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설날아침 세배

최훈영 | 기사입력 2010/02/11 [14:35]

설날아침 세배

최훈영 | 입력 : 2010/02/11 [14:35]
 
설날 아침에 어른에게 세배를 올리고, 그 뒤에 제사를 지내어야 正家로 된다. 설날 아침에 어른에게 올리는 절을 세배(歲拜)라고 한다. 중원 땅에는 예로부터 세배가 없었다. 지금도 없다. 세배라는 것을 보아도 배달겨레가 어버이를 섬기는 효도겨레(孝道族)였음이 증명 되었다.

고려 말, 선비 원천석(元天錫)이 지은 시에 세배시가 있다. 원운곡(元耘谷)이 아들, 손자들이 올리는 절을 받기위해 닭이 울자 일어나서 옷을 입고 앉았다고 한다. 절을 두 번했다고 한다. 조선국 헌종왕(1835~1849) 때 나온 <농가월령가 정월 조>에는 ‘세배’라는 가사는 나오지만, ‘제사’라는 가사는 없다.

정조(正早)에 세배함은 돈후한 풍속이라, 새 의복 떨쳐입고 친척린리 서로 찾아 남녀로소 아동까지 삼삼오오 다닐 적에 와삭버석 울긋불긋 물색이 번화하다. 사내아이 연 띄우고 계집아이 널뛰기요 윷놀아 내기하기 소년들 놀이로다.

비애왕(고종)시대 老石(呂九淵1865~1938)이 자기 어메에게 올렸던 세배를 시로 지은 것이 있다. 33세 때 지은 시였다. 비애왕 34년(1897) 정유년 설날이었다. 번역하여 옮겨 둔다.


 조각달 은하수 별들이 차가운 눈을 보고 있을 무렵/

이 몸이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갓을 쓰고/

어메 앞에 문을 열고 밖에서 들었노라 방안에 들어가서 여쭐 말이 있는지/

문밖에서 한번 절하고 몸을 일으켜 어메가 계신 방안으로 들어가 뵈웠다/

같이 갔던 아내는 색옷입고 기쁜 얼굴 바르게 하고/

내 뒤를 따르면서 방안에 들어와서 우리 어메를 둘러서 앉았도다/

떡국 끓여 바치고 몸마음 편하기를 빌었세라/

시어미가 떡국마시고 상 밀치니, 며느리 비로소 일어나서 돌아오누나

하인이 와서 여쭌 말 새해문안이여/

아내가 떡국 끓여 상 차려 잔치했다/

나는 종가에 가서 묘실 문을 열었도다/

돌아와서 제사 받들어 다짐마음에 있는 말을 전했도다.

 

                                               - 비애왕 34년(老石集一ː丁酉節祀)

2010년 2월 14일(일요일)이 경인년 정월 초하루 설날이다. 양력은 1월이 되고, 음력은 정월(正月)로 된다. <正>이라는 글자는 두 가지 소리를 가진다. 짧게 소리를 내면 정월달<正月>로 되고, 길게 소리를 내면 <바를 正>으로 되어 정직[정:직], 정당[정:당]으로 된다.

 <正>이라는 글자 소리가 짧으면 <정월>로 되나, 뜻으로는 <바를正>에서 나왔다. 양력은 달 이름이 1월, 2월, 3월, 4월로 가고, 음력은 달 이름이 정월, 류월, ,시월, 동지, 섣달 등으로 간다.

대통령 리승만은 설날을 깨어버리려고 신정(新正) 구정(舊正)이라는 엉터리 말을 만들어서 사용하다가 끝내는 쫓겨났다. 무식쟁이는 아직도 리승만이 만든 “신정․구정”이라는 엉터리 말을 사용하는 늙은이가 있다. <설날아침 세배>라는 것이 코리언이 가지고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여서이다. 세배를 올리는데 돈이 들지 아니한다.

지난날 내가 어른에게 올렸던 세배를 이야기할 차례가 되었다.

나는 맏아들이다. 설날 해가 뜨기 전 6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고 사랑으로 나아가 방문을 열고 청에 올라가 문 밖에서 절을 올리고 방 안으로 들어가서 어른 앞에 꿇어앉는다. ‘이제 일어나서 너그 어메에게 가보아라.’라는 말이 떨어지면 밖으로 나온다. 안어른이 계신 안채(정침) 청에 올라서 큰방 문을 열고 문 밖에서 절을 올리고 일어나서 방 안으로 들어가서 어메 앞에 꿇어앉는다.

내가 세배를 올릴 때 아내는 부엌에서 <세배떡국>을 끓인다. 아내가 세배떡국 상을 들고 사랑으로 나갈 때 나는 앞에 서서 나아가 청에 올라서 사랑방 문을 열게 된다. 며느리는 문밖에서 시어른에게 평절을 올리고 일어나서 곁에 놓아둔 떡국상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떡국상을 시어른 앞에 놓아두고 ‘아버님, 떡국 자시이소.’라고 권한다. 나는 그 뒤에 방안으로 들어가 앉아 어른이 떡국을 다 자실 때까지 기다린다. ‘야들아, 이제 나가 보아라.’라는 말씀이 나오면, 우리들은 밖으로 나온다.

