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반복되는 비보에 우리사회는 허탈과 공허함에 빠져들고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자살이 지금 이 사회를 깊은 고민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폭력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폭력은 그 어떠한 이유로든 정당화되거나 명분이 될 수 없다. 자살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을 포기할 정도까지 그런 큰 용기(?)가 있다면, 미안하지만 자신에게 들이닥친 이 말도 안되는 상황도 이겨낼 수 있었지 않을까? 폭력을 당한 아이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용기가 있었다면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기자만의 착각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들의 아이들은 그런 선택을 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 어떤 것들이 아이의 마지막 용기마저도 앗아간 걸까. 대구에서는 최근 5달 사이 10명의 중고교생이 학교폭력과 성적부진 가정환경 비관 등의 이유로 잇따라 투신자살을 시도했고, 그 가운데 8명이 숨졌다. 최근에 숨을 거둔 학생은 대구 수성구 S고 남학생, 이 학생은 운동서클에서 활동하며 폭력을 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일은 지금도 비일 비재하다. 강정 해군기지를 반대하기 위해 제주도로 간 신부와 수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욕을 하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이들은 ‘용역’이라는 이름으로 공정하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잘못된 강자가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약자가 저항하면 그 저항을 보호하기는커녕 불법으로 매도하고 처참히 무너뜨리는 바로 이런 곳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들을 괴롭히는 강자에게 대항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조차 무의미하게 여긴다. 사회구조, 그 안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에 처해 있는 아이들은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폭력이라는 사회적 악에 저항하기를 쉽게 포기해 버리면서 동시에 자신의 목숨도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연일 터지는 아이들의 투신에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은 너무 연약하다”고 혀를 차기도 한다. 어른 아이 상관없이 인간은 위기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줄 누군가에게 필사적으로 손을 뻗는다. 아이들이 그 누구에게도 손을 뻗지 않고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공정, 정의, 평등이 무너지고 있는 사회의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손을 뻗어봤자 자신이 강자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현실이 바뀌지 않음을 아는 아이들은 그들의 투신으로 사회를 극도로 불신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의 사회적 불신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낳은 결과물이다. 가장 큰 도덕성을 요구하는 청와대와 국회에서부터 검찰과 경찰 등 감찰 기관,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뽑는 지역 일꾼들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믿을 수없는 사회 구조의 간접적인 피해자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자살 뒤에 정의롭지 못한 사회가 있는 것이다. 사회 부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회에서 지금 우리 아이들은 곧 숨이 끊어질듯 할딱거리는 새가슴처럼 위태롭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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