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산연 비리수사 왜 미적거리나
참여연대 미온적인 수사를 개탄 검찰 수사 촉구
정창오 기자
| 입력 : 2013/06/11 [15:47]
공무원 딸 부당채용과 특정업체로부터 5억9천만 원 어치의 봉제기계를 사들인 뒤 8년 동안 방치하다가 헐값에 팔면서 입찰 제한 등을 통해 특정 업체만 입찰에 참가하도록 한 의혹 등 각종 부패행위 의혹이 제기된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연구원)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6일 만인 지난 5월 20일 연구원이 외부의 문서파쇄 업체까지 동원해 많은 양의 문서를 파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당시 연구원은 원장 부재상태로 김충환 연구원 원장 취임 2일 전에 이뤄져 증거인멸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연구원은 채용 및 입찰비리,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의 증거가 될 수도 있는 회계자료 등의 문서를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 그것도 원장 부재중에 대거 파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구원이 정상적인 상황이고, 파기한 문서들이 파기대상 문서라면 연구원의 문서 파괴는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연구원이 현재 각종 비리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적법한 문서파기라고 해도 증거를 인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다.
대구참여연대는 특히 연구원의 채용 및 입찰비리,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한 경찰의 수사태도를 더욱 심각하게 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이첩으로 지난 5월 14일부터 연구원의 각종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연구원이 회계자료 등의 문서를 대거 파기한 이후에도 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수사에 소극적이다.
경찰관계자는 “패션산업연구원이 파기한 문서는 수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로 인해 연구원 안팎에서는 경찰이 외압을 받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11일 성명을 내고 “각종 의혹과 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았던 연구원에 대한 이번 경찰 수사도 결국 맥없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연구원 비리혐의 수사에 대한 외압설과 이에 대한 경찰의 굴복설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사회는 물론 경찰에게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또 “연구원 비리 혐의 수사에 대한 외압설 등의 의혹은 경찰뿐만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의 신뢰가 걸린 일”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수사 초기에 밝힌 대로 연구원 비리혐의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외압설 등의 의혹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