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당.정청 "국민 이끌 인재가 없다"
누구를 앞장세워 대 총선 준비할지 청와대 한나라당 심각한 고민해야
박종호 기자
| 입력 : 2010/08/30 [00:34]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총리인준 불발로 후반기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의 인재풀이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의 의중과는 달리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인사는 이미 사퇴를 선언한 김태호, 신재민, 이재훈 외에 조현오 내정자까지 끊임없이 거론되면서 4명+α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성적은 그 어떤 정권에서도 없었던 초라한 성적이다.
이러한 성적은 예견되었던 일이다. 그이유로는 청와대의 인재가동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현 정부 들어 모양을 달리하며 몇 차례 인사를 단행했지만, 그 때마다 국민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인사단행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총리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랬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현 정권에는 인재가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거꾸로 뒤집으면 다소 무리는 있을지 몰라도 대한민국의 대부분 인재는 야당에 쏠려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도 그럴것이 집권 10년기간 동안 제1야당 민주당은 젊은 피 영입을 지속해 왔고, 이들을 손질도 하고, 포장도 하며 키워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행정 등 적재적소에 이들을 배치해 왔고, 그 시스템은 아직도 유효하다. 현 정부가 정권을 탈환하고 바로 작업에 착수한 것도 과거 정권의 인재들을 솎아내는 것이었고, 그 속에서 언론장악이라는 악재를 두기도 했다.
이번 청문회를 두고 MB정권의 인재시스템은 아직 미완성에 그치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들이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정권재창출을 목표로 하는 한나라당에 있어서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아주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곳곳서 나오고 있다. 그 분석의 요점에는 서민정당을 외치고는 있지만 실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주장을 국민들이 믿을 수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반면에 야당 가운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민주당은 차기 정권을 찾아오는 데 아주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정국의 분위기는 일단 한나라당에 차기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의식이 풍선처럼 커져가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제 1야당인 민주당으로서는 여간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민주당이 차기 정권을 차지할 것으로 보는 국민들 또한 그리 많지 않다. 어찌 보면 MB정권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찾아 온 지난 2007년 당시와 상황만 바뀔 뿐이지, 전체 그림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시 말해서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잘못이 정권이양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다.
지나 주 대구를 방문한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을 예견이라도 하듯 “(차기 정권을) 찾아오는 것은 국민들이 민심이반을 일으키고 있는 현상을 보면 분명히 민주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권을 찾는 일은 민주당이 할 나름”이라며 당근 대신 채찍을 들었다.
인재난에 허덕이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집권 2년 반이 지나고 있지만 현 정부의 행정 장악력은 점점 영향력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그 중심에는 역시 인재가 부재하다는 데 있다. 지난 정운찬 총리의 임명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대표적인 케이스다. 진보 또는 중도진보로 여겨졌던 그가 어느날 갑자기 보수 또는 중도 보수의 대표인사로 나선 것은 현 집권자의 능력(?)이 아니고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이다. 역으로 추적하면 그런 인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집권층이지만, 인재가 부족하다는 반론이기도 하다.
이는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그대로 밑바닥을 보이면서 집권자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놓고 말았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누구를 앞장세워 대선과 총선을 준비할지를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판이다.
김태호의 낙마는 비단 개인만의 일은 아니다.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된 인물인 만큼 그의 중도 포기 이유(기준)는 2012년 대선에서의 후보자들의 질적 검증이 상당이 까다롭게 진행될 것을 의미한다. 이 검증에는 야당이나 시민단체, 언론보다도 국민들이 가장 먼저, 직접 심판하려는 모양새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검증을 받아야 할 입장에 있는 오세훈,김문수를 비롯한 기존의 인사들 외에 새로이 거명되는 인물들은 이 시험을 통과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박근혜 전대표의 입장이 상당 부분 유리한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젊은 인재의 수혈 등 영입도 지금으로서는 수월치 않아 보인다. 일단 이번 청문회를 통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잃은 것 중 가장 큰 것은 서민정당 모양을 흉내 냈다가 ‘본모습’을 무참히 드러냈다는 점이다. 서민과는 어떡하든 연결될 수 없는 정당이 한나라당이라는 사실만 확실하게 못 박은 셈이다. 지역 한나라당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청와대와 한나라당 중앙을 향해 원성을 높인다. 인수위 초기 당시도 그랬던 것처럼 중앙당과 청와대가 한나라당 전체를 말아먹는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민주당은 충남도지사 안희정, 강원 이광재, 경남에 김두관, 그리고 인천에 송영길 등 굵직하고도 뼈대가 있는 인사들이 민주당의 기둥으로 자라났고, 인재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들은 차기 대권 또는 이후 정권을 찾아가기 위해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한쪽은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으로, 한 쪽은 방어하기에도 바쁜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조현오 낙마시엔 청와대 레임덕 일찍 올수도. 벌써부터 현 정부의 레임덕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현 정부 초기부터 이야기가 나돌 만큼 레임덕이라는 단어는 그동안 현 정부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물론 지난 노무현 정부때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그때와 지금의 레임덕은 사정이 다소 다르다.
당시는 인재풀이 돌아가는 상황에서의 이야기였다면 지금 상황은 인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 정부에 있어 행정의 절름발이 신세는 면키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조현오 내정자까지 사퇴압력을 견디지 못할 경우, 실제 파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때문에 청와대는 조 카드 만큼은 지키고 싶어 하는 눈치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조 카드 먼저 버렸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실제 조카드가 버려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지역의 정치권 일부 관계자들은 50: 50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가장 먼저 버릴 카드였지만 이제 와서 버리기에는 파장이 너무 크니 안고 갈 것이라는 주장과, 국민의 여론이 안고 가서 진정될 상황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아픔은 있지만 버려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다.
이승천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당의 입장은 원론적으로 국민들이 입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이미 검증했듯이 국가의 주요 직책을 맡을 사람들이 자격이 안 되는 데도 그 자리를 탐내면 안 되지 않느냐, 그런 사람들은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도 스스로가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민들도 당을 떠나 자격이 안 되는 사람들을 내정한 청와대를 향해 ‘국민우롱’ 등을 거론하며 비난을 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당.청간의 조율을 문제 삼으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레임덕 이야기가 나오면서 벌써부터 이 대통령의 고향 인근에서는 이번 추석을 전후해서 대통령 내외가 고향을 찾을 것인지에 귀와 눈이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