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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조그만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K 씨.
그는 하루에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에어콘과 냉장고, 안마의자와 TV를 포함한 각종 실내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자신이 출근하고 나면 아내가 여전히 집에서 비슷한 양의 전기를 사용한다. 사무실에서는 10여명의 사무실 식구들이 컴퓨터와 냉장고, 선풍기와 에어콘 등에 또 전기를 사용한다. 이외에 그는 창고와 가끔씩 들르는 2사무실 등에 한 달 동안 수십만원의 전기료를 내며 사업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전기 관련 제품은 에어콘 5대와 냉장고 3대, 여기에 김치냉장고와 방에 설치된 벽결이 에어콘 2대, 안마의자와 컴퓨터 등 전기콘센트를 꼽아야만 사용이 가능한 잔기제품은 어림잡아도 수십여가지나 된다. 그러나, 어느해보다 무더웠던 것으로 기록된 올 여름 K씨는 이런 전기제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어느 가정 못지않게 풍요로운 가전세트를 겸비해 놓고 사는 그였지만, 전력 부족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무용지물이었다. K씨 뿐 아니라 사상 최고의 더위, 최장 열대야, 전력부족 사태가 겹친 올 여름, 우리 국민들은 일기예보를 보며 전력예비율 걱정을 해야 했다. 대부분의 가정에 가전제품 풀세트를 갖추고 사는 물질풍요의 시대에 살면서 그것들을 돌릴 수 있는 전기가 부족하다는 사실은 오히려 우리가 그동안 모르거나 외면했던 발전소 건설과 운영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의 에너지 정책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정부는 여름보다는 겨울을 걱정한다. 에너지 자원이 없는 우리로서는 원자력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 원자로 일부는 이런 저런 이유로 발전을 중단한 상태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일부 국민들은 원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 직면해 있는 지금 다른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日, 50기 원전 정지하고도 버티고 韓, 3기 정지하고 국가 비상 지난 5월말 시험성적서 위조 때문에 신월성1호기를 비롯해 시험성적표 위조로 정지된 원전은 총 3기였다. 게다가 이때는 전력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여름을 앞둔 시점이라 전력 비상사태는 불 보듯 뻔했다. 무더위가 닥치자 국가 전체가 허리띠 졸라매듯 전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불과 3기의 원전이 정지된 우리와는 달리 50기가 정지된 일본은 어땠을까. 원전 3기 정지로 대한민국 전력사정이 비상사태를 방불케 했다면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무려 50기가 정지된 일본은 의무절전 및 자율절전 노력에 의거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가스와 석유 발전이었다. 때문에 2012년 석유소비량이 2010년 대비 218.9%, 가스소비량은 39.4% 늘어났다. 때문에 화석연료 수입증가로 일본은 31년 만에 무역적자국이 됐다. 석유와 가스 소비가 많이 늘었지만 일본 전력사정이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은 일본의 전력설비예비율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전 발전 비율이 30%선인 일본의 전력설비예비율은 28.3%에 달한다. 원자력발전소를 다 정지해도 전기소비를 조금만 줄이면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수치다. 이에 반해 한국의 전력설비예비율은 6.7%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기반시설 측면으로 보면 일본은 역시 선진국이고 한국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세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탈원전 정책을 내놓은 독일의 경우 전력설비예비율은 82.6%에 달한다.우리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짧은 기간 동안 숨가쁘게 경제발전을 이뤄냈지만 전력공급 측면의 사회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원전관계자들이 탈원전에 대한 주장도 좋지만 우리 여건상 힘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전력사정이 좋아지고 값싼 전기 공급으로 산업경쟁력이 높아졌지만 선진국과 같은 여유가 아직은 우리에게 먼 얘기라는 것이다. 실제, 전력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력예비율은 전력소비 피크시점 기준으로 5%를 오르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는 공공기관들이 에어컨에다가 전등까지 모두 끄고, 산업체에 공장 적게 돌리는 비용을 보조금으로 보전해주면서 관리한 결과치다. 여전히 선진국과 격차가 매우 크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전력수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전소를 더 지어 예비설비율을 높이는 게 가장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전력 관계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절전 홍보 등을 통한 수요관리의 한계보다는 전력관련 국가기반시설 확충이 먼저라는 얘기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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