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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들, 국민의 참모가 되라
서지홍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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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05 [13:1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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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홍 본지 고문    

오랜 왕조시대를 거친 우리나라에서 왕의 지시에 거역했다가 죽거나 혹은 귀양을 간 적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통령의 지지에 거역하지 못하는 게 적어도 자리보존에 연연해서 일까. 전 정부의 청와대 수석회의나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지지하고 장관이나 참모들은 수첩에 지시를 기록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어 실망스러웠다.

 

적어도 대통령 지시에 이견을 제시하는 것은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해야 되느냐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참모들은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국민의 편에서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국정의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최초의 계기가 수석보좌관회의인데 다들 입을 닫아 수첩만 꺼내 끄적거리면 매사가 대통령 한 사람의 나라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청와대 참모진 인선을 마치고 처음 소집한 회의에서 “대통령 참모가 아니라 국민의 참모라고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무작정 받아쓰기만 하지 말고, 계급이 낮은 배석자도 소신 있게 발언하고, 정해진 결론이 없으니 자유롭고 활발하게 토론하자는 주문도 했다. 참여정부에서 두 차례의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역임한 경험에서 나온 조언과 바람이었을 것이다.

 

집권 2년차에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크게 실망한 듯하다. 1일 뉴질랜드행 전용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 등 “국내 문제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순방 전에도 수석보좌관 회의를 3주 연속 걸렀다. 국정운영의 출발점이라고 누누이 강조한 회의를 마다한 것은 참모들에 대한 ‘무언의 경고’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촛불 혁명이라 말하는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선출됐는데, 민주당 정부는 대통령 한 사람으로 족하다. 그런데 대통령과 궤를 같이하는 참모들을 뽑아 청와대 책상을 맡겼으니 오만해 질 수 밖에 없다. 청와대 기강은 진작부터 무너지고 있었다. 여기서 일일 나열하지 않겠지만,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오만은 도를 넘고 있다. 이 정권이 천년만년 갈 것도 아닌데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 정부’를 지향한다. 다소간의 논란에도 ‘촛불 혁명’의 요구를 빠르게 집행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들은 5년 단임이라는 시간적 제약과 관료제 저항의 돌파구로 ‘청와대 정부’를 선택해 왔다. 문제는 임기 초반에는 속도감 있는 추진으로 성과를 거두지만 시간이 지나면 청와대 비서 권력이 나라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세력으로 커진다.

 

현 청와대 참모진의 가장 큰 결점은 능력 부족이다. 대표적인 국정실패로 거론되는 경제 분야에서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 능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최저임금 정책을 분석해 집행에 문제는 없는지, 국민 갈등 요인은 없는지 파악했어야 했는데 이를 간과했다. 참여정부에서 ‘부동산 광풍’을 방치한 김수현 사회수석은 이번 정부에서 또다시 경제 컨트롤타워로 자리를 맡겼다.

 

소임을 방기한 채 권력을 이용해 ‘자기 정치’에 바쁜 참모들의 행태도 개탄스럽다. ‘전방 선글라스 시찰’ 논란을 일으킨 임종석 비서실장은 김종천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으로 평지풍파가 일어났을 때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며 만주와 대륙을 떠올렸다’는 감상적인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대학 후배이자 자신의 밑에서 일한 측근의 물의에 사과부터 하는 게 마땅했다. 비서실장 시절 업무 스트레스로 치아를 10개나 뽑아야 했던 문 대통령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의 잇단 기강 해이는 도덕성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정부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역대 정부에서 레임덕이 시작된 시점은 정권말기 측근들의 비리와 도덕성 추락과 때를 같이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권말기가 아니다. 청와대 참모들은 그동안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에 기대 호사를 누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국가정책의 모든 상황을 김정은의 서울 답방과 한반도 평화만 잘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믿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민지지도가 50%에 밑도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답방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지지도도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꿈만 꾸고 있으니 청와대 참모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그냥 미적거리면 또 다시 김기춘, 우병우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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