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학여행은 글로벌 시대에 학생들에게 해외 견문을 넓힌다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같은 학교 내에서도 학생들의 여행지를 국내외로 구분, 학생들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구미에서는 올해 경북외국어고·현일고 등 5개 고교가 1학년생 혹은 2학년생들을 일본 등지로 수학여행을 보낼 예정이다. 구미여고는 지난해 1학년이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수학여행을 다녀왔으며, 올해도 6월 중순 1학년 449명이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 나라, 고베 등을 둘러보는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학년생을 대상으로 일본 수학여행을 실시한 경구고는 올해도 9월 중순쯤 일본 오사카, 교토, 나라 등을 둘러보는 해외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처음 해외 수학여행을 실시하는 선주고는 5월 중순 1학년 390명을 일본, 싱가포르, 제주도 3곳으로 나눠 수학여행을 보낼 계획을 발표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포항에서도 포항제철고·세화고·유성여고 등이 수년 전부터 해외 수학여행을 하고 있다. 소도시인 문경의 점촌고조차지난 2월 2년째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포항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수학여행지로 제주도와 일본을 4박5일 일정 기준으로 비교하면 제주도는 30만~32만원, 일본은 38만~42만원대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올해는 포항지역 고교의 절반 정도가 해외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창용 구미 현일고 교장은 "학부모에게 수학여행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면 95% 이상이 해외를 선택한다"며 "학생 때부터 국제감각을 길러줄 필요가 있으며, 여권 신청도 직접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학생들이 수학여행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지 못하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은 국내로, 형편이 나은 학생들은 해외로 나눠 가는 것은 교육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특히 우리나라의 여행수지 적자가 2005년 96억달러에서 지난해는 129억2천만달러로 느는 데 중·고교의 해외 수학여행도 한 몫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구미지회 장혜숙 사무국장은 "해외 수학여행은 장점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뚜렷한 목적이나 해외선진문물을 살펴보겠다는 계획없이 앞다퉈 해외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은 또다른 과소비에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