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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3金시대, 한국정치 지역주의로 회귀?

각 당 통합은 3金 입김따라, DJP연합? 민주당과 열린당 연합?

허은희 기자 | 기사입력 2005/11/17 [11:39]

新3金시대, 한국정치 지역주의로 회귀?

각 당 통합은 3金 입김따라, DJP연합? 민주당과 열린당 연합?
허은희 기자 | 입력 : 2005/11/17 [11:39]

김영삼(YS), 김대중(DJ) 전 대통령 간의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에 이어 중부권 정치세력 통합과 관련해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3김(金) 정치' 부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이회창 전 총재의 '역할론'을 언급하자 '3김+1이'의 원로정치가 펼쳐지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정계를 은퇴한 이들이 정치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일정 영향력을 발휘하며 '제한적이고 한시적'인 역할은 여전하다는 증거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열린우리당-민주당의 합당이나 민주개혁세력 간의 헤쳐모여 등 정치권 새판짜기의 핵으로서 '중대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찾는 사람 많은 DJ

원로들 중 최고 주가는 단연 DJ. 각 당 대표들이 줄줄이 그의 '말씀'을 듣기 위해 찾고 있다. 그간 정치적 의견 표명을 자제하던 DJ가 지난 8일 열린당 임시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은 내 정치적 계승자"라고 말해 많은 추측을 낳았고, 연이어 만난 박근혜 대표에게도 덕담을 건네 정치권이 그의 말 한마디에 들썩이고 있다.
 
호남권에서 지지율 하락이 걱정되는 열린우리당 쪽에선 DJ의 이번 발언으로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급부상 하게 되었고, 호남 수성이 관건인 민주당은 DJ 발언의 의미를 애써 축소시켰다. 영향력이 절실한 민주당은 애써 의미를 축소시키고 있지만 적잖이 당황한 상태다. 한나라당 역시 호남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DJ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정당 수뇌부들이 서둘러 DJ를 찾고 있는 것이다.

YS, JP도 측근들 만나며 행보 시작

YS의 경우 계보 정치인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등 거의 와해 상황이지만 일부 측근 위주로 실지회복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P 측은 정치재개설에 펄쩍 뛰고 있지만 최근 심대평 충남지사 등 국민중심당 창당지도부와 골프회동 및 만찬을 가진 데다, 한 모임에서 "나라를 위해 이제 입 다물고 있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그 의미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지난 5년 동안 별다른 접촉이 없었던 YS가 병상에 있는 DJ에게 안부를 묻는 병문안 전화를 해 두 라이벌의 화해가 이루어질 지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전 대통령이 영호남 지역화합을 선언하고 민주개혁세력 간 재통합의 주춧돌을 마련할 경우 이들의 존재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3김 화해와 새로운 연대 가능성
 
사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우리 나라 현대 정치를 이끌어 온 이른바 '3김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하지만 영욕(榮辱)의 세월이었던 3김 시대의 종언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세 사람의 정치적 화해 가능성과 그 시기에 집중돼 온 게 사실이다.
 
YS는 JP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에도 수시로 만남을 가져왔지만 DJ와는 소원한 관계를 맺어 왔었다. YS는 지난해 7월 JP가 삼성으로부터 불법채권 15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정치자금 수수사건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던 당시 JP 부부를 호텔로 초대해 식사를 함께 하면서 위로를 했고, 그 답례로 JP는 지난해 연말 개신교의 유력인사들과 함께 한 자리에 YS를 초청하는 등 두 사람은 정치적 앙금을 털어냈다는 게 중론.

그런데 지난 11월 6일 YS가 직접 DJ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을 물었고, DJ는 "좋지는 않지만 괜찮다"고 화답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둘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YS가 먼저 전화를 걸어 성사된 양 김씨의 전화 접촉은 사실상 두 사람만의 만남이라는 의미가 있고, 실제로 YS 진영에서는 DJ를 직접 병문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정원의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해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로까지 불똥이 튀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해석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DJP 연합 다시 한번?
 
이 같은 분위기에서 지난 97년의 'DJP 연합'이 다시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호남과 충청권을 기반으로 했던 두 사람이 1997년 DJP연합을 이룬 데 이어, 한화갑 대표(민주당)와 심대평 충남지사(국민중심당)를 대리인으로 하는 이른바 '백제연합'이 수면 위로 완전히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간 민주당은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열린당 보다는 국민중심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더 높음을 내비쳐왔다. 요즘 이 두 당 관계자들은 모이기만 하면 앞으로의 정치 시나리오를 화제로 삼는다는 게 내부의 증언이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이 연대해 '백제(서부)연합군'을 형성한다는 게 이들이 구상하는 정계 개편이나 정치 시나리오의 출발점이다. 국민중심당의 정진석 의원은 "국민중심당은 충청권을, 민주당은 호남을 장악한 뒤 서울 수도권으로 올라오면 결정적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고, 민주당의 한 의원도 "내년 지방선거 이후 과거 'DJP 연합'의 확대 방식으로 재편이 있을 것이고 대통령 후보도 양측이 함께 낼 것"이라고 했다. 양측 내부에선 이미 합당.연합공천 얘기까지 오가고 있는 것.
 
결국 문제는 DJ와 JP의 의중이다. 백제연합이든 서부연합이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 DJP 연대' 성사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DJ와 JP가 '백제연합에 직접적인 또는 심정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정황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JP는 직접 나서 거의 노골적이다시피 국민중심당 창당에 힘을 보태고 있고, DJ는 인척인 윤흥렬 전 <스포츠서울> 사장이 "두 분 모두 합리주의자들이라 양측이 협력하면 정치적으로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한 것을 정계에서는 DJ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런 것이 '보이지 않는 손'이 되어 영향력을 미치는지 두 당에서는 통합과 관련 상당히 구체적인 발언들도 나오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최근 "심 지사와 만나 반목과 대립의 극단을 달리고 있는 정치권에 새로운 정치적 패러다임을 도입하자고 합의했다"고 밝힌 일이 있고, 국민중심당의 공동 창당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국환 의원은 나아가 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 논의도 가능하다는 입장까지 보였다.

내년 지방선거 연합공천을 포함하는 '3자 연대'가 현실화될 경우 열린우리당 대 한나라당 양강 체제가 근본부터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헤쳐모여식 새판짜기가 일고 있는 현 시점에서 3김의 정치적 화해 가능성과 함께 그들의 정치적 힘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도 상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이 여전히 지역주의의 등에 업혀 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실망감도 지울 수 없다. 이미 정치권 안팎에서도 '지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치 현대사를 상징하는 3김, 사실상 거슬러 올라가면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국민중심당의 전신인 3김은 각각 호남, 영남, 충청을 기반으로 한 지역주의 정치의 수혜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3김의 영향력이 여전하고, 사회통합을 부르짖던 이들이 선거를 위해 다시 그들에게 의지하는 현상황을 보면 정치인들이 과거 지역감정에 기댄 ꡐ나눠 갖기식ꡑ 수법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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