아내는 또 부엌에 가서 큰방에 계신 안어른에게 드릴 떡국상을 들고 나온다. 내가 먼저 안채 청에 올라가서 큰방 문을 열게 된다. 아내는 떡국상을 곁에 두고 문밖에서 안어른에게 평절을 올리고 일어나서 떡국상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어머님, 떡국 자시이소.’라고 권한다. 나는 그 뒤에 방안으로 들어가 앉아서 안어른이 떡국을 다 자실 때까지 기다린다. ‘야들아, 이제 나가 보아라.’라는 말씀이 나오면, 우리들은 밖으로 나온다.

지금은 안어른만 계시기에 내가 먼저 문외배를 올리고, 그 다음 아우가 올리고, 그 다음 아내가 올리고, 그 다음 제수(弟嫂)가 올리고 맏손자, 둘째손자, 조카, 손녀 순으로 절을 올린다.

이것이 우리 내외가 올렸던 세배였다. 며느리가 시어른에게 올리는 절이 평절로 된다. 평절집이 正家이다. 텔레비전을 보니, 며느리가 큰절을 하고 있다. 이것은 아주 잘못이다.

이제, 설날 아침에 내가 아이들 세배를 받게 되는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되었다. 설날 아침 세수를 어른이 먼저 해야 한다. 우리 어른은 <사랑방>․<큰방>에 각각 계시면서 혼자 세배를 받으셨다. 그것이 바뀌어졌다.

나는 5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두루마기를 입고 큰방에서 세배를 받으려고 기다린다. 아내가 오른쪽에 앉고 내가 왼쪽에 앉는다. 이것을 <生則, 男左女右>하다가, <死則, 男右女左>로 되었다고 한다.

맏아들이 문밖에서 절하고 일어나서 방안으로 들어와서 내가 앉아 있는 쪽에 선다. 둘째아들 문 밖에서 절하고 방 안으로 들어와서 저그 맏형 곁에 선다. 끝딸이 세배를 하고 방안으로 들어와 저그 오라비 옆에 선다. 세배가 끝나고 방안에 들어와서 줄서기를 하면 내가 말한다. “모두 자리에 앉아라.” 이어 또 말한다. “올해는 바라는 일이 모두 잘 될 것이다.”라고. 아내는 말한다. “○○와 ○○는 대학시험이 잘될 것이다.”

방 두 곳에서 나누어 각각 나와 아우가 세배를 받는다. 먼저 ‘저그 아베․저그 어메’에게 세배를 올린다. 큰 방이 맏집으로 되고, 그 곁에 있는 방이 둘째 집이 된다. 자기 부모 세배 역시 따로따로 각각 혼자 한다. 자기 집 세배는 줄서기를 할 필요가 없다. 문밖에서 각각 따로따로 절하고 어른 앞에 꿇어앉으면 된다. 자기 집 세배를 마치면 조카들이 우리내외에게 와서 따로따로 세배를 올린다. 우리 집 아이들 역시 저그 숙부숙모가 있는 방에서 따로 절을 올린다.

어릴 때는 문밖에서 하고, 장가들거나 시집가거든 방안에 들어가서 절하도록 시켰다. 직계는 문외배(門外拜)를 하고, 방계는 문내배(門內拜)를 한다. 죽어서 직계는 <府君>으로 되고, 방계는 <公>으로 되는 리치에 따른 것이다. 설날 세배가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지는 집을 운세가 좋은 집이라고 한다. 운세가(運勢家)를 부러워하게 된다. 남들에게 좋은 일을 베풀어야 자손이 많아진다고 한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 후손흥성을 두고 말하는 것이었다.

설날아침 세배를 일동 경레로 하는 집을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이것은 아주 잘못이다. 손자손녀 아들딸이 어른에게 절을 하면 어른은 ‘오냐’하고 해야 한다. ○○잡지를 보았더니, 아들이 절하는 것을 보고 그 아비가 고개를 숙이는 것이 사진으로 실리었다. 이렇게 하면 형제간 절로 되어, ‘미친놈’으로 되는 것이다.

1998년 설날에 “남편, 아내가 세배하라”라고 시키는 사람이 텔레비전에서 나왔다. 나는 깜짝 놀랐다. 남편 아내 두 사람이 서로 마주서서 곱박절을 시키더니, 설날에 남편아내가 이렇게 세배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KBS에서 방영된 방송이다. 세배(歲拜)라는 말이 지닌 뜻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過歲朝,子孫上拜于祖父母>라는 말을 줄인 것이 <歲拜>로 된 것이다.

설날 아침에 남편아내가 마주서서 세배를 하라고 하는 사람이 텔레비전에 나왔기에 전화로 묻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렇게 하면 ‘미친놈’으로 됩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날 노래를 지었다. 


남편아내 사이, 살아서도 절이 없고

남편아내 사이, 죽어서도 절이 없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