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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추운 겨울 어떻게 지내니?
세월이 흘러 우리 나이가 오십이 되었네. 50이라는 숫자가 부담스러워 매년 보내던 연하장도 보내지 않고 있구나. 17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면서 알게 된 친구가 세월이 흘러 쉰 살이 되었구나 참 세월이 빠르네~ 우리는 학교에서는 선생님 말씀 잘 듣던 모범생이였지, 아침 일찍 등교하라고 해서 7시가 되기 전에 학교에 등교했고, 야간 자습 하라고 해서 10시 11시까지 학교에 남아서 공부도 열심히 했었지.. 특별히 너는 공부를 잘해서 늘 친구들이 어려운 문제를 들고 와도 힘든 기색하나 보이지 않고 늘 친구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준 고마운 우등생이였지~ 대학생이 되어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우리,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 때문에 부모님께 부담 주기 싫어서 아르바이트로 대부분의 자유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이 우리들의 대학 생활이였어. 좋은 곳에 취직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아서 미친 듯이 공부해서 학점관리도 했지. 부모님, 교수님 원하는 대기업에 취업을 했던 그때는 너무 기뻐서 동기들이랑 밤을 세우며 축하 자리를 했던 추억이 생생하구나. 무엇이 우리가 잘하는 것이고, 무엇이 하고 싶은 일인지도 모르고 해야만 하는 일이였기에 회사에서 시키는 일은 무조건 성실히 했었지, 대학에서 배우지도 않은 컴퓨터를 회사생활을 하면서 배웠고, 글로벌 시대라고해서 만나 보지도 못하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어공부도 해야 했었지. 직장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우리들의 아이들이 태어나고 우리는 부모가 되었지, 부모가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는 우리의 부모님을 통해서 배운것이 전부 였지만, 우리들이 어린 시절 보다는 더 잘 키우고 싶어서 영어 유치원도 보내고 미술, 피아노 학원을 보내는 아내를 말릴 수 없었다. 그러면 지방대 나왔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신입사원시절 부서의 최고 선임은 부장님셨지 50쯤 되는 연세로 이제 정년을 5년 앞둔 최고참 부장님은 모르는 것도 없고 많은 경험으로 넉넉함과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런데 벌써 우리가 부장님의 나이가 되었네. 직급은 같은 부장이지만 아직 우리들 위에는 고참 부장님들이 후배들보다 더 많이 있구나 그래서 우리는 최고참 한번 되어 보지 못하고 정년을 맞이하겠지 우리가 보내었던 군대생활처럼... 쉰살이 된 친구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정년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성장이 멈추어 버린 대한민국의 경제 환경이 우리를 더 주눅들게 하는 구나. 아이들에게는 대학만 가면 아빠가 무엇이든지 다 해줄 것처럼 이야기 해 놓고 대학 들어간 녀석의 원룸 임대비며 생활비, 등록금을 대출로 채워야 하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느라 가슴이 답답하다.국가장학금이라는 명분으로 부모의 삶을 등급으로 구분하는 현실에서 우리들의 아이들은 부모를 몇 등급으로 볼지 걱정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나 보다 10살이 많은 선배님을 만나서 쉰이 된 나의 기분을 이야기 했더니, 선배님께서는 예순이 되니 슬픈 것이 몸을 늙어가지만, 마음은 늙지 않는 것이 더 서글프다고 하신다. 그러시면서 70까지는 경제 활동을 해야 하는데 50이면 자신의 사업을 했을 거라고 하신다. 60되니 조직에 있는 동기들이 거의 없고 모두들 경비나 심부름센터, 택배 배달 같은 일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하시면서 지금이도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신다. 다른 어느 날 보다 선배님의 충고가 더 깊이 들어 왔었다.직장에서는 버텨야 하고, 점점 힘에 버거운 체력을 지켜야 하고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는 더 작아져만 가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 우리들 모습에서 어떤 희망을 가져야 할까.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온 것이 아니라 자녀로서 아버지로서 해야만 하는 일을 하면서 지급까지 버텨 왔다.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통해서 번 돈 중 우리를 위해서 사용한 것이 얼마나 되었나..작은 월급으로 부모님께는 늘 죄스러운 마음으로 용돈을 드려야 했고, 아내에게는 죄인처럼 얇은 월급봉투를 전해 주어야 했다. 아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다 해주지 못해 늘 작은 아빠가 되어야 했지, 뉴스나 티브이에서는 화려하고 잘 나가가는 전문직이나, ceo가 명품을 두르고 살아가는 모습이 늘 우리를 주눅 들게 하였지. 성실하게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 될 것 같았던 우리들의 바램은 이상이었단 것을 지난 시간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유산을 물려받고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친구가 부러지기도 했지만 스스로 모은 돈으로 아파트를 구입해서 이사한 날의 기쁨으로 그 부러움을 씻어 버렸지.. 누구도 대신 살아 주지 않는 우리의 삶, 같은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시간 더 우리의 어깨는 더 무거워지고 세상은 더 힘들어 질것 같지만, 그렇게 어려운 시간이라도 친구야 함께 가자. 처음 간 길을 모두 헤치고 지금까지 왔으니 남은 길도 함께 가면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쉰살을 맞는 모든 이들의 마음 아닐까... 친구야.....우리의 삶을 누구도 칭찬해 주지 않지만, 우리의 분신처럼 훌쩍 커버린 아이들이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이른 새벽 빈속으로 나와 끊이지 않는 업무를 처리하는 우리는 철인이 아니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해내는 아빠이고, 남편이다. 고운 얼굴로 시집와서 어느새 주름이 가득해진 아내에게 늘 미안해하는 우리의 마음을 가끔은 전하며 살자꾸나. 남은 세월 우리와 함께 할 사람은 아내와 친구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지난 시간만큼 남은 우리들의 시간 소중하게 채워보자. 친구야....그동안 잘 살아왔다는 것 내가 안다. 앞으로도 지금만큼 살아온 것처럼 힘내서 함께 살아가자~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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