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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비지니스벨트 입지선정이 대덕으로 결정나면서 대구와 경북지역의 정치권과 광역 및 기초단체장들에 대한 지역 민심이 사나워지고 있다. 특히 대구와 경북의 두 광역단체장의 이번 유치전에서의 합심 여부를 두고 연일 지역민들의 공방이 뜨겁다. 이같은 민심을 의식해서인지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 13일부터 단식투쟁을 선언, 17일 마칠 때까지 ‘방폐장, 신원전 도로 가져가라’를 외쳤지만 공염불에 불과, 김범일 대구시장과 십 여명의 각계 인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단식 농성을 풀었다. 김 지사가 단식 중에 있을 때, 시.도민 일부는 “낙동강까지 도로 가져가지 뭣하는 지 모르겠다”며 이 정부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경북도의회는 정부의 발표가 있기 전부터 정치권과 청와대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과학벨트 입지선정에 한 발 담구는 듯했다. 그러나 도의회 역시 벨트 입지선정에 실패하자, 17일 있었던 의원총회에서는 자성론보다는 국회의원 탓만 하는 꼬리내리기로 전환, 결국 이번 유치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는 지도자는 단 함사람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상황이 이렇자 대구와 경북 시.도민들은 연이은 국책사업 유치실패에 따른 후유증에 한숨은 한숨대로 깊어지면서도 “유치를 위한 제대로 된 시나리오 없이 머리부터 밀어붙이고 보자는 식의 안이한 전략이 지역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같은 전략 부재에 따른 지역 지도자들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목청을 높이고 있다. 실제 17일 대구시청에서 있었던 대구시와 한나라당 대구시당간의 당정협의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지적들이 국회의원과 간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 지도자들의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에 실패한 김범일 대구시장의 애매모호한 입장 표명에 당시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마치 유치에 실패라도 하게 된다면 시장직을 내놓을 듯 했던 유세 당당했던 김시장은 그러나 언제 시장직을 걸었냐는 듯 묵묵부답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에 출마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서상기 국회의원(대구 북구을) 역시 지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마지막에 가서야 “시장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는 시장에 출마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유야무야 책임을 회피해 시민들로부터 무책임의 극치라는 원성을 산 바 있다. 지역 지도자들의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는 근거도 없고, 대책도 없는 무분별한 정책 추진에서 기인한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TK지역(대구,경북)에서 뛰어든 국책사업만 해도 대충 4~5가지가 넘는다. 이들 사업은 모두 대형 사업들로, 사실상 첨단의료복합단지의 공동 유치를 제외하고는 TK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첨복단지도 이름만 유치성공이지, 실제 주요 기업이나 시설, 인프라 등이 오창 등지로 결정 나면서 동구 지역에 조성될 단지는 쭉정이나 다름없다는 여론이 아직도 일고 있다. 첨복단지 말고도 TK에서는 K2이전과 밀양신공항, 그리고 이번 과학비지니스 밸트 유치에도 깃발을 꼽고 정부에 압박을 가했다. 문제는 국책사업이라고 하면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깃발을 꼽는 습성에 있다. 물론 정부의 이중적인 국책사업 유치 홍보에도 큰 문제는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 말 그대로 ‘空約‘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국책사업이 대통령의 공약에 놀아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렇더라도 청와대와 정부의 탓만 할 수는 없다. 거기에 더해 지역 정치권과 행정은 이들 중앙정부의 들러리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격이 됐다. 청와대가 멍석을 깔아놓으면 어느 덧 대통령의 공약은 ‘원점에서 재검토’로 변질됐고, 그틈을 TK는 대안도 없이 주사위만 연신 던져댔다. 이 과정에서 두 행정기관의 수장들은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능력에 기대어 밥 한술에 고기 한 점 얹어보려는 듯한 저자세의 유치 홍보전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대구와 경북 두 지도자에게 지역민들은 매우 불쾌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다. 지난 신공항 유치와 이번 과학비지니스 벨트 유치전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것은 각자 자신들의 지역에만 국한된 시각차만 확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호흡이 예전만 훨씬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도그럴것이 이미 두 지역은 낙동강에 준설중인 ‘보’문제와 ‘경북도청 이전지 사용’문제를 놓고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거기에 대구경북연구원을 두고도 도의회와 냉전이 오갔고, 최고 정점은 구미 취수원 문제로 두 사람, 두 지역 간의 간격은 더욱 멀어졌다는 게 지역 민심이다. 그래서일까. 비록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는 하지만 김 시장은 이번 유치전에서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고, 김 지사역시 지난 신공항 유치전 당시, 김 시장에 그리 큰 힘을 실어주지는 않았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간에서는 이번 유치전에서 사용된 ‘G.U.D’라는 영어표기식 이름도 대구를 알리는 ‘D’자가 가장 뒤로 쳐진 것에 대해 묘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도 모자랄 판에 떨어지는 홍시 하나 주워 먹으려는 듯한 두 지역의 행보에 시.도민들은 정치권에는 “2012년 총선으로 말하겠다”로 맞서고 있다. 그리고 두 지역의 수장에게는 유치전략의 부재와 막무가내식 도전으로 시도민의 사기를 저하시킴은 물론, 그로인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누군가는 단식을 하고, 누군가는 삭발을 감행하고, 또 누군가는 이들을 응원하는 듯 하는 자세로 민심을 다스리려 하기에는 왠지 많이 부족해 보인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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