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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2>제연설비 성능 부실 알고도 쉬쉬
제연댐퍼 부근서 무전기 사용하면 오작동, 소방청 지침 떨어져서 무전하라
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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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8 [12:2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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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박영재 기자=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유독가스로부터 주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한 장치가 “제연설비”다. 

 

건축물에 설치되는 제연설비에는 필수적으로 ‘자동차압ㆍ과압조절형 급기댐퍼’가 설치된다. 이 댐퍼는 방호 공간에 바람을 불어 넣어 화재 발생 구역으로부터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화재 시 피난로가 연기로 오염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핵심 설비다. 

 

만약 이 댐퍼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제연설비는 설치하나 마나인 셈인 것이다. 그만큼 제연설비에 있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장치는 2007년 법개정으로 고층건물 특별피난계단의 계단실과 부속실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듯 중요한 제연댐퍼의 성능에 대한 부실 우려는 국내도입 초기부터 꾸준히 있어 왔다.

 

지난 2011년 11월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명수 의원실의 요구에 따라 소방방재청,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경기도 제2소방재난본부, 관할 소방서, 주해돈 보좌관이 참석한 가운데 고층아파트 제연설비 성능실험이 있었다. 조용선 소방기술사가 제연설비의 전체적인 테스트를 맡은 가운데 진행된 공개실험에서 준공된 지 7개월 밖에 안된 29층 고층아파트의 제연설비가 작동조차 되지 않아 성능실험 자체가 무산되고 1년 남짓된 아파트의 제연설비 일부가 불량상태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공동주택 제연설비의 성능부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었다.

 

실험당시 지어진 2개동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에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I아파트(24층)의 제연설비는 4개 층에 설치된 계단출입문의 자동폐쇄장치가 불량상태였고 5개 층에 설치된 제연댐퍼(자동차압, 과압조절형댐퍼)는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실험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한 제연설비 작동시의 방화문 개방력 테스트 결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을 통해 검정을 받은 자동폐쇄장치를 설치한 일부 방화문에서 법적 기준치인 110N을 상회하는 등 어린이의 방화문 개방이 어렵다는 결과물도 나왔다. 이같은 문제는 비단 이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 설치된 모든 설비가 같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행안위 박남춘의원실, 제연댐퍼 성능 오작동 확인

 

더구나 지난해 9월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남춘 의원실(더불어민주당, 인천남동갑)에서 제연설비 현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실제 건축물에 설치된 제연댐퍼 근처에서 무전기를 사용할 경우 차압이 오르락내리락 오작동을 일으키고 댐퍼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는 등 오류를 범해 성능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던 제연댐퍼 개방을 위한 힘이 송풍기의 풍량을 이기지 못해 댐퍼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는 문제도 현장점검에서 여지없이 드러나 댐퍼의 기능과 품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박남춘 의원은 “국민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소방시설이 전자파에 영향을 받아 오작동 한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전자파 영향에 대한 기준 부실 혹은 제품의 불량 여부 등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방용품 검사를 수행하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지난 2015년 댐퍼에 대한 전자파 내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술기준을 강화했다. 이 때문에 기준 도입 이후 유통된 제품에는 전자파 문제가 나타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약 2년 전 전자파 시험규정을 댐퍼 기술기준(성능인증 기준)에 도입하면서 현재 보급되는 제품에선 이상 현상이 발생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박남춘 의원실과 함께 진행한 현장 조사에서는 최근 생산된 제품에서도 동일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17년 4월 생산된 제품이 설치돼 있었지만 이 댐퍼 역시 무전기가 인접했을 때 오류가 발생했다.

 

해당 댐퍼가 성능인증을 획득한 시기는 2016년. 소방산업기술원 주장과 달리 2015년 전자파 내성 기준이 반영된 이후 생산된 제품이다. 과거 제품이나 기준 강화 후 최근 생산 제품 모두 전자파에 대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제품 제조메이커와 관계없이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10월16일 국정감사에서 박남춘 의원(인천 남동갑)이 지적한 제연댐퍼 전자파 오작동 문제와 관련해 소방청과 KFI는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어이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우선 소방청은 일선 소방서에 하달한 지침을 통해 제연구역 내 무전기 사용 주의를 당부하고 관련 경고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기존 건물에 설치된 제연댐퍼에 대한 대책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화재 진압이나 인명구출 및 성능점검 테스트 시 필수적으로 무전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댐퍼주변에서 무전기를 자제하고 멀리 떨어져서 사용하라는 것이다.

 

강원도S소방서 건축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소방청의 이같은 지침이 사실로 드러났다. KFI의 경우 투시창과 센서부 등에 대한 차폐를 강화하고 전자파 내성 강화 부품을 사용토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무차압 상태에서 실시되는 전자파 시험 방법을 차압상태에서 실시토록 변경하고 무전기 출력반응시험은 상시 확인할 수 있도록 기준 개선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작동을 하는 댐퍼가 설치되어 있는데 감리와 T.A.B 보고서는 어떻게 검사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며 소방시설관리사들이 1년이 2회 하는 성능점검은 어떻게 측정하여 제출하는지 의구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결과 예상이 훤히 보이는데 손바닥도 아닌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려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고 법규정에 따른 설치와 검사가 이루어져 국민의 안전이 제대로 지켜지길 바란다.

 

소방청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오작동을 일으키는 댐퍼를 교체하도록 하고, 수수료를 받고 검정을 해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시정조치 되도록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쉬쉬하고 숨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이러한 댐퍼의 오작동은 제연설비 전체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화재시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소방청의 담당자들은 심각한 안전불감증에 빠져있다. 국민이 부여한 강력한 권한을 가진 소방청과 일선소방서 건축담당들이 국민의 안전보다는 업자들과 관련기관들의 입장에서 대변하고 옹호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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