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통령이 그럴 수가 있었을까? 그것도 한밤중에 경호원도 없이 동네 커피점이나 피자가게를 찾을 수 있을까,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 졌다면 아마도 난리가 났을 것이다. 선정(善政)을 베풀었다면 겁날 것도 없다. 밤이면 어떻고 낮이면 어떤가. 골목 모퉁이 빵집이라도 가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장 크레티앵은 총리이면서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서민적인 삶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한쪽 귀는 들리지 않았고, 안면근육 마비증상이 있어서 발음이 어눌하고 얼굴도 불균형한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1993년 총리가 된 후 연 3번을 연임한 역사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단점이나 장애를 숨기지 않았다. 선거 유세에 나서서 대중연설 중에 “저는 언어장애가 있습니다. 전 늘 마음과 생각을 다 전하지 못할까 하는 염려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함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갈채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총리가 되어서 기자 회견을 하는 중에 언어장애를 가졌다는 솔직한 그의 고백을 기억한 어느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총리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정치인입니다. 그런 총리가 언어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총리로서 본인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예상치 못한 기자의 질문에 회견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적막에 휩싸였다. 개인적 장애와 아픔이 공공의 화젯거리가 되고, 정치적 이슈로 떠오를 수 있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주변에 있던 일부 사람들이 그따위를 질문이라고 하느냐는 표정을 지었고, 질문한 기자를 곁눈질로 돌아보며 중얼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총리는 주어진 질문에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앞에 서있는 총리보다. 앉아있는 기자들이 더 불편해하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의 눈이 총리를 향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총리가 대답하였다. 그리고 그의 대답은 역대 최고의 명답으로 남았고, 그의 인기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 아마도 그의 총리 3선의 비결은 이 한마디의 대답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언어장애로 인해 말은 잘 못합니다. 그렇지만 절대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총리의 간단한 대답이 끝나자 이례적으로 기자 회견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방송을 보고 있던 국민들도 박장대소를 하면서 환호를 보냈다. 그리고 장 크레티앵은 캐나다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되었다. 나이가 먹어 늙으면 늙은 대로 삶의 연륜이 묻어 있어 중후한 맛이 있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고심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면 국민들도 존경의 눈으로 바라 볼 것이다. 우리는 지금 캐나다보다 더 크고 잘사는 나라인가? 수많은 청소년들이 가장 유학을 가고 싶어 하는 나라가 캐나다다. 지금 우리나라 어떤 대통령이 이런 캐나다 총리처럼 소박하게 살았는가. 새누리당이 총선에 실패하고 무려 3년여 만에 처음 열린 언론사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탓이 아닌 남의 탓을 하고 있다고 비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집권여당이란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새누리당은 자신의 탓은 없었고, 계속해서 남의 탓만 하고 있으니, 그 대통령에 그 국회의원이란 말이 나오지 않겠는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동물의 왕국에서 세랭게티를 달리는 들소무리처럼 졸졸 대통령만 따라가고 있다. 대통령의 사진을 '존영'이라고 칭하는 나라, 캐나다보다 작은 나라, 국민소득도 낮은 나라에서, 대통령의 권위는 어느 나라에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엄청 높다. 권위가 가득 찬 대통령과 국회의원들, 더 깨지고, 무너져야 정신 차리려나 앞길이 훤해 보인다. 총선에 왜 졌는지, 왜 지지도가 떨어지는지 반드시 이유가 있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람들 중에는 다시 높이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바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 새누리당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데, 뛰어오르려는 생각을 버린 것인가.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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