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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땅속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양의 폐상수도관이 골칫덩어리로 등장하고 있다. 수십 년간 땅에 묻혀 있던 폐상수도관이 썩어 내리고 그 자리로 지하수나 빗물이 통하는 물길이 생겨나면 토사가 유실돼 도로가 내려앉는 ‘싱크 홀(땅 꺼짐 현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대구시 상수도본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노후관 개량사업을 시작한 1990면 이후 지난해 말까지 3,692km를 교체했다. 문제는 노후관을 개체하면 기존관은 철거가 원칙이지만 그동안 제대로 철거를 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교체 후 기존 노후관을 들어내지 않고 그대로 매몰한 시기와 매몰된 노후관의 직경, 노후관 총 길이 등의 정보를 공개하라는 청구에 대해 대구시상수도본부는 ‘현재 노후관 매몰 현황의 정확한 자료가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노후관이 얼마나 땅속에 매몰돼 있는 지, 매몰된 노후관의 관경이 얼마나 되는 지를 알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매몰된 폐상수도관의 추정치라도 얻기 위해 올해 1월~9월까지의 노후관 개체 현황을 살펴본 결과 9,693m를 개체하고 기존 노후관 1,205m는 걷어 내지 않고 양쪽 입구에 마개플랜지 설치로 관 내부에 이물질이나 토사가 유입되지 않도록 조치한 후 매몰했다. 전체 노후관 개체길이의 13%가 매몰된 셈인데 그나마 폐상수도관 관리에 대한 지자체의 인식이 달라진 올해의 수치다. 노후관 개체가 시작된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24년간 폐상수도관이 얼마나 묻혔고 어떤 직경의 관이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상태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2년에 걸쳐 노후 수도관 1,517㎞의 교체하면서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43%에 달하는 653㎞의 폐상수도관을 매몰했다. 자료가 전무한 대구시도 부산 보다 덜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부산의 예를 적용한다면 1,580여km의 폐상수도관이 대구의 땅속에 묻혀 잇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가 전무한 상태이니 단정할 수도 없지만 부정할 수도 없다. 경부고속도로의 4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폐상수도관이 방치돼 있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폐상수도관은 지질 상태와 함께 싱크홀의 원인으로 함께 지목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폐상수도관의 노후도가 심해져서 관로가 손상되고, 이에 따라 땅꺼짐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폐상수도관의 매몰은 상하수도관, 통신선, 도시가스배관 등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지하공간 활용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폐상수도관이 대구시내 전역에 거미줄처럼 뒤엉켜 있는데도 대구시는 그동안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8월 26일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노인종합복지회관 진입로 부근 도로에서, 겉 부분의 지름 30cm, 내부 지름 2m, 깊이는 3-40cm의 땅꺼짐 현장이 발견됐다. 앞서 18일에도 대구 중구 신남역 5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길이 2.6m, 깊이 1m, 폭 60㎝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해 긴급 복구했다. 9월 9일에는 달서구 월성동의 3차선 도로 중 3차선에서 폭 1.5m에 지름 30㎝, 깊이 1m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이러한 일들이 폐상수도관과 연결시킬 수 없지만 시민들은 싱크홀과 그에 따른 안전사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싱크홀 현상 예방을 위해 상하수도·통신·전력·가스·난방 등 지하매설물과 지하구조물, 지질정보를 포함하는 '지하공간 통합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대구시도 하루빨리 폐상수도관 매몰 현황조사를 벌이는 등 사전에 안전성 분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경실련은 정부에 대해 각종 폐관로의 제거를 위해 구체적인 규정을 제정하고, 제거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대구시에 관로시 모든 폐관로를 제거하고, 이미 매몰한 폐관로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 제거 및 철저한 관리를 촉구했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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