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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마저 가린 잿빛 하늘, 대책없는 정부

서지홍 | 입력 : 2019/03/10 [14:03]

▲ 서지홍 본지 고문    

새봄을 맞으면서 ‘사람이 사는 것이 무엇을 닮았을까, 공중을 나는 기러기, 눈이나 진흙을 밟는 것과 같은 것을, 진흙위에 우연히 발자국을 남기지만 훌쩍 날면 또 어디로 갈 것인가.’ 유명한 소동파(蘇東坡)의 시다. 인생이란 날아가는 기러기가 눈이나 진흙위에 발자국을 남겨 놓고는 다시 훌쩍 날아 어디론가 가버린다. 조심스런 기러기는 날아오를 때 날개짓이나 발길질을 요란스럽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번 앉았던 자리를 어지럽히지 않으려는 배려에서다. 기러기가 잠시 쉬었다가도 그 자리에 대해 배려하거늘 하물며 사람이 한번 와서 살다간 자리는 어떠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환경, 환경하면서 인간들의 무분별한 삶이 자연을 파괴하고 지구 온난화를 가져오지 않는가. 세계가 폭설로, 해일과 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5일째,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많은 사람이 최대한 외출을 삼가면서 창문을 꼭 닫아걸고 실내에 갇혀 지내고 있다. 사방이 잿빛 일색이고 그 속에 보이는 건물과 풍경도 온통 뿌옇다. 마치 좀비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등에서는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5일 연속 시행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답답한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 공포로 다가온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내 탓이요’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정부는 지자체를 닦달하고 지자체는 정부가 실책을 했음에도 우리를 탓한다고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4일 시도 부단체장들과 가진 긴급점검회의에서 한 주문이다. “대한민국을 수일 째 잿빛으로 덮고 있는 미세먼지의 공습이 재난상황이라며 철저한 대응을 당부”한 것이다.

 

환경부 조명래 장관은 5일 다시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각 시도 단체장들이 고농도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인식하는 정부와 같은 생각인지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장관으로서 각 시도가 왜 정부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는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다. 조 장관이 '재난'이라고 강조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가 수일 째 하늘을 뒤덮으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미세먼지로 뒤덮인 도시에서 장사가 제대로 될 리 없고, 관광객이 찾아올 리도 만무하다. 잿빛공포의 상황, 이것이 해일이나 지진보다 더 큰 재난이 아니면 무엇이 재난이란 말인가. 문제는 정부의 '재난' 대응이다. 정부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이날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12개 시도에 대해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6개 시도는 5일째 발령이다. 또 추경을 투입해서라도 중국과 상의하여 인공 비를 만드는 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지역에서는 총중량 2.5톤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행정·공공기관 차량에 대해서는 2부제를 적용하고 있다. 충남과 경기 등 4개 시도에서 석탄과 중유 발전을 하는 20개 발전기에 대해서는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제약을 시행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국가적인 재난상황이라고 하면서 내린 조치라고 할 만한가. 미세먼지 문제가 어느 날 갑자기 불거진 것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갈 만하다.

 

이 정도로 미세먼지가 사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 문제는 오래 전부터 불거졌고 이런 조치로 쉽게 풀릴 수 없다는 것은 정부도 익히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닷새째 계속되고 있지만 미세먼지는 조금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이런 조치를 내놓고 잘 따르지 않는다고 지자체를 압박하는 것은 핵심을 한참 벗어난 것으로 무사안일과 무능의 극치라는 비판을 들어도 싸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대선공약으로 미세먼지를 30% 감축한다고 해놓고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대체 뭐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민가고 싶다'는 말은 헬 조선처럼 불신의 끝이다. 정부로서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넘어오는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노력만으로는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미세먼지를 줄여달라고 중국에 요청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우리는 사드배치로 중국과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국민의 삶을 피폐케 하는 재난상황이라고 판단한다면 달라져야 한다. 이 문제를 국가적인 최우선순위에 놓고 모든 부처가 총력을 기울여 해결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나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만나 대책을 논의해도 될까 말까 하는데 중국과 대책을 강구할 힘이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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