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동성애자 축제를 열다
“우리도 당신들과 다르지 않다”퀴어축제 슬로건 눈길 '싸늘한 시선'
정창오 기자 | 입력 : 2009/06/21 [13:33]
“얼굴에 스티커를 붙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진촬영을 하지 말고 혹시 촬영이 됐다면 못 알아보게(네거티브 처리) 해 주세요. 아직은 대구의 소수 동성애자들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을 힘겨워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20일, 21일 2일간 대구에서 처음 열리는 동성애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지역에서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대사건이다. 가뜩이나 타 지역에 비해 보수적인 지역인데다 유림 측에서는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망측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퀴어’란 영어표기로 Queer이며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적 소수자 전체를 나타내며 동성애자 가운데 남성을 게이(Gay), 여성을 레즈비언(Lesbian)이라고 표현한다. 서울에서야 벌써 10년째 퀴어축제를 열어 일반인들의 시각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비춰지기 시작했지만 대구경북에서는 ‘나는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자신의 동성애 정체성을 긍정하고 그것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행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축제기획단 배모(여)씨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전국 시·도에서 동성애자들이 가장 많은 곳이 대구라고 밝히고 있으니 성정체성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지역에도 상당하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니 이들에 대한 더 이상의 침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진보정당과 진보적 시민단체들의 협력을 받아 치러지는 이번 행사는 지역의 보수성을 감안해 영화상영과 동호인모임 등으로 간소하게 이뤄지지만 첫날에는 적은 인원이나마 거리행진까지 해 첫걸음치고는 큰 걸음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의 축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차가워 보인다.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것까지야 뭐라 할 수 없지만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까지 솔직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층들은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중년의 시민들은 이들의 행동이 불편하기까지 하다. 에이즈 관련협회나 청소년보호단체, 교육계 등은 아예 이번 축제에 협력한 단체들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들을 사회속의 섬에 가둬놓을 수 없어 보인다. 그러기엔 사회구성원이며 한 인격체이기도 한 동성애자들의 침해되는 인권이 무겁다. “우리도 당신들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는 퀴어축제의 슬로건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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