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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대구경북

APEC성공 개최의 숨은 MVP '동래야류'

"철인28호는 알아도 무형문화재 18호는 모른다."

서상우 기자 | 기사입력 2005/12/07 [15:54]

APEC성공 개최의 숨은 MVP '동래야류'

"철인28호는 알아도 무형문화재 18호는 모른다."
서상우 기자 | 입력 : 2005/12/07 [15:54]

APEC행사를 통해 부산 지역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도가 높아 졌다. 테마가 있는 도시, 낭만이 있는 도시로 발돋움한 부산의 무형문화제는 성공적인 APEC행사의 숨은MVP이다. 그 중 중요 무형문화재 제18호인 동래야류는 한국의 전통미를 뽐내고 부산을 알리는데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춤의 고장 동래

옛부터 동래 사람들은 손만 들어 올려도 춤이 된다는 말이 전해 질 정로로 춤사위가 일품이다. 또한 여타 다른 지방의 가면극과 비슷한 전개지만 동래 지방 특유의 해법으로 자생, 전래되어 예술성을 높이 평가받아 부산 10대 자랑에 꼽힌다.

동래 지방에서 정월에 행해지던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축제가 있었다. 현재의 퍼레이드와 같은 형태였고 지금은 간간히 전승되어지고 있는 동래줄다리기가 함께 연행되었던 전국최대의 대동놀이였다. 이 대동놀이 안에 탈놀음이 일부분이 되어 연행되어 왔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칭하는 동래야류이다. 각 과장 마다 특색 있는 춤꾼들이 등장해서 여러 가지 해학적인 풍자와 재담으로 관객을 압도해 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무형문화재 제 18호 동래야류

극에 등장하는 모든 연희자 들이 입장하여 다같이 춤을 추며 자신의 장기를 뽐내는데 동래지방 특유의 온갖 춤사위들이 난무하며,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춤으로 나타내어 그 해학적 완성도가 극에 이르는 군무를 시작으로 문둥이과장, 양반과장, 영노과장, 영감 할미 과장으로 이어진다.
 
영남 탈놀음의 주 특색인 문둥이의 한을 정교한 춤으로 연출한 과장이다. 큰문둥이, 작은 문둥이가 상대춤사위의 소고춤을 추며 같은 처지의 사람에 대한 동지애적인 춤을 함께 추다 같이 퇴장하며 과장이 끝나게 된다. 지금은 사라진 병이나 옛날엔 천형의병 이라 하여 환자들을 천대 시 했던 상황을 빗대어 욕하려 했던 선조들의 갑갑했던 마음이 전해지는 과장이다.
 
제2과장, 우리나라 가면극 대부분에서 볼 수 있는 양반조롱의 풍자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과장이다. 말뚝이와 양반들의 말다툼은 조선후기 계급사회의 타락과 평민들의 저항정신을 신랄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양반과장은 탈들이 극과극을 나타내는 데 있어서 타지방의 탈들과 다른점을 엿볼 수 있다. 양반들의 탈은 대체적으로 정상인들과 비슷한 형태인 반면 말뚝이의 탈은 참으로 기괴할 정도로 크기도 크고 숨은 뜻들도 많이 내포하고 있다. 또 양반의 탈중에 모양반 탈은 전국 어느 지방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털가죽탈로 만들어져 있어 양반을 짐승과도 같이 표현한 것이 참으로 특이하다.
 
제 3 과장, 영노과장 양반을 잡아먹어야 하늘로 승천 할 수 있는 가상의 괴물을 등장시켜  위기를 모면하려 양반의 신분을 감추려고 하는 비비양반의 자기비하가 절로 웃음 짓게 하는 과장이다.
 
제 4 과장, 영감 할미과장 우리역사의 대표적인 모순점인 일부다처제와 가정을 등한시하는 무능한 가장들을 욕하려 하는 우리나라 가면극의 전형적인 이야기이다. 집나간 영감을 찾아 팔도를 돌아다니다가 끝내 영감의 발길질에 죽어야만 하는 우리 어머니들의 치유하기 힘든 고생에 대해 예기하는 과장이다.
 
이 탈놀이를 남자들이 연행 해왔던 것이 분명하다. 왜 이런 형태의 불리한 이야기를 꾸몄을까? 무능하고 원망스런 아버지에 대한 비판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양반들에게 헌신하는 자신들의 설움에 대해서 빗대어 이야기한 것일까?
어쨌든 동래야류 탈놀이는 여기서 끝을 맺게 된다. 이후에 연희자들과 관객들이 모두 나와 다 같이 신명난 뒷 풀이를 하게 되는데 세월이 가면 갈수록 뒷 풀이 문화는 흐지부지 하게 끝나버리곤 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필요할 때 만 찾는 안타까운 행정

개항 이래 가장 큰 잔치를 열었던 부산은 예술성이 높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이다. 특히 동래는 예부터 팔도의 유명한 예향으로 유명하여 수많은 문화유산이 바다같이 산재 해 있다. 그 중에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되어 내려오는 동래야류, 동래학춤, 동래지신밟기가 아주 유명하다. 이 문화재들은 부산민속보존협회에서 체계적이고 계획성 있게 전승 보존을 하고 있다.
 
APEC기간 동안 부산문화 행사 관계자는 “세계에 부산 문화를 알리기 위해 혼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과연 무형문화재가 외국인들에게 볼거리만 제공하는 것인가? 또한 과연 성공한 문화 행사라 할 수 있을 것인가?  동래야류의 공연을 본 한 초등학생은 “동래야류라는 탈춤을 처음 보았다. 지루하고 따분하다”라며 공연에 대한 지겨움을 나타냈고, “저 탈이 너무 웃긴다. 하회탈은 알았는데 저탈은 처음 봐요”라며 탈춤의 겉모습만을 평가하고 있는 모습과 가장 가깝게 느껴야할 지역 문화에 대해 낯설게 느끼고 있었다.
 
또한 “저게 무형문화재인가요?”라고 되물어 보는 학생들이 태반이여서 부산시의 문화관리에 대한 문제점이 제시되기도 했다. 외국인에게는 체험을 통한 뿌리를 알리고 정작 알아야할 우리 어린이들은 겉모습만 보며 고유문화를 지루해 하고 있다. 이 모습이 어디 어린이 뿐이겠는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사람들은 어린시절 철인 28호를 기억한다. 하지만 중요 무형문화재 제18호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어린시절 구경할 기회도 없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부산 시민들마저도 알지 못하는 무형문화재,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문화인들은 “굿거리장단과 덧배기 춤이 뛰어난 동래야류는 동래 지역 전래의 민속가면극으로 ,우리 민족을 이해하는데 아리랑이 최고라면 부산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동래야류가 제격이다.”라고 말한다. 이제 이런 말이 통하지 않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수한 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에게 알릴 수 있고, 볼 수 있는 공연의 수가 지금보다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 또한 많아 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시민들 스스로 부산 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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