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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의 포스코 방문을 보며

박영재 기자 | 입력 : 2019/05/30 [17:40]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경북도로부터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 사전 통지서를 받은 포항제철소를 30일 전격 방문했다. 포항시와 포스코간의 관계가 썩 좋지 못하다는 소문이 무성한 탓인지 많은 이들은 주목했다.

 

방문에 앞서 포항시는 이례적으로 이른 보도 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는 이 시장이 이날 포항제철소를 찾아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 분야만큼은 시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환경 분야 시설개선을 위한 POSCO의 지속적인 투자와 브리더를 통한 고로가스 배출도 기술적 한계상황만 주장해선 안 된다는 말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넘어 그 이상의 것이라도 환경법에 저촉되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할 일은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시승격 70년을 맞이해, 최근 포스코의 침상코크스 투자 보류 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서운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블루밸리산단에 음극재 공장 신규투자 등 신성장부문 투자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했다.

 

자료에서 밝힌  이 시장 앞뒤말의 간극이 너무 커 종잡을 수 없겠지만 굳이 따져보면 위계에 의한 강요쯤으로 해석하면 좋을 듯하다. 포스코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기에 그렇게 비춰진다는 말이다.

 

이 자료에는 당연히 있어야 될 국가기간 산업인 포항제철소가 10일간 조업정지에 처해지면 조업중단 으로 인한 손실 부분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서로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 임에도 애써 외면하려 한게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관할 지지방자치 단체장으로서의 권한만 내세웠지 책임에 대한 어떠한 말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포항시가 오히려 포스코 길들이기에 적당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엄포 뒤에 투자유치를 당부한 것이 그렇다는 것이다. 지자체가 정작 할 일은 포기한 체 포스코에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진정으로 포항경제를 걱정하는 이들이라면 환경 운운하며 포스코를 겁박할게 아니라 먼저 조업 정지에 따른 후폭풍과 정상화에 머리를 맞대야 했다는 지적이다.

 

그런 다음 환경을 논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늘상 지적 받아오던 아마츄어 포항행정이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오늘에서야 알 것 같다.

 

또 느닷없는 이 시장의 방문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민감한 시기에 환경국장과 투자유치 담당 국장을 앞세워 찾은 것 자체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로서는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은 뻔한 이치다. 포스코에 대적할 양 장수를 앞세워 점령군 행세는 하지 않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사실 최근 들어 포항지역에는 포항시와 포항제철소간 불협화음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일면 타당성이 없지는 않으나 이는 전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실수가 분명하다.

 

포스코 자본유치에 실패한 원인을 안에서 찾아야지 되레 포스코 목을 조르려 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앞으로도 해결될 일이 하나도 없음은 당연한 이치다.

 

혹시 일방적으로 ‘나를 따르라’는 식은 아니었는지도 되돌아봐야할 일이다. 혹시, 관할 지방자치 단체로서 ‘갑질’은 하지 않았는지도 따져봐야 할 일이다.

 

지난 2월 18일 포항시 승격 70주년 포항과 포스코 상생·발전 간담회 자리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불참했을 때도 이강덕 시장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제철소장과는 격이 맞지 않다고 생각 했을지 모른다.

 

제철소장이면 어떻고 부소장이면 어떤가. 그들이 관할지자체장의 말을 최고 경영자인 최정우 회장에게 충실히 전달하면 그뿐 아닌가.

 

그렇다고 포스코가 잘한 일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포스코도 사전 양해를 구하고 제대로 된 예우는 갖춰야 한다. 그래야 상생할 수 있다.

 

이후 포항시는 포항에 투자하는 비중이 광양보다 적다며 포스코를 공개적으로 포스코를 비판한 적이 있다. 당시 자료에서 포항시는 최근 10여년 간 신규로 광양 후판공장에 1조800억원을 비롯해 합성천연가스 공장(1조원), SNNC 페로니켈 제조공장(4800억원), 자동차강판 7CGL 공장(3000억원), 순천 마그네슘 가공공장(1230억원), 리튬생산설비 공장(260억원) 등 3조90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양극재공장, 침상코크스공장, 리튬공장, 니켈공장 등 최근 이차전지 관련 사업에 이미 투자했거나 투자 계획인 2조원(고용인원 800여명)을 포함하면 총 5조원에 달한다. 이밖에 세종산업단지에 포스코케미칼이 2650억원을 투자해 2015년까지 10개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증설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포항에는 파이넥스공장(1조600억원), 아연도금강판공장(997억원), 스테인리스공장(3000억원), 4선재공장(4700억원)등 1조9297억원이 전부라며 포항시가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다 포항시는 지난 20일 이강덕 시장과 서재원 의장, 경북도 전우헌 경제부지사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만나 포항투자를 부탁했으나 원론적인 답변을 얻는데 그치면서 불만이 더욱 커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포스코가 지난해 이차전지 소재인 침상코크스공장(7000억원)을 포항 블루밸리산단에 건립키로 협의해 놓고 최근 사업성이 결여된다며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부분도 상당한 반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3년 이후 포스코가 광양에는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하면서 포항에는 투자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입장은 달랐다. 향후 50년간 포항제철소 설비고도화에 1조453억원, 2고로 3차 개수공사에 924억원, 후판공장 설비고도화에 900억원 등 1조277억원을 투자해 광양(총 3925억원)보다 훨씬 많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포스코는 고로 정비작업시 브리더(공정이상 발생시 가스배출장치로 폭발방지 안전시설)를 통한 고로가스 배출과 관련해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평상시 정비작업은 이상공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조업을 해왔지만 경북도로 부터 지난 5월 27일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어 30일 이강덕 포항시장의 방문이 뒤따랐다. 이번 방문이 원만한  관계 회복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상생의 길을 찾을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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