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공공부문 정규직화‘나 몰라라’
비수도권 유일 연구중심병원 불구 비정규직문제는 외면
정창오 기자
| 입력 : 2013/03/27 [15:11]
▲ 경북대칠곡병원에서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인 비정규직을 해고한데 항의하는 천막농성이 28일로 80일째를 맞고 있지만 사태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 정창오 기자 | |
지역의 대표적 공공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총 10개 병원 중 비수도권 지역 병원으로는 유일하게 3월 26일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돼 지역으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경북대병원이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북대병원은 이번에 10대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됨에 따라 3년간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노인성뇌질환과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성질환, 줄기세포, 암 유전체 맞춤의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이번 선정을 계기로 경북대병원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선도의료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강화하는 한편 대구의료관광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하지만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을 설치하면서 2012년 8월 기준으로 2009년에 비해 비정규직이 2배 더 늘었다.
최근에는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인 비정규직을 해고해 노조가 28일을 기준으로 80일째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갈등이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해당 노조와 시민사회는 박근혜 정부가 약속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을 국립병원인 경북대병원이 무시하며 오히려 이같은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연구역량은 어느 정도 인정받았는지 몰라도 노사관계나 일하는 사람에 대한 갈등해결은 낙제점이라는 것이다.
실제 경북대병원은 2009~2011년 3년간 전국 국립대병원 중에 가장 많은 국고지원을 받았지만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13개 국립대병원 중 진료불만이나 불친절 등 민원 1위를 지적받았고, 2010년에는 장중첩증 소아 사망사건 등 응급의료사고가 터지기도 했다.
특히 불만 민원이 압도적 1위인 것은 근로조건과 신분이 불안한 비정규직 비율의 가파른 상승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27일 논평을 내고 “경북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는 최초로 제3병원까지 추진하고 있어 의문이 든다”면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기관 병상은 과잉공급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국립 경북대병원이 무리하게 병상 경쟁에만 매달려 비정규직을 양산하기보다 제대로 된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또한 “경북대병원은 지역민들이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병원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와 더불어 계약해지를 빙자해 병원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쫓아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천막농성 80일을 맞아 더 이상의 방치는 갈등만 심화시킬 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환자 치료에 필수적 상시업무인 진료보조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