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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만남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서지홍 본지 고문 | 기사입력 2018/12/24 [15:15]

우리의 만남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서지홍 본지 고문 | 입력 : 2018/12/24 [15:15]

▲ 서지홍 본지 고문    

2018년 한반도의 가장 핫한 뉴스는 누가 뭐래도 남북 정상의 만남이었을 것이다. 세 번의 만남으로 깊은 우정을 쌓았을까, 아닐 것이다. 겉으로 웃어도 속으론 엄청난 계산이 깔린 우정이었을 수도 있다. 시작은 지난 2월 평창올림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의 평화를 위해 그때부터 필요 이상의 공을 들였던 것도 사실이다.

 

문재인, 김정은 두 사람은 판문점 평화의집과 판문각, 평양에서 세 번 만났고 백두산도 함께 올랐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김정은이 젊지만 예의 바르고, 가난한 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가진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만남은 문 대통령이 지난 526일 국민에게 알리지도 않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것이다.

 

6·12 ·북 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빠지면서 다급해진 김정은이 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곧바로 달려갔다. 그러나 두 정상의 속마음은 달랐다. 문 대통령은 항상 긴장상황에 놓인 한반도를 평화의 길을 열어가려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쨌든 남한을 지렛대로 미국의 경제제재를 열어보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 그렇게 우정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북한을 방문에 극진한 대접을 받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에 그 이상의 환대를 준비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과 김정은의 우정은 목적이 달라 보인다. 문재인의 우정은 민족적 감성에, 김정은의 그것은 전략적 타산에 가까워 보인다. 2500만 가난한 인민을 수십 년 통치하려는 세습 독재자의 마음속과 5000만 국민 여론을 따라가는 5년 임기 지도자보다는 복잡할 것이다.

 

청와대는 문재인-김정은 관계가 곧 남북 관계라고 믿는 것 같지만, 북 당국자들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이 아니라 그 뒤에 서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볼 것이다. 문 대통령의 체면을 깎은 서울 답방 무반응, 울리지 않는 남북핫라인. 김정은은 문 대통령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의 속마음은 한국쯤이야 한수 아래로 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지난 13일 국내 모든 조간신문에 사진 하나가 일제히 보도했다. 한국군 윤명식 대령과 북한군 리종수 상좌가 최근 폐쇄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를 서로 확인하기 위해 만나는 장면.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상징하는 이 사진을 보며 전율을 느꼈다는 여당 정치인도 있었다. 남북 장병들은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서로 담배를 권하고 담소를 나눴다고 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생각났다는 사람도 많았다.

 

이제는 서로의 경계인 전방초소를 폐쇄하고 평화를 기원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을 수 있다. 폐쇄된 전방 초소를 따라 둘레 길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희망이 관철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수없이 당해 온 저들의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행위에서 저들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꿈만 꾸고 살아갈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은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문재인과 김정은의 우정은 20225월 이전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엔 김정은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2019, 김정은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문재인이 아니라 트럼프와의 관계에 집중할 것이다.

 

김정은-트럼프는 끈끈한 관계를 맺을 만한 조건이 있을까, 그러나 동북아 정세와 미·북 관계는 그 정도로 한가하지는 않다. 트럼프는 겉으로 김정은을 치켜세우지만, 속으로는 시간을 끌며 고사(固死)시키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년 23월이 고비라는 전망이 한·미에서 동시에 나온다. 그때까지는 협상의 관성이 유지될 것이다.

 

·북 관계가 개선되면 한국은 소외돼도 좋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한 적이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자기 나라와 국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지도자다. 문 대통령이 올해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어떤 이익을 가져왔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감소됐나? 서해비무장지대(DMZ)동해의 경계 태세가 더 강화됐나?

 

·미 동맹이 더 단단해졌나? 국민이 더 단결하고 있나? 모두가 답을 알고 있다. 남은 것은 공영방송의 김정은 위인 칭송과 광화문 광장을 어지럽히는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라는 외침뿐이다. 문 대통령이 내년에도 미·북 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 할지 모르겠다. 문 정부의 지렛대는 미·북 양쪽에서 삐걱대고 있다. 미국에 하는 말과 북한에 하는 말이 달랐던 것 같다.

 

그래도 해보겠다면, 개인 관계보다 국가 관계를, 따뜻한 인간미보다 냉혹한 이해타산을 앞세우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답방에 융숭한 대접을 위해 그가 묵을 숙소를 새롭게 포장하는 것보다, 아직도 외롭고 슬프게 살아가는 우리 백성들을 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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