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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대구경북

15년째 약속 어긴 삼성, 손 놓은 대구시

<1>옛 제일모직터 업무단지 조성·공적시설물 기부채납 ‘감감’

정창오 기자 | 기사입력 2013/01/23 [17:37]

15년째 약속 어긴 삼성, 손 놓은 대구시

<1>옛 제일모직터 업무단지 조성·공적시설물 기부채납 ‘감감’
정창오 기자 | 입력 : 2013/01/23 [17:37]

▲ 삼성이 업무단지로 조성하겠다던 옛 제일모직 부지. 사업이 15년이나 미뤄지면서 삼성이 약속한 기부채납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창오 기자

삼성이 옛 제일모직 터가 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바뀌자 공장을 경북 구미로 옮기면서 이 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전환해주면 각종 문화시설과 도로 등을 건설해 기부 채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5년이 넘도록 이를 지키지 않고 있어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내 도심인 북구 칠성동과 침산동에 걸쳐 있는 삼성의 제일모직 터는 지난 1987년 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바뀌었다. 도심의 팽창이 확대되자 삼성은 제일모직 대구공장과 구미공장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지난1994년 기존 대구공장 후적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줄 것을 대구시에 요청했다.

삼성은 제일모직 터가 상업지역으로 전환이 이뤄지면 전체 용도변경 면적 4만평에 초고층 빌딩과 쇼핑센터, 금융빌딩 등 업무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개발이익과 관련된 특혜 시비 차단을 위해 기존 대구시계획도로와 업무단지 조성에 따른 신설도로와 공원 신설을 위해 전체 면적의 30%에 해당하는 1만2천평을 대구시에 기부 채납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삼성은 계획도로 및 신설도로는 물론 새로 조성될 공원에 지하주차장의 공사비를 자신들이 부담하는 것은 물론 야외공연장과 음악당, 미술관을 건립해 기증, 대구시민들의 문화생활 증진에 기여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구시는 삼성의 업무단지조성 약속을 믿고 1996년 6월 제일모직이 구미로 공장을 이전한 이듬해인 1997년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바꿔졌다. 하지만 삼성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업무단지 조성이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 삼성이 2010년 6월, 대구시에 보낸 사업시행기간 연장 요청 공문     ⓒ정창오 기자

하지만 삼성은 오히려 사업기간을 미루면서 1998년 6월 16일 제일모직 터 가운데 일부를 한국토지공사에 매각했다는 발표를 했다. 이후 지역에서는 제일모직 터가 15년 넘게 흉물로 변해 지역발전의 저해 요인이 되는 등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는 상태로 삼성이 대구시민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지만 삼성은 당초 2005년 7월까지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간은해 6월 대구시에 사업시행기간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준공예정일을 2010년 7월로 연장했다.

그후에도 삼성은 사업기간 도래 1개월 전인 2010년 6월 또 다시 대구시에 공문을 보내 준공 시한을 2015년 7월로 연장한 상태다. 대구시 도시계획과가 지난 1994년 입안한 ‘업무단지조성 관련 도시계획추진’ 문건에는 사업시행기간이 만 2년으로 준공기한을 맞추려면 삼성이 지금 당장 나서야 하지만 그럴 조짐은 전혀 없다.

하지만 대구시는 사업기간 연장 과정에서 변경사업계획서를 제출받지 못했으며 수차례 공문으로 요청한 뒤에서야 제일모직 터를 소유한 3개사가 협의체를 구성했고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현재 남아 있는 제일모직 터는 제일모직이 전체의 71%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협의체를 구성했다지만 확인할 방법도 없고 현재까지도 사업계획서는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지금 상황이라면 2015년 사업완료도 공수표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대구시의회 안팎의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삼성이 엄청난 시세차익을 노리고 사업을 지연하다가 땅을 팔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15년간이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삼성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는 대구시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년 전 주거지역이었던 제일모직 터는 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면서 땅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지난 1995년 평당 약 700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2012년 10월 현재 최소 평당 2천만원으로 호가되고 있으며 개발여하에 따라 3천만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삼성이 기부채납하겠다고 약속했던 내역.     ⓒ정창오 기자

특히 삼성은 기부 채납하겠다며 지난 2007년 완공된 도시계획도로조차 5년이 넘도록 대구시에 넘기지 않고 있다. 시세차익 주장에 대해서는 제일모직 터가 인근의 주거지역과 시세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아직 개발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특혜시비는 시비를 위한 시비라는 입장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개발이 되면 기부채납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사업을 시작할 당시 IMF를 거치면서 사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돼 업무단지 조성계획이 15년째 미뤄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업지역으로 되어 있는 제일모직 터를 지가 상승의 가능성이 높은 상업지역으로 전환된 이후 용도변경의 직접사유인 업무단지 조성이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특히, 특혜시비 차단을 위해 기부 채납하겠다던 부지와 각종 시설 등의 건립을 미뤄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삼성이 약속한 시설 중에는 오페라하우스만이 투자우선 순위에서 밀려 공사가 계속 지연돼 오다가 2000년 11월에 와서야 착공해 2003년 8월 준공, 그해 9월에 대구시에 기부 채납(부지 2천624평)됐을 뿐이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 업무단지가 조성되지 않아 기부채납 받을 대상이 없으며 완공된 계획도로 부지는 소유권 이전과 상관없이 공적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삼성이 향후 업무단지 조성과 기부채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일모직 부지를 매각할 경우 이를 막을 수단이 규정된 사업계획서 등 공적 문서가 확보돼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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