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이상하다. 새누리당은 5월 15일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연다. 하지만 채 20일도 남지 않은 27일 현재 당 대표에 출마를 선언한 이가 전혀 없다. 총선에서 승리한 여당이자 원내 제1당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당권과 원내권력의 선출이 전당대회의 목적이긴 하지만 지도부는 물론 당원들의 화합하고 다가올 대선승리를 위한 축제로 승화시켜야 할 전당대회에 출마자는 없고 오히려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금 축제는커녕 싸늘한 냉기가 흐르고 있다. 당내 한랭 기류의 진원지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이다. ‘대표 황우여, 원내대표 서병수,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의 리스트가 나돌고 그에 따라 김문수, 정몽준 등 이른바 ‘비박계’가 전당대회 각본설을 제기하는 등 내홍을 빚자 25일 “언론플레이로 쓸데없는 얘기를 해 당을 해치고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박 위원장의 진노는 즉각 서병수, 최경환, 유승민 등 친박 측근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졌다. 당권 도전설이 돌던 다른 이들도 박 위원장의 발언 의중을 파악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며 납작 엎드린 상태다. 자칫 박 위원장에게 찍힐까 노심초사다.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의 경고에 대해 김형태 당선인의 제수 성추행 의혹, 문대성 당선인의 논문표절 의혹과 그 처리과정에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대해 실망하고 있는데도 측근끼리 당권을 놓고 자기들끼리 치고 박는 모습을 보이자 분노를 폭발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평소 성품으로 보아 “이렇게 하다간 새누리당은 또 한 번 국민심판을 받는다. 이젠 용서를 빌 데도 없다”고까지 말한 대목에서 박 위원장의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전당대회가 코앞인데도 경선에 나서겠다고 나서는 후보자가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새누리당의 허약성을 웅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당내 세력 80%를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가 박 위원장의 경고 한마디에 움직이지 못할 만큼 유연성이 없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를 위한,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 정당이 새누리당이란 야권의 지적은 비아냥에 가깝다. 사실 박 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전당대회 코앞까지 새 지도부의 윤곽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은 거의 코미디에 가깝다. 박 위원장은 본인이 의도하든, 아니든 이미 제왕적 위원장에 올랐다. 120석도 무리라 우려했던 19대 총선에서 152석을 획득해 제1당은 물론 국회 과반의석 확보라는 엄청난 성과를 바탕으로 박 위원장을 향한 힘의 결집이 가속화 됐다. 하지만 그 결과 지금의 새누리당의 무력한 모습을 초래할 정도로 당의 자율성이나 의원들의 독자성은 훼손됐다. 활활 타오르다가도 박 위원장의 말 한마디면 얼른 불을 끄는 것은 물론이고 발로 싹싹 비비는 형국이다. 정상적인 공당의 모습이 아닌 것이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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