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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지지율 10%대의 의미

이우근 동해안취재국장 | 기사입력 2016/10/28 [20:24]

박대통령 지지율 10%대의 의미

이우근 동해안취재국장 | 입력 : 2016/10/28 [20:24]

 

▲ 이우근 본지 동해안 취재 국장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중에서도 핵심 인사로 꼽힌다. 2014년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박관천 전 경정은 최씨를 현 정권의 권력 서열 1위로 꼽았다.

 

누군가는 최씨를 박 대통령의 오장육부라고도 표현했다. 박근혜 정권은 출범 초기부터 베일에 가려진 비선 권력에 대한 의혹에 시달렸다. 2014년 말에는 박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로 정계에 입문할 때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윤회씨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박 대통령의 보좌관을 맡기도 했다.

 

최씨와 박 대통령의 인연은 최씨의 아버지인 최 목사로부터 시작됐다. 최 목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급격히 가까워지면서 딸인 최씨도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 최씨는 박 대통령의 행적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최씨와 박 대통령의 동행이 공식적으로 처음 확인된 것은 1979610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제1회 새마음 제전이다.

 

당시 단국대학교 대학원생이었던 최씨는 이 행사를 주최한 새마음 대학생 총연합회회장을 맡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 단체의 총재였다. 최태민 목사는 이 단체 본부장으로서 총괄했다. 박 대통령과 최씨는 당시 행사에 함께 참여했다.

 

당시 경향신문을 통해 최씨가 새마음 제전에서 개회선언을 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과 관련된 일에 다시 등장하게 되는 때는 1990년 일어난 소위 육영재단 사태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되고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박 대통령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칩거의 시간을 보내며 육영재단의 일에만 몰두하게 된다.

 

최씨는 당시 박 대통령의 옆을 지키며 육영재단 일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1990년 육영재단 직원들과 육영수 여사 숭모회 회원들이 재단 운영에 불만을 품고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진정을 넣는 일이 발생한다. 경향신문 199011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사태의 원인은 최씨였다.

 

경향신문은 현재는 폐간된 어깨동무-꿈나라 등 어린이 잡지 편집에 딸 순실씨가 간여하는 등 육영(育英)이 목적인 어린이 회관을 수익 사업체로 전환시키려 한 데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최씨가 육영재단에서 발간한 어린이잡지 어깨동무의 잡지 편집에 개입하고, 어깨동무의 수익 일부를 챙겼다는 의혹이 일었다.

 

결국 이 사태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은 육영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후 1997년 박근혜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하면서 최씨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최씨 본인이 아닌 남편 정윤회씨를 통해서였다. 정씨는 당시 박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현재 박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청와대 비서관을 발탁한 이가 정씨다. 정씨는 공식적으로는 2004년까지만 박 대통령을 보좌했지만, 최근까지도 비선 권력으로 분류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최순실씨 국정 농단에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이후로 신뢰를 잃은 정부가 작동 불능 상태로 가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어떤 결단도 내놓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행정부, 여당 등 국정을 책임진 주체들은 그저 대통령만 쳐다볼 뿐이다. 이 정권이 해온 행태 그대로다. 이 와중에 박 대통령은 27일 부산 지방자치박람회에 참석했다. 전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다고 했던 사람이 맞느냐는 생각이 든다.

 

부산 행사장 뒷자리는 텅 비었다. 평소 같으면 꽉 찼을 자리다.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도 있었다. 이 풍경이 바로 민심이다. 그래도 박 대통령은 귀중한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수술을 늦출수록 병은 더 깊어진다. 대통령만 쳐다보는 청와대 참모들과 친박들 사이에 현 사태를 최순실 비리로 규정해 처리하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기류까지 일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도 최순실에게 속은 피해자라는 식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 듯하다. 모두가 최순실을 넘어 박 대통령을 주시하고 있다. 대통령 주변은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가진 사람들만 모여 있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한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어제 국회에서 의혹의 핵심인 안종범 경제수석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옹호하기도 했다. 대학생들과 교수, 시민단체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고 보수 진영에서마저 대통령 하야(下野) 총리에게 권한을 이임하고 외치(外治)에 전념하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이 결단을 미루고 주변에서 엉뚱한 꼼수를 연구하면 민심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누가 어떻게 그 사태를 막을 수 있는가. 최순실씨에 대한 수사도 국민의 분노를 돋울 수 있다. 최씨도 건강을 핑계로 귀국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최씨 귀국은 박 대통령이 직접 그에게 연락해 귀국을 지시하면 바로 해결될 문제지만 그것도 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복안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다만 대통령에게 촌각을 다투는 인식이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 큰 오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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