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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로 퍼뜩 오이소"

백두대간 전망도시 문경서 열리는 전통찻사발축제

대구민예총 역사문화연구소장 서태영, 사진 정해유 | 기사입력 2009/05/01 [13:20]

"문경새재로 퍼뜩 오이소"

백두대간 전망도시 문경서 열리는 전통찻사발축제

대구민예총 역사문화연구소장 서태영, 사진 정해유 | 입력 : 2009/05/01 [13:20]
 
소띠 해라 그런지 빨간날이 드물다. 올해는 공휴일 복이 없어 잔인한 해라고 사람들은 투덜거린다. 그런 불평도 잠시. 곧 쌓인 스트레스 날려버릴 계절의 여왕이 납신다. 공휴일 보너스가 없어 잔인한 달 4월을 지나면 가정의 달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된다. 가장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가장의 달’인 5월은 가족을 챙기는 달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5월의 대한민국은 축제가 동시다발로 열린다. 가족축제를 준비하는 4월의 가장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어디로 모실까를 놓고 행복한 번민에 빠져 든다.

 꽃 피듯 생동하는 축제의 계절, 축제공화국 백성들은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축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놀이로 통한다. 꽃이 자연의 축제라면 축제는 인간의 꽃이다. 황금연휴에 찾아가는 여행지는 최소한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삼박자가 갖춰진 곳이라야 뜻한바 가정의 화목을 도모할 수 있다. 여행작가도 관광공사도 추천하는 가족여행지 가운데 보고 듣고 알고 먹고 놀고 즐기고 할 재밋거리 가득 찬 1박2일 여행 천국 문경으로 네비게이션을 맞추라. 중앙내륙고속도로 개통으로 오지에서 해방된 문경은 관광객 천만 시대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5월의 문경새재는 어린아이 표정처럼 싱그럽다. 옛길의 국토박물관이라 불리는 문경새재는 여행작가들이 추천하는 가족여행지로 첫손가락에 꼽힌다. 눈을 감아도 눈앞에 되살아나는 걷는 사람들을 위한 그 길은 “나라 안에 제일가는 옛길’로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고 평화롭고 한적하다.”(신정일) 옛길을 그대로 보전하여 답사기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여행지이기 때문이리라.

 문경의 랜드마크는 뭐니뭐니 해도 새재다. 문경아리랑은 “문경새재 넘어갈 제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고 앓는 소리를 냈지만 문경을 키운 건 팔할이 새재였으리. 새로운 십년을 시작하는 문경찻사발축제 행사장은 올해부터 만리장성이 부럽지 않다는 문경새재도립공원 일원으로 옮겨져 본격 장소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뛰어난 자연경관과 전통문화가 한껏 어우러진 축제 중의 축제가 기대된다 하겠다.    

걷고 달리고 날고 재밋거리와 즐길거리 푸짐한 오감의 축제 속으로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꾸밈새가 없고 자연스러운 모양으로 우리민족 고유의 순수한 맛과 투박한 정서를 잘 표현해 낸 민속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통에서 현대를 창조하는 도시 문경에서 열리는 문경찻사발축제는 자연을 소재로 한 여타 축제와 달리 전통이 주제다. 행사는 대부분 참여형 프로그램들로 짜졌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도자기 빚기 체험 , 도자기 그림그리기, 도자기 도판 그림그리기, 망댕이가마 불지피기 체험, 대형 말차 나눔행사, 도예명장생가 투어, 괭물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이밖에 박달가요제, 도자기 낚시대회, 찻사발 다트게임 등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전통찻사발은 30% 할인된 가격에 특판된다. 축제와 별개라지만, 1년에 부처님 오신 날(5.2) 단 하루 산문을 여는 봉암사의 새벽예불에 참여하는 것으로 문경찻사발축제 여행을 시작하면 색다른 추억으로 남으리라. 

