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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복지는 없다

저부담 저복지, 고부담 고복지 사회적 합의 나서야

정창오 기자 | 입력 : 2014/10/30 [14:36]

복지어젠다는 야당이나 진보진영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대거 획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다. 특히 공짜복지는 어디서든 환영받는다. 장애인에게 장애수당을 대폭 올려주고 장애인시설이 아닌 일반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집(탈시설)을 마련해주자는 주장은 솔깃하다.

모든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눈치 보지 않도록 급식을 무료로 지급하고 아이만 낳으면 소득과 상관없이 보육비와 돌봄 비용을 주겠다는 것도 박수를 받는다. 뿐이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학교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 시험 없이 공무원 만들어 똑같은 월급, 똑같은 복지, 똑같은 연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면 당사자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모든 저소득층에게는 도시근로자 최저생계비에 버금가는 정부보조금을 지급하고 길거리에 나앉은 노숙자에게도 주거시설을 제공하며, 재활교육에 정착지원금까지 주어야 한다는 얘기도, 교도소 재소자들의 수형 일당을 올려 만기출소 시 사회복귀에 수월한 환경을 제공하고 그들이 입고, 마시고, 자는 환경 역시 ‘인간 기본권’에 걸맞게 개선하라는 주장도 있다.

노인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에 지원금을 확대하고 그들의 인권을 감안해 실외 천막에서 밥을 먹어서는 곤란하니 실내급식소를 지어야 한다고 한다. 노점상, 철거민, 해직자, 영세사업자, 부도난 회사직원 등 실의와 좌절에 빠진 모든 이들에게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높아지고 있다.

또한 오늘의 한국사회를 만든 노인들에게 국가가 적절한 치료와 행복한 노후를 위해 소득여부나, 자녀의 존재여부를 떠나 무상의료와 노인연금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곧 노년이 멀지 않은 필자에게도 달콤하기 짝이 없다. 다문화, 소년소녀가장, 희귀병 가정,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불우 청소년 문제에도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구에도 도리질하기 어렵다.

모두 맞는 말이다. 어차피 정부의 존재이유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일, 즉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소외되는 사람 없이 누구나가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의 울타리에서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것이 선이고, 행복한 사회의 이상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이다. 공짜 복지는 없다. 누군가 혜택을 보면 그 혜택을 주기 위한 재화를 마련하는 누군가의 부담이 따라야 한다. 재벌이나 부자에게 돈을 많이 내도록 해 어려운 이들을 돕자는 발상은 단순하거나 순진한 생각이다. 사회는 그런 식의 단편적 사고로 굴러가지 못한다.

소득에 따라 차등은 있겠지만 복지의 부담은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이 져야 한다. 따라서 복지수준을 결정은 국민의 부담수준과 함께 가야 한다. 과잉 복지로 인해 고실업과 재정 적자에 빠진 남유럽과 디플레이션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있는 일본식 장기 불황을 우리라고 피해 갈 수 있을까.

복지선진국인 스웨덴, 덴마크가 복지를 축소하고 독일과 네덜란드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국민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이유는 뭘까. 복지는 최선이지만 현실은 차선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수준을 높이려면 누군가는 반드시 부담을 져야 한다. 세금을 덜 내고 낮은 복지수준을 수용하는 ‘저부담-저복지’로 갈 것인지, 세금을 더 내고 복지수준을 높이는 ‘고부담-고복지’로 갈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고통분담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

가뜩이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초저출산이 난치병 수준이다. 복지를 받아야 할 대상은 빠르게 늘어나고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주체는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복지확대를 외치다가는 결국 국가가 멍들고 사회가 흔들리며 급기야 국민은 불행하게 된다는 경고음이 들린다.

복지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화두다. 그러나 여건에 맞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빚을 내서라도 복지는 확대되어야 한다면, 국방비를 털어서라도 복지가 확대되어야 한다면, 재벌을 모두 털어 그 돈으로 복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라면 더 할 말은 없다. 다만 형편을 벗어난 과잉복지에 대한 우려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금어를 한번 곱씹어 보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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