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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대한민국에 극단적 두 드라마가 연출되고 있다. 한 쪽은 가뭄 속 단비처럼 마냥 미소 짓게 하는 반면 또 다른 쪽은 지속 미간이 찌푸려지는 극히 상반된 무대다. 전자는 허정무호가 연출한 월드컵 첫 원정 16강 진출이란 ‘희(喜)’의 무대다. 후자는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 그 추종세력들을 포함한 정치권 전반이 연출중인 ‘비(悲)’의 무대다.
태극전사들이 온 국민을 ‘대한민국!’이란 하나의 기치아래 견인하며 결집시키고 있다. 지난 2002한일월드컵 ‘4강 진출’ 신화를 재연하기 위한 그들의 투혼에 무한한 경의를 표하며 고마움을 전한다. 그릇된 정치와 버거운 경제현실에 찌든 국민들에게 모처럼 청량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 탓이다. 그러나 또 다른 쪽은 여전히 ‘독선’ ‘욕심’과 ‘아집’으로 가득한 무대연출에만 골몰한 채 지속 찬물만 끼얹고 있다. 가까운 지인에게 물었다. “정치를 축구, 스포츠처럼만 하면...” 망설임 없이 바로 즉답이 온다. “바랄 걸 바라야지, 말도 안 되는...” 그렇다. ‘말이 안 된다’는 그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 대한민국에서 감동의 정치, 정치인은 정말 요원한 것이다. ‘진정한 가슴’이 아닌 ‘계산된 머리’로, ‘내려놓기’보단 ‘더 채우기’로, ‘국민봉사-심부름꾼’이 아닌 ‘국민 위-권력자’의 인식이 고착된 탓이다. 고도의 계산된 ‘마타도어(matador)’와 ‘네거티브’는 기본이고, ‘신뢰’ ‘원칙’과 ‘정도(正導)’ ‘역지사지 타협’ 등은 눈 씻고 찾을 수조차 없다. 맞다, 지인의 말대로 바랄 걸 바라야지. ‘답’없는 정치, 정치인들에게 ‘답’을 찾으려는 자체가 곧 그들이 연출중인 ‘어불성설(語不成說)’ 아닌가. 대통령과 여권 매파·친李는 얼토당토않은 ‘영원한 제국’을 꿈꾸는 걸까. 그렇다면 ‘민심은 천심’ ‘헌법 제1조’란 기본을 전제하에 바탕에 깔고 가야 한다. 그러면 서기 2천년 작금에서도 혹여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하인’들은 ‘기본’은 늘 도외시한 채 원하는 걸 채우려고만 한다. 보통 ‘하인’들도 아니다. 걔 중엔 오히려 ‘주인’보다 더 많이 갖고 배우고 경험도 풍부한 하인들도 많다. 이들 중 일부는 가끔 ‘주인’에게 대들기도 한다. 그래서 ‘주인’이 유일한 기회인 선거를 통해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그런데 ‘씨’도 안 먹힌다. 앞에선 수그린 듯 하면서도 뒤에선 또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다. ‘말’과 ‘약속’도 필요에 따라 수시로 바꾼다. 최소 상식도 통하지 않는다. 전형적 이중행태다. 권력이 위탁된 주류 ‘하인들’ 사이에서 ‘내분’이 일자 ‘하인 장’이 ‘내편 고르기(세종시 수정안 국회 본회의 부의)’ 특명을 내리면서 또 시끄럽다. 명령을 받은 직계하인들과 비주류 및 번외 하인들 간 얽히고설킨 이전투구가 치열하다. 폐일언하고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하인 장’인가, 아니면 ‘권력자’인가. 국민들의 ‘심부름꾼’인가, ‘왕’인가. 그토록 목메는 ‘세종시 수정안-4대강 사업’은 진정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미래지향적 대안인가. 아니면 입맛에 맞고 동색인 차기 ‘하인 장’을 위한 사전포석이나 자신의 치적 쌓기인가. 둘 다 타협 불가한 ‘신념’이고, ‘공분‘이 있다면 설령 반대 의견들에 부닥쳐도 소신껏 갈 길을 가면된다. 그런데 사전에 국민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데다 객관적 여론수렴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더욱이 국민 대부분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또 둘 다 놓은 것도 아니다. 4대강 사업은 민의에 맞서면서까지 어쨌든 해야겠다고 했다. 그러면 하나는 깨끗이 놓는 게 맞다. 국회 뜻 따르겠다며 공언했고, 또 놓았으면 깨끗이 놓던지 재차 뒤에서 돌리며 ‘친李 색 분류’까지 나서는 게 어찌 비쳐지는지 아는가 모르겠다. 정치는 다양한 색의 전 계층을 아울러는 ‘타협’의 종합예술이다. 수직상하관계인 기업과는 근본토양이 다르다. 2년 반 전 전폭적 지지와 신뢰를 보낸 민심이 왜 돌아섰는가를 성찰하고 한번 쯤 돌아봐야 한다. 그게 통상의 상식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 스스로가 ‘궤’를 거부하고 있다. 관계란 게 그렇다. 우선 편하고 소통, 공감이 이뤄져야 지속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국민들이 그를 불편해한다. 것도 대부분 그의 ‘자업자득’성 행보에서 기인하고 있다. 그는 그간 갖은 ‘스포트라이트’와 ‘영광’을 누렸다. 천신만고 끝에 ‘靑주인’ 자리까지 올랐다. 일종의 ‘정상’까지 오른 셈이다. 대통령이란 최고명예직까지 올랐으니 더 바랄게 없음이다. 어쨌든 역사에 이름은 남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존경’이 아닌 ‘오욕’으로 갈 공산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를 줄곧 지켜보면 아직 남은 게 많은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의 지난 이력외엔 아는 게 너무 없다. ‘버킷 리스트(Bucket List.죽기 전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 만든 목록을 뜻하는 말)’란 게 있다. 동명 제목으로 롭 라이너 감독, 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 주연으로 지난 07년에 영화화된 적도 있다. 작금에서 궁금한 게 이 대통령에게도 그것이 있을 까 해서다. 있다면 어떤 것들이고 한 것과 하지 못한 것들은 또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하다. 그는 1941년생으로 적은 나이가 아니다. 이젠 잡으려 하기보단 놓고 정리하며 갈 연배다. 세상에 영원한 건 어디에도,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게 인연 따라 잠시 와 머물다 연이 다하면 재차 갈 뿐이다. ‘권(權)’역시 같은 맥락이다. 억지로 잡으려 해서 쥘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대통령 역시 국민과 ‘연(緣)’이 이어졌다. 그런데 국민을 위해 큰 ‘공덕(功德)’을 쌓을 귀한 ‘연(緣)’이 주어졌음에도 불구, 기회를 계속 놓치는 형국이다. 선택과 뒤따를 ‘몫’은 대통령 개인의 것이다. 물론 지지 및 선택에 따른 국민들 ‘몫’도 상존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전체로 봤을때 뒤따를 ‘몫’이 너무 클 것 같다. 만약 아직 ‘버킷 리스트’가 없다면 작성해보고, 혹여 있다면 성찰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아직 절반의 기회는 남았다. ‘정(情)’많은 국민들도 이제 지쳤다. 모든 것엔 다 ‘때’가 있다. 더는 놓치지 않길 바란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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