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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

서지홍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6/17 [08:55]

세상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

서지홍 칼럼니스트 | 입력 : 2014/06/17 [08:55]


아무리 잊으려 해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세월은 말없이 흘러 두 달이 지나가도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무엇이 이렇게 가슴이 답답해 먹는 것조차 소화가 안 된다는 부모들의 한숨은 이어지고 있다. 먼 바다를 바라보며 살아서 돌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가.
 
그러나 지금은 바다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쳐다보기도 싫다는 이 날이 얼마나 계속되어야 하는가. 모든 것이 국가의 잘못이고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하던 말들이 점점 희미하게 잊혀 가는 것도 참을 수가 없다.

동기부여(motivation)에 대한 강연에서 세계 제일로 알려진 조셉 머피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재난 속에는 행복의 싹이 숨어있다.’ 일시적인 괴로움에 신경 쓰지 말고 ‘이로써 잘 될 거야, 이미 행복의 싹이 트기 시작 했어’라는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지만, 그런 명언이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로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너나 잘하세요.’라는 핀잔을 들을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다보면 가끔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면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이 생긴다. 기억하기도 싫고, 잊어버리고 싶고, 꿈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그런 일들이 말이다. 모든 게 잘못되는 것은 어쩌면 긴 시간이고 때로는 순식간에 잘못되기도 한다.
 
이때 나쁜 상황을 벗어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인정하거나, 피하거나, 혹은 거부하거나. 어떤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상황이 나쁘다는데 변함이 없고, 마음이 아프다는데 변함이 없다. 이제 희생된 모든 영혼을 위로하고 그 유가족들을 보듬어 안는 일만 남았다.
 
우리의 조상들은 그걸 알았기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과 ‘액땜’이라는 말들을 만드셨나보다. 후손들이 실수할 것을 배려한 정말 걸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런 멋진 표현에도 불구하고.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요즘 세월호 참사의 세태(世態)를 보면 그렇다.
 
박 대통령은 국가개조에 준하는 개각을 한다고 큰 소리를 쳐놓고, 결국 이리저리 ‘돌려막기’식 회전문 개각으로 친정체제를 굳히고 있다. 화장실 갈 때 다르고, 갔다 와서 다르다는 말이 생각이 난다.

또 온 국민인 관심사인 세월호 소유주인 전 세모그룹 회장인 유병언을 놓고 벌써 사고 이후 두 달이 넘도록 검찰과 유병언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마침내 전시(戰時) 때나 시행했던 전국 반상회까지 해야 하는 지경에 까지 왔다. 그러나 유병언은 오리무중으로 어디로 숨었는지 전전긍긍 하고 있다.
 
하나도 속 시원한 소식은 없다. 정치권은 7·30 재·보궐 선거에 매달리고, 새누리당은 당권경쟁에 몰두하고, 여야 국회는 개각을 위한 청문회가 한 판 승부로 시소게임에 돌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다.’는 속담처럼, 국무총리 임명에 안대희 총리 후보가 스스로 물러나더니, 이번에는 일제강점과 남북분단이 하나님이 준 시련이라고 강변하는 문창극(전 중앙일보 주필) 국무총리 후보를 만났다. 하나님이 이 나라를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고, 남북을 분단시킨 시련을 만들었다고 강변했다.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 지는 DNA’를 가진 민족에게 ‘시련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했다. 언뜻 하나님과 동격이라고 자신을 신격화하는 유병언의 말과 조금은 비슷한 말을 하는 것 같은 사고를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이런 사람을 총리로 임명하겠단다.

하기야 임명권자의 권한에 속하는 일이지만, 참으로 답답한 소식만 뉴스로 등장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유병언이 체포되었다거나, 또는 총리 임명자가 스스로 물러갔다던가, 한국 월드컵 축구팀이 러시아를 이겼다던가 하는 뉴스가 기다려지는 날이다.
 
괴롭고 힘들 때,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복이 오기 위해서 화부터 미리 온다는 것일까, 정확한 원뜻에 접근하면 사실 이런 표현에는 전화위복이라는 단어보다는 새옹지마가 조금 더 어울린다.

전화위복은 화(災殃)가 왔을 때 ‘노력’해서 복으로 바꾼다는 의미가 강한 반면, 새옹지마(塞翁之馬)는 인간의 삶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기다리라는 옛 사람들의 지혜가 묻어 있다. 아직도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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