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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이제 불시착을 결정해야 한다

이우근 취재국장 | 기사입력 2016/11/29 [15:44]

박 대통령은 이제 불시착을 결정해야 한다

이우근 취재국장 | 입력 : 2016/11/29 [15:44]

대중은 둔하다. 3권의 국가 권력에 모든 것을 맡기고, 먹고살기에 바쁘다. 대중이 먹고사는 일보다 중요하다고 여겼다면, 위기의식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최순실 게이트는 폭발점일 뿐이다. 공권력의 백남기 농민 살해가 그 직전의 도화선이었다. 세월호 사건을 비롯한, 국정원 댓글 사건, 경제민주화 등 여러 공약 파기, 바른 검사들 축출 사건 등이 그 이전의 도화선들이었다. 지난 4년 동안 판을 쳤던 온갖 비정상들의 끝에 최순실이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독선과 독단, 전횡들이 최순실 게이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유달리 타국 마실을 좋아했던 박 대통령은 이제 불시착을 결정해야 한다.

    

양쪽 엔진을 다 잃어서 목적지를 향해 비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회항할 수도 없다. 어디에 내릴 것인가. 이 나라의 각 정치 단체 지도자들 역시 버드 스트라이크와 같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건 마찬가지다. 작금의 대통령과 국회는,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해 기체결함이 발생한 데다 오작동되는 사실도 모르고 무리하게 고공비행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추락하기 시작한 항공기와 이를 유도해 안전하게 착륙시켜야 할 관제탑과 같은 관계인 것이다. 비행기에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탑승하고 있다. 그런 인식이 기장과 관제탑의 공통분모여야 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 긴박한 순간에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있다 

 

자신이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국민들앞에서 공언해 놓고도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최순실 구속 만료일 시점에서 조사 일정과 방식, 장소 등을 원점에서 협의하자며 검찰 수사를 방해했다. 이는 최순실의 공소장에 자신과 문고리 3인방 등의 혐의 사실을 적시하지 못하도록 시간을 끌면서 증거를 인멸하려는 꼼수로 읽힌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무력화는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퇴진 요구가 법적 정당성을 얻는 것을 막고, 정치권의 탄핵 추진 움직임을 최대한 늦추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끝내 자신이 왜 대통령인가를 망각한 행태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헌정파괴의 주역이면서 여전히 법 위에 군림한다. 대두된 잘못들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고 책임지려고도 하지 않는다. 당장 정치 지도체제가 내려야 할 결정은 무엇이어야 하겠는가.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지금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정국은 세월호 선장의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우성치는 국민의 눈치를 보며, 정치적 피해를 감수하지 않고 한편으론 책임회피론을 피해가기 위해 이른바 밥값 정도의 말들을 생산·공급하고 있는 꼴이다. 끊임없이 국민보다 먼저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에 허드슨 강의 기적을 만든 기장 설리(채슬리 설리 설렌버그의 애칭)는 어떤 판단을 했을까 

 

그는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선택했다. 승객과 승무원 155명을 태우고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직후 850m 상공에서 새떼와 충돌해 양쪽 모두의 엔진이 정지된 상태에서 허드슨 강에 불시착했다. 그때까지 비행기가 물속으로 추락할 경우 사망률이 100%에 가까웠지만, 탑승객 155명 전원은 생존했다. 이 초유의 불시착은 기적으로 불리게 되었다. 관제탑에서는 라과디아 공항으로의 회항과 가장 가까운 공항의 활주로를 확보하고 비상착륙을 유도했지만 설리는 그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평을 유지하고 착륙할 방법은 비행기 아래의 허드슨 강 위뿐이었다. 1도만 기울어져도 비행기가 뒤집혀 대형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다 

 

정년을 1년 앞둔 설리가 평생의 경험과 직관으로 생존 가능성을 모색하고 동체 상륙을 감행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08(328)였다. 정치권은 국민보다 더 극심한 공황장애에 빠져있다. 우리는 7년 전에 일어난 이 사건의 현장을, 재구성한 영화를 통해 볼 수 있었다. 강물 위로 불시착이 진행되는 동안 구령 합창으로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승무원들, 동체 파손 없이 착수에 성공하자 마지막까지 물이 차오르는 기내 구석구석에서 고립된 승객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승무원들과 기장, 허드슨 강을 운항하던 배들의 구조 합류 등을. 구조대가 영하의 날씨에 물에 뛰어든 승객까지 전원을 구조하는데 걸린 시간은 24분이었다. 

 

게다가 국가운수안전위원회가 당시의 기체 상태로 수차례의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매번 회항이 가능했다는 것을 근거로 설리를 몰아세웠을 때, 설리는 상황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자신의 실수를 찾아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결국 설리는 자신이 할 일을 다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시뮬레이션이 비행사들이 처음부터 사고를 미리 인지한 상태에서 수행된 오류를 발견하고, 인지한 이후 회항을 결정하기까지 불과 35초를 부여했는데도 회항할 때마다 비행기는 번번이 빌딩 숲으로 추락하는 결과가 나오자 설리의 판단을 둘러싼 의혹들은 철회됐다.

    

탑승객들의 생환과 참사를 가른 골든타임은 35초보다도 짧았다. 이 나라의 조종간을 잡을 책임을 다하는 기장이 절박한 이유다. 좌고우면 하지 않고 오직 국민을 구하기 위해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불시 착지를 선택하고 결행할 경륜 있는 설리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동체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불시착 후에도 우리가 극복해야 할 난관은 많다. 과연 우리들의 역량이 스스로를 지킬 수준은 될까. 국민들보다 더 극심한 공황장애를 보이는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암담하기 짝이 없는 것은 비단 필자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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