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화장장인 명복공원은 이번 설날 운영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 21일 오후 부친을 여윈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김 모(55)씨는 시신을 대구의료원 목화원에 안치한 뒤 대구시화장장인 명복공원에 화장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낭패를 겪었다. 연휴라고 해도 화장장이 문을 닫을 줄 예상하지 못했던 김 씨는 다른 지자체에 있는 화장장으로 화장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기 위해 수십 차례의 전화를 걸어야 했다. 전국의 화장장은 모두 52곳. 화장이 가능한 곳은 10군데에 불과했고 거리상의 문제로 김 씨는 3일장을 포기해야 했다. 4일장을 치를까 생각도 했지만 집안의 어른들이 짝수일로 하면 안 된다고 권유하는 바람에 5일장을 치러 비용도 수백만 원이 늘어났다. 김 씨와 마찬가지로 대구의료원 목화원에서 장례를 치른 대구시 서구 내당동 서 모(49)씨의 경우는 5일장의 부담 때문에 3일장을 강행하기로 하고 멀리 떨어진 지자체의 화장장을 이용하기로 했지만 대구명복공원을 이용했으면 9만원에 비해 5배나 비싼 50만원을 내야 했다. 다른 지자체의 화장시설을 이용할 경우 주민우대정책에 따라 현지인보다 3~5배 이상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의 명복공원 역시 다른 시·도민의 경우 45만원을 받지만 대구시민의 경우는 9만원을 받는 차등가격정책을 쓰고 있다. 서 씨는 화장비용에다 멀리까지 이동해야 하는 비용 등 생각지도 않았던 돈을 쓴 것도 문제지만 대구시의 대시민서비스 수준을 강하게 질타했다. 서울의 경우 설 연휴에도 화장장 운영을 계속했고 지난해까지 강원도는 ‘시민들의 불편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대구시는 비단 이번 설의 운영 중단이 아니더라도 늘어나는 화장률에 비해 부족한 화장시설 및 화장 후 봉안시설로 인해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명복공원에 화장예약을 시도했다가 예약이 모두 찼다는 안내에 당황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대구 유일의 화장시설인 명복공원에는 11기의 화장로를 설치해 하루 약 40구 정도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지만 보수정비 등으로 모두가 가동할 수 있는 일수는 적어 실제 처리건수는 30구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는 노인인구의 증가로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개연성이 큰데도 화장시설 확충은 주민반대 등의 이유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6천763구에 불과했던 대구의 화장실적은 지난해까지 매년 15%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상태 의원은 25일 “부모가 돌아가신 것만 해도 서러운 시민들이 화장장이 없어 다른 지자체에 수소문을 하거나 장례기간을 늘리는 이중고를 겪는 현실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대구시의 시정목표인 동고동락 정신과도 배치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올해 시정목표를 동고동락과 승승장구로 했다. 승승장구는 대구가 앞으로 계속 발전하겠다는 취지지만 동고동락은 시민들의 고충을 함께 하겠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모두가 들뜬 명절에 상을 당한 시민들이 화장을 구하지 못해 다른 지자체의 화장장을 수소문해야 하는 상황에서 ‘동고동락’이 이들의 가슴에 와 닿기는 어려워 보인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