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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청림의 하늘

윤성윤 포항시 청림동장

오주호 기자 | 입력 : 2019/03/27 [16:03]

▲ 윤성윤 포항시 청림동장     ©

포항시 남구 청림동과 일월동으로 이루어진 행정동 청림은 공단과 공항, 군부대, 항만 등을 끼고 소상공인과 영세농민이 영일만과 냉천의 노해에 살고 있는 곳이다.

 

1960년대 포스코 공장부지 확장을 위해 냉천하구를 동쪽으로 돌리는 도강 공사와 함께 도로를 남쪽으로 돌리게 되었으며, 1974년부터 약 3년 반에 걸쳐 포스코와 제2연관단지, 그리고 청림단지로 용도를 구별하여 포항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였다. 청림단지는 589천㎡로 약 17만 8천평 정도이며 업종은 석유화학, 1차 금속, 비금속광물로 지정되어 있다.

 

포항공항은 여객청사 외 대부분의 활주로는 청림지역이며, 민항과 군항의 수시 이착륙 소음은 청림 주민의 몫이기도 하다. 해군 6전단의 헬리콥터 작전반경은 청림동 경계선과 정확히 일치한다. 최근 해병 항공단 창설에 따른 추가 마리온기 배치에 대한 소음우려에 마을이 시끄럽다. 해군 6전단과 해병 1사단은 청림북문 외출을 금지한지 오래다.

 

또한 군관사로서 약 1,060호의 낡은 청림마을은 새로 지은 오천 관사로 이주하여 빈집이 늘고 있으며, 보수한다지만 국방부 예산이 넉넉지 않다.

 

사람들이 냉천을 제철동과 청림동의 경계로 알고 있지만 포스코 일부공장과 전국에서 몇 안되는 철 스크랩, 무연탄 부두로 지정된 포항신항의 7, 8부두가 청림동 지역이다. 북한산 무연탄 하역지로 언론에 오르기도 하였으며 재래식 하역작업과 운송차량의 분진은 청림 하늘을 흐리게 한다.

 

영일만 남쪽 청림해변은 사장이 제법 늘었다. 물길이 바뀐 모양이다. 대신에 해양쓰레기가 급증한다.

 

다시 국가산단인 청림단지 예기로 돌아가 보자.

 

포항국가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을 보면 2연관단지는 녹지구역이 있으나 청림단지는 없다. 입주관리계획에는 산집법(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악취, 난분해성물질, 대기, 수질 등 환경오염이 예상되는 기업은 주변 입지 여건을 감안하여 입주를 제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청림단지는 담 하나를 두고 주거지역과 이어진다. 화학물질이 든 거대한 탱크와 굴뚝들은 보기에도 섬뜩하고 불안한데 국가산단 조성 때 왜 완충녹지를 고려하지 않았는지 원망스럽다.

 

잦은 환경사고에 기업은 기업대로 주민대책과 시설 현대화에 바쁘지만 가끔 경영이 어려워 철저한 시설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주민들은 궁금하다.

 

2012년, 2017년 일본의 야마구치현과 시즈오카현의 화학공장 사고 이후 드론으로 감시하는 등 공장 스마트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장이 떠난 도시 이야기를 다룬 에이미 골드스타인의 최근작 ‘제인스빌 이야기’에서 시사 하듯이 기업과 주민의 치열한 삶 사이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국토부가 산업단지 활성화 사업인 '워라밸(QWL) 사업',‘생태산업단지(EIP) 구축 사업’등에 반영하여 청림단지와 주거지역 사이에 완충녹지, 즉 수림대를 조성하여 줄 것을 주민들은 원한다.

 

봄은 오는데 청림의 하늘이 심상치 않다.

 

엊그제 23일은 중국 장쑤성 호학공장 폭발사고로 78명이 숨지고 13명은 목숨이 위태롭다. 그 이틀 전에는 이집트 수에즈현 아이스쿠나 화학공장도 사고로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더구나 장쑤성 사고는 규모 2.2의 인공지진을 유발하였다.

 

중국의 텐진, 쓰촨, 허베이 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여수, 울산, 구미, 여주, 김천, 음성, 군산, 부산, 원주, 인천 등지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져 왔다.

 

청림은 상시 경계했던 분진과 악취에다 소음이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주체에 따라 법을 준수하고 정해진 절차를 따르겠지만 총체적으로 환경문제에 맞닥뜨리는 주민의 입장도 안타깝기 그지없다.

 

매년 300여 명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다소 인구감소 추세를 더디게 하는 일은 값싼 집값 덕에 일부 독거노인이 이사 오는 것이다. 청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주거는 달리하고 있고,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가족이 외지로 이사 간다. 학군이 상대동, 송도동인 까닭이다.

 

사빈지(沙濱池)에 해수욕장과 노송이 우거진 마을은 정취라도 있었다. 이제 환경오염 1번지에는 빈집만 늘어난다. 삶의 터전을 국가공단과 군사비행장에 내어 주면서도 고향을 지킨 사람들이 결국 40년을 버티다 떠난다.

 

얼마 전에 폐허가 된 거대한 정미소 옆길에 그림 몇 점을 놓았다. 하늘 넘어 굴뚝이 배경이 된 스산한 뒷골목에 몸부림치듯이 몬드리안, 그래피티, 클리세마 기법의 세 작품에다 조그만 의자를 놓았다. 떠나는 사람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 부질없는 짓임을 안다.

 

최근 LH의 행복주택이 포항시장과 국회의원 등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금년에 일월동에 착공을 한다.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소식이어서 반갑다. 나아가 공장에서 이어지는 소방도로, 환경에 중요한 숲과 공원, 공영주차장, 가로수 식재 등 생명과 관련되는 사업들은 청림에 사업 우선순위를 양보하였으면 한다.

 

다른 데와 마찬가지로 청림의 봄도 포근하고 하늘도 청명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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