 전통문화는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생활의 활력소인가 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면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통하는 오세아니아군도의 작은 섬나라인 바누아투 국민들에게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전통문화를 배워 전통을 존중하며 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답했다. 전통문화를 계승발전 시키고 있는 올바른 수공의 고장 문경에서 뿌리를 내린 전통찻사발축제는 ‘행복의 나라’로 가는 국민여행! 축제 관계자는 80만을 예상하나 입소문으로 백만올 돌파할지 모른다고 안전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족여행을 위해 준비된 관광코스는 푸짐하다. 불정역 철로자전거는 줄을 서야 탈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문경관광 5백만 돌파의 견인차 대왕세종(천추태후), 연개소문(자명고) 드라마 촬영장, 임진왜란 때 소서행장이 한양까지 치고 올라갈 때 멀리서 성벽을 보고 움찔했다는 고모산성,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이 펼쳐진 S라인 절경 진남교반, 패자의 역사 전시관 같은 견훤 탄생 설화가 깃든 가은의 금화굴, 신선이 놀았다는 거대한 암석 정원인 선유동계곡, 성철스님의 사자후가 들려올 법한 산북면의 김용사, 탄광촌의 꿈과 애환이 서린 석탄박물관, 도자기와 승마 단체관광 체험장 성보예출촌, 문경8경 가운데 하나인 쌍룡계곡에 자리한 STX리조트 등. 이만하면 온가족이 밥덩어리처럼 모여 걷고(문경새재), 달리고(철로자전거), 날고(짚라인, 활공랜드) 싶은 문경으로 여행을 떠날만 하지 않은가. 특히 좋은 사진에 목숨을 거는 디카인들이라면 이 순간을 놓쳐서는 곤란하다. 5월의 출사지로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문경은 백두대간 남한 구간 670킬로미터 가운데 약 110 킬로미터를 가시거리에 둔 백두대간 전망대에 해당하는 ‘산악도시’다. 어느 기행문학가는 옛날 선비들의 마음의 고향이었던 문경을 산악왕국의 국풍대회장이라 묘사했는데, 지금 문경활공랜드에서는 패러글라이딩대회가 열려 찻사발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띄우는 애드벌룬 구실을 하고 있다. 2009 패러글라이딩 월드컵 문경대회는 세계 32개국 142명(국내 64명, 해외 78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문경읍 고요리 문경활공랜드에서 4월 25일부터 5월 2일까지 8일 동안 개최된다. 줄 타고 비행하듯 즐기는 천천후 익스트림 레포츠 짚라인도 아시아 최초로 불정휴양림에 생겨 짜릿한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볼거리는 만족스러운데 음식 맛이 떨어진다고 궁시렁거리는 소리를 듣는 대구경북에서 문경은 향토음식도 다양해 문화관광도시다운 위용을 자랑한다. 도토리묵과 발효 야채, 조밥을 함께 비벼 먹는 새재묵조밥(054-572-2255)은 거를 수 없는 아침상으로 어떨까. 백두대간 문경산골 야생의 산채류와 약돌돼지, 약돌한우, 오미자, 사과, 표고버섯 등의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 문경출신 대한민국 조리명장 2호인 박병학 신흥대학 교수의 컨설팅을 거쳐 식단을 개발한 문경새재유스호스텔(054-571-3736)의 산채비빔밥은 전주비빔밥에 도전장을 내밀었을 정도라니 점심특미로 반드시 먹어봄직하다. 

문경을 찾는 연예들의 필수 식사처가 된 두부요리 전문 목련가든(054-572-1940)은 몇 달 전 배용준 씨가 찾아 유명세를 더했다. 참숯으로 구운 약돌한우 요리가 일품인 깊은산속 화로구이(054-571-7978)는 저녁상으로 안성마춤이다. 48년 전통에 빛나는 약돌돼지 고추장 양념 불고기 요리집인 새재할매집(054-571-5600)과 조령천 물고기를 잡아 끓인 메기매운텅과 잡어매운탕으로 소문난 진남휴게소 옆의 영남매운탕(054-552-9868)도 미식가들 혀를 사로잡은 전국구 음식집이다. 올 황금연휴엔 문경에 살으리랏다. 일생에 이렇게 즐거운 날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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