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전인 지난 9월 27일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 휴브글로벌의 불산 누출사고로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그 이후 처리 과정에서 당국이 미온적인 자세를 보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국은 사고 발생 1주일이 지난 4일 현재까지 불산 누출사고 피해를 입은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일대 주민과 기업체 등에 대한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되지 않아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당국은 4일에야 구미시청, 경찰, 소방서 등으로 구성된 종합상황실을 구성하는 등 이번 사고에 대한 정확한 피해 상황과 피해 범위조차 조사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번 사고가 천재지변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문제 역시 논의조차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구미시는 지난 2일 시청 상황실에서 봉산리 주민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지만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구미시는 주민피해가 없다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발표를 근거로 보상문제는 아예 고려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은 농작물이 모조리 말라 죽고, 가축들이 침을 흘리며 비실거리는데도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일 성명을 통해 “문제를 축소하려 하지 말고 대대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해 주민 건강 실태부터 파악한 뒤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발생한 후에 너무 빨리 주민대피령을 해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관계당국은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를 근거로 불과 사고발생 이틀만에 주민대피령을 해제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가 강한 우려를 나타내며 주민역학 조사를 포함한 체계적인 종합대책 수립 시행을 촉구했지만 구미시 등은 아직까지도 중구난방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는 성명을 통해 “불화수소산은 급성적으로 노출된 이후 만성적인 건강 우려가 있는 물질로 노출된 주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불산은 급성적으로 노출된 이후 만성적인 건강 우려가 있는 물질이어서 노출된 주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역학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을 귀가하도록 한 것은 주민 건강보호보다는 사고를 졸속·축소 처리하는데 급급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구미 화학공장에서 누출된 불화수소산(hydrofluoric acid, HF)은 실온에서 기체 상태로 존재하며 공기보다 가벼워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비록 발암성 물질에서 제외됐지만 흡입하거나 접촉시 폐조직과 피부, 점막 등을 손상시키고 뼈를 녹일 수 있는 위험한 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농작물 등 식물에 대한 피해가능성은 매우 높다. 실제 구미시가 촬영해 언론에 공개한 항공사진을 보면 불화수소산이 퍼진 지역과 다른 지역과의 경계선이 뚜렷하게 구분될 정도다.
구미보건소와 병원에 따르면 3일까지 순천향 구미병원과 구미 강동병원, 구미 차병원 등에서 불산 누출사고로 인해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500여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경찰관, 기자, 인근 공장 근로자, 구미시 공무원, 주민 등으로 불산의 위험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보호장구를 갖추지 않은 채 현장에 접근했던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 소방공무원들은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두통과 구토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불산에 직접 노출된 사람들에 대한 즉각적인 치료와 지속적인 역학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구미보건소 관계자의 말은 상당히 섬뜩하다. 이 관계자는 “불산이 암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많이 흡입했을 경우 뼈를 녹여 심장마비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불산에 장시간 노출됐던 환자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저작권자 ⓒ 브레이크뉴스 대구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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