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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행정과 시민의 소통을 위한 이른바 ‘정부 3.0’을 주요 국정과제의 하나로 내세웠다. 정부 3.0은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 과정에 대해’, ‘국민중심으로’ 제공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도 지난해 8월안전행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정부 3.0 추진회의’에 참석해 ‘소통하는 투명한 대구’ 실현을 위해 정보공개 및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대한다면서 2013년 기준 대구시 정보공개 항목은 250개로, 전년 162개에 비해 54.3% 증가했으며, 2014년 말까지 300개까지 늘린다고 밝힌바 있다. 이처럼 대구시는 시민과 소통하는 투명한 시정을 위해 요구하는 정보공개에 대해 최대한 포괄적이고 전향적으로 응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가 폐상수도관 매몰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보면 이 같은 대구시의 방침과 결심이 헛구호가 아니었냐는 의구심을 들게 만들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지난 1990년 이후 대구지역 상수도 노후관 개체 시 철거하지 않고 매몰 처리한 폐상수관의 총 길이와 매몰시기, 관경 등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한 정보공개 신청에 대한 즉시공개서(9월 24일자)에서 ‘현재 노후관 매몰 현황의 정확한 자료가 없는 실정으로 앞으로는 철저히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즉시공개서는 대구시가 상수도 노후관 개량사업을 시작한 1990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3,692km를 교체했지만 노후관을 개체하면서 기존관을 제대로 철거를 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아 대구지역 땅속에 어느 정도의 폐상수도관이 묻혀있는지 가늠도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 즉시공개서를 바탕으로 대구경실련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각종 폐관로의 제거를 위한 구체적인 규정 제정과, 제거에 필요한 정부의 예산 지원을 요구하는 한편 대구시에 매몰한 폐관로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제거 및 향후 철저한 관리를 촉구한바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대구시상수도본부가 언론에 배포한 14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발생되고 있는 싱크홀, 지반 침하에 대한 시민불안 해소를 위해 노후관·폐상수도관에 대한 조치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밝히면서 매몰 폐상수도관 이력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상수도본부는 대구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상수도 관로 총연장 7,660㎞ 가운데 개량 대상 노후관 3,778㎞ 중 3,692㎞를 교체했으며 노후관 교체 또는 관로이설 공사 시 부득이 철거하지 못하고 폐쇄된 상수도관이 390㎞(노후관 교체량의 10.5%)라고 밝혔다. 대구시가 발급한 정보공개 답변서에는 폐상수도관 매몰현황 자료가 없다고 했다가 언론 배포 보도자료에는 노후 교체 상수관 390㎞를 매몰했다고 주장해 어느 쪽이 사실인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대구시상수도본부는 더 나아가 “상수도관 공사 시 기존 관로는 철거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공사비용 증가 및 시민불편이 큰 일부구간에 대해서는 부득이 폐쇄하여 매몰된 상태로 관리하고 있으며 폐쇄할 경우 ‘상수도시설정보관리시스템’에 폐쇄관 이력(관종, 관경, 폐쇄년도 등)을 등재하는 등 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의 정보공개 즉시공개서에는 지난 24년간 폐상수관 매몰 현황에 대한 어떠한 자료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대구시상수도본부는 그동안의 자료도 보유하고 있고 이를 정보관리시스템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구시가 발급한 즉시공개서가 거짓인가, 아니면 대구시상수도본부가 시민을 상대로 허위의 사실을 보도하게끔 보도자료를 배포했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이에 대해 즉시공개서 작성의 소관부처 공무원은 “자리로 옮겨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몰라서 매몰자료가 없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결국 대구시상수도본부의 언론 배포용 자료가 진실이고 대구시의 정보공개서가 허위라는 셈으로 이는 대구시의 행정정보공개제도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대구시의 정보공개가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담당 공부원의 자의에 의해 정보존재의 유무가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업무를 잘 몰라서 행정정보 공개대상 정보가 존재하는 지 부존재하는 지 찾을 수 없어 ‘정보 없음’으로 답변했다는 기막힌 사실이다. 반대로 실제 페상수관 매몰정보가 없음에도 대구시상수도본부가 허위의 수치를 제시하고 마치 잘 관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면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언론에 배포되는 보도자료는 전체 대구시민을 상대로 생산되는 뉴스의 근본이 되므로 이는 대구시민 전체에 대한 거짓말이 된다. 그렇게 된다면 대구시의 행정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심각한 불신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대구시상수도본부장은 이를 따져 묻는 대구경실련 관계자에게 “담당직원이 매몰 자료가 없다고 해 그런 줄 알고 대구시의회에도 그렇게 보고했는데 난감하다”면서 “나도 뒤통수를 맞았다”고 책임을 부하직원에게 떠넘겼다. 본부장이 지칭한 담당직원은 계장이다. 결제라인에 줄줄이 있는 과장, 부장, 본부장 등은 단지 담당직원의 보고에 따라 ‘정보 없음’을 표기한 즉시공개서 내용을 아무 생각 없이 결제했다는 얘기다. 이처럼 엉성한 체계로 대구시 행정정보공개제도가 운영되고 있다면 지금까지 대구시가 공개한 정보의 신뢰성 훼손은 물론 앞으로 공개될 정보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바위처럼 단단해야 할 대구시 행정투명성이 추락하고 있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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