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성직자들 교회로 돌아가라"
성직자 나서야할 만큼 언로가 막혀있고 국민이 탄압받고 있나
정창오 기자 | 입력 : 2008/07/03 [13:45]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시국미사를 한다며 촛불시위대에 합류해 종교의 이름으로 시위를 거들고 나섰다. 사제단은 비폭력평화시위를 시위대에 주문하면서 과격폭력으로 치닫던 시위를 이틀 거푸 폭력 없는 시위로 만들었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성직자들의 시위자체는 그들의 상징성에 비추어 유감스런 일이다. 과거 독재정권에 의해 일반대중이 공권력에 희생되고 야당 국회의원이 폭행당하는가 하면 수많은 대학생들이 감옥으로 갔던 시절이 있었다. 언론도 재갈이 물려 진실을 진실로 보도하지 못했으며 서슬 퍼런 ‘공안’의 칼날에 신음했던 그런 시절이다. 당시에는 성직자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아니, 성직자들 외에는 나설 세력이 없었다고 봐야한다. 성직자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상징적 카리스마와 종교적 위엄 탓에 독재정권도 함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 성직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국민들의 빛이요 소금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지금이 천주교사제단이 주장하는 대로 공안정국인가. 성직자들이 나서야할 만큼 언로가 막혀있고 국민들이 탄압받고 있는가. 지금의 시위대는 대통령마저 가장 혐오스런 쥐에 비유하며 ‘쥐 명박 타도’를 부르짖고 공권력을 조롱하는 것은 물론 엄정한 법집행에 폭력으로 저항하고 있다. 시위대가 공권력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권력이 시위대의 눈치를 보고 여론을 두려워하고 있다. 반미를 주장하며 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온갖 선동과 거짓이 판을 치고 있어도 공권력은 ‘국민’의 이름이 무서워 제대로 손을 쓰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공안정국이란 말인가. 도대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거리로 나설 이유가 없다. 불법시위대의 불법·폭력시위를 자제시키고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호소를 하겠다면 몰라도 신부들과 수녀들이 ‘이명박 OUT’이나 ‘정권타도’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성직자의 정도를 벗어난 일이다. 그런 구호를 외치고 정권타도를 주장하려면 먼저 사제복을 벗고 일반 시민으로 시위에 나서야 한다. 숭고하고 거룩한 사제복과 종교뒤에 숨어 시위를 부추기는 행위는 실로 유감스런 일이다. 정치성향과 종교가 합치되면 그 폭발력은 가늠하기 어렵다. 진보성향의 정의구현사제단이 나서고 이에 반대하는 보수 천주교단체가 나선다고 가정해보자. 또 여기에 기독교가 나서고 불교가 자신들의 주장을 거리에 쏟아낸다고 가정해보자. 어찌될 것인가. 극단적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종교 간의 갈등이 정치적 이해와 충돌할 경우, 또 같은 종교라 해도 정치이념이 상충될 경우 서로 간 총칼로 죽이고 증오하는 경우는 지구촌에서 너무나 흔한 일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의 하늘아래 그런 비극이 있으리라곤 차마 생각하진 않지만 가뜩이나 이해가 충돌하고 갈등이 넘쳐나는 우리사회에 또 다른 혼란의 불씨가 되리란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성직자들은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단 진실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가 성직자들을 달리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표현하는가. 공권력을 부정하고 폭력적인 수단을 마다하지 않던 시위행태에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 숙지고 있는 마당에 비록 ‘비폭력’을 명분으로 하더라도 꺼지고 있는 촛불시위를 부추겨선 안된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주장대로 어둠이 빛을 이기는 법이 없고 정부가 국민을 이기는 법도 없다. 힘든 민주화과정을 거쳐 온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사제단의 부추김이 없어도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며 정부 또한 사제단의 경고가 없더라도 국민의 힘을 충분히 두려워하고 있다. 성직자들은 그만 교회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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