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문재인 대통령의 ‘운명’

서지홍 고문 | 입력 : 2019/06/04 [18:20]

▲ 서지홍 본지 고문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종종 나는 약속에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고집스레 약속에 집착한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예를 들어 그가 공약한 몇 가지 중 하나도 공약을 벗어나지 않는 것도 고집스럽다. 소득주도성장 정책도 그렇고 최저임금 인상도, 원전폐기도 그렇다. 그의 공약 중 가장 두드러지는 건 아무래도 적폐청산과 남북통일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런 성격과 태도는 상당 부분 동지이자 친구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과 연관돼 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노무현 2주기를 맞아 펴낸 자서전 운명의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맺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 책은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었던 그가 이듬해 제18대 대선에 나서는 출사표가 됐고, 19대 대선에서 그 운명과 만난 결과가 되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가 정상으로 작동을 하고 지역주의와 이념갈등, 차별이 없는 나라를 만들려면 그의 꿈이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해야 한다.”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꿈이라고 강조한 그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불과 2년 만에 나라가 초토화되는, 그의 꿈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것은 북한이란 변수가 그를 한 번도 가보지 않는 길이라는 엉뚱한 길을 걷게 했다. 한 번도 가보지 않는 길은 처음엔 박수를 받고 지지를 받았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일부를 제외한 다수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그는 고집스럽게 그가 주창한 공약 또는 정책을 한 가지도 바꾸지 않았고, 바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경제가 끝없이 추락해도 그는 아직은 괜찮다고 말한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의 생각 중에는 처음처럼 남북한이 평화 공존으로 통일의 길을 가겠다는 생각도 변하지 않았다. 북한 김정은이 약속대로 답방을 하지 않았어도, 수시로 미사일을 쏘며 위협을 해도 그는 평화통일로 가는 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반면 수십 년 때를 벗겨내는 적폐청산 작업과 노동·원전·분배 등 전 분야의 진보적 의제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 참여정부 때 우물쭈물하다 저항세력에 되치기당한 경험이 반면교사가 된 듯하다. 낡은 보수정권을 탄핵한 촛불 민심은 그의 개혁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그 결과는 지난 해 지방선거 압승으로 나타났다. 무기력과 자중지란에 빠진 야당의 도움도 한몫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후 1년 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예상 못한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 왔다. 능력과 탕평을 외면한 캠코더 인사와 도덕적 우월주의가 가장 큰 문제였다. 선의로 추진한 경제, 민생정책이 악의로 되돌아오고 협치 보다 명분과 정의로 몰아친 국회는 실종됐다. 평화 통일을 기대했건만 그것 역시 안개 속이다. 대통령 지지도도 반 토막이 나고 국정동력 소진을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노무현은 겉은 강하지만 속은 여리고 섬세하다. 반면 문재인은 겉은 섬세하고 여리지만 속은 훨씬 기개 있고 단단하다. 또 노무현은 고집이 세지만 참모와 토론을 즐긴다. 그러나 문재인은 토론하고 수용하는데 어떤 것은 절대 그렇지 않다. 문재인의 고집이 훨씬 세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창업공신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노무현 10주기 시민문화재에서 한 말이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많은 정치적 미숙과 정책적 오류를 지적하지만, 정치는 윤리나 도덕이 아닌 비즈니스임을 간과한 잘못이 제일 크다. 대통령의 신념과 철학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삶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찍이 서생의 문화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강조한 배경일 것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환상의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를 성찰한다고 했지만, 그가 왜 지지층을 거스르며 대연정이나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는지, 또 시장권력을 수용하며 좌파 신자유주의를 자처했는지 깊게 공부한 것 같지 않다. 2년의 경제 몰락이 여론의 지지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으며 북한에 몰두하는 문재인 식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주어, 3년 뒤 노무현처럼 , 기분 좋다는 소리를 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인기기사 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