명과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객관적 검증 없이는 불신만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논란은 비단 포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 전반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공공성과 개발의 균형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시민의 재산권과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점검이 요구된다.
관계 당국은 사업 결정 과정과 자금 흐름 전반을 투명하게 점검하고, 지자체는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자료 공개와 설명에 나서야 한다. 상생공원이 과연 시민을 위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주장이나 해명이 아니라 검증과 결과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공공의 가치는 선언이 아니라 성과로 평가된다. 상생공원이 그 이름에 걸맞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답은, 결국 시민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