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굴착공사 ‘눈 가리고 아웅’
경찰서 신고의무화 규정 유명무실 담당부서 눈 뜬 장님
정창오 기자
| 입력 : 2010/01/26 [14:13]
일반주택에 도시가스를 설치하려면 도로까지 설치된 주배관에서 일반 수용가로 진입하는 배관을 설치해야한다. 당연히 주배관이 있는 부분과 수용가 사이의 도로를 굴착해 배관을 한 다음 이를 다시 원상복구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주로 소방도로와 인접한 일반주택가에선 도시가스 굴착공사가 이뤄지면 각종 자재와 굴착기, 작업공정 등으로 인해 도로의 사용이 불가능해져 도로를 사용하는 인근 주민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 도로법 제38조와 제58조, 도로교통법 제69조 등에서 도로에서 공사를 할 경우 신고를 의무화하고 각종 안전시설 설치와 교통소통을 위한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특히 도로교통법 제69조는 ‘도로를 파거나 뚫는 등 공사를 하려면 3일 전에 그 일시, 구간, 공사기간, 시행방법 등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가스 공사업체들은 경찰의 인지와 순찰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대로나 순환도로, 6m이상 소방도로의 경우 신고의무를 대체로 잘 지키고 있으나 일반주택가 도로가 주류를 이루는 6m이하의 도로를 굴착하는 경우 신고를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으니 ‘공사기간 중 차마의 통행을 유도하거나 지시 등의 필요가 있을 경우 경찰서장의 지시를 받아 공사안전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당연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 ▲ 도시가스 설치업자들이 관할 경찰서에 굴착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도로를 일방적으로 차단해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 정창오 기자 | |
이로 인해 공사업자들이 주민들의 통로인 도로전체를 굴착기와 각종 자재들로 막아 세워 도로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만들면서도 차량과 사람의 우회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구 S경찰서 관할지역에서 26일 하루 동안 실시하는 도시가스 굴착공사는 모두 8건. 하지만 교통관리과에 확인한 결과 이들 모두 경찰서에 굴착 3일 전에 신고해야 하는 법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교통관리과 담당자는 “규모가 큰 도로의 경우 신고의무도 잘 지키고 있고 설사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순찰 등을 통해 빠른 시간 내로 적발이 가능하지만 6m이하의 도로의 경우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적발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도시가스 설치업자들이 신고의무를 해태할 경우 3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실제 단속되는 경우도 거의 없고 단속된다 하더라도 몇 번이든 상관없이 적발 1회당 30만원에 불과한 과태료는 실효성이 전혀 없다.
경찰에 신고할 경우 비록 6m이하의 도로라 하더라도 우회로가 멀거나 민원발생 소지가 클 경우 일부 통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므로 공사시간이 많이 걸리고 작업의 효율성이 낮아지며 우회안내인을 배치하게 되더라도 인건비가 들게 되므로 가능하면 신고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러한 공사 관행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취재기자에게 경찰 관계자가 “거의 모든 공사는 신고 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소규모 공사에서 신고누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극히 일부일 것”이라고 밝힌데서 보듯이 도로 굴착공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조차 눈 뜬 장님인 실정이다.
시민들의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비절감이나 공사효율성만을 생각해 신고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는 도시가스 설치업체와 엄연한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법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경찰 모두에게 비난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