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기초단체의 환경미화원 모집에 지원자들이 몰리고 그 경향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환경미화원을 ‘거리의 마술사’라는 애칭을 붙여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직업관에서는 환경미화원 모집의 과열 경쟁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는 8일 ‘2015년 환경미화원 공개경쟁 채용 체력검사’를 실시할 예정인 대구 달서구청은 몰려든 지원자로 인해 놀라움과 한탄을 동시에 내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환경미화원 공개채용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8명 모집에 200명이 지원해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남성 환경미화원은 7명 모집에 172명이 지원해 24.6대 1, 여성 환경미화원은 1명 모집에 28명이 지원해 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력별로는 대학 재학 이상(대졸 ․ 대퇴 포함)이 43명(21%), 전문대 재학(졸업 포함) 이상 77명(39%)으로 전체 지원자의 60%에 달했고 고졸(고퇴 포함) 75명(37%), 중졸이하 5명(3%)으로 집계됐다. 지원자의 연령도 20~30대가 59%에 달했다. 환경미화원 모집에 젊은 층의 고학력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비단 올해 달서구청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북구청 환경미화원 6명 모집에 129명이 몰려 21.5 :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52%인 67명이 전문대졸 이상이었다. 14명을 선발하는 수성구청의 경우 149명이 몰려 경쟁률은 다른 곳에 비해 낮았지만 지원자의 60.4%인 90명이 전문대졸 이상이었으며 특히, 서울 유명사립대와 대구 유명 공립대 출신이 포함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가히 ‘미화원 고시’라고 할 만한 경쟁률이 이어지는 이유는 암울한 취업시장 때문이다. 근무환경 좋고 임금이 높은 이른바 ‘질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것은 물론 경기악화에 따라 전체 취업시장이 얼어붙어 붙잡을 일자리 자체가 귀한 실정이다. 특히 대구지역 경제사정과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하다. 대구는 20년째 1인당 GRDP가 전국 꼴찌를 벗어나지 못할 만큼 경제사정이 좋지 않고 이로 인해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지 못하는 구조다. 당연히 새롭게 취업해야 할 청년들의 실업율은 전국 최고수준이다.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실시한 한국은행 영남권본부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올해 1분기 대구지역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4.3%로 전국 평균보다 5% 이상 웃돈다”고 지적한바 있다. 무기계약직인 지자체의 환경미화원은 정년 60세가 보장되고 호봉제로 운영된다. 초임이 연봉 2500만원선으로 10년 이상 재직하면 연봉이 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코 낮은 임금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전통적 직업관에서는 ‘질 좋은 일자리’ 일수가 없는 환경미화원 모집에 대졸 이상의 젊은 청년들이 대거 몰린다는 것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고통과 절망이 얼마나 큰지를 반영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젊고 유망한 젊은이들이 대거 환경미화원에 뽑혀 일을 하게 된다면 거리는 훨씬 깨끗하고 활기차게 변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면서도 “솔직히 자녀를 두고 있는 입장에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씁쓸해 했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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