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와 경북테크노파크(경북TP)가 연구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하는 등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지적과 시정요구를 받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상급기관인 산업자원부의 무사안일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대구테크노파크 모바일융합센터(이하 모바일융합센터)의 비리사건과 관련해 대구경찰청(청장 최동해) 광역수사대가 10명을 무더기로 입건 검찰에 송치했었다.
당시 광역수사대는 대구TP 전 원장과 모바일융합센터 전 센터장 등이 장비납품 및 모바일 교육사업 관련 2억7,800만원 상당 리베이트를 수수와 함께 전 센터장은 연구수당과 성과급 등 1억2,600만원 상당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
경북TP 역시 지난해 5월 감사원 감사결과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연봉의 10%이내에서 지급하도록 한 인사관리규정이 있음에도 특정 직원에게 규정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했으며 인사관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친 것으로 지적받았다.
경북TP는 또 소속 직원들의 자문 및 연구용역 등 외부활동의 대가는 TP의 수입으로 처리한 후 해당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한데도 외부활동 신고의무만 부여한 채 대가의 처리·배분하는 규정을 두지 않아 총 56건의 자문 및 연구용역비 2억 2300만원을 직원 개인수입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북TP는 2012년에도 지식경제부 감사에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수천만원의 연구수당을 지급하는 등 총25건의 규정위반 및 비위사실이 적발된바 있다. 대구TP와 경북TP의 이러한 비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은 당시 전국 테크노파크의 부실운영 및 비리를 지적한 바 있다. 입찰자격 부적격, 부당 수의계약, 지체상금의 면제, 횡령, 연구수당 편법지급, 무자격자 채용 등 TP의 총체적 부실상황을 질타한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 TP와 관련해서 재단예산으로 원장의 대학원 등록금을 지급하고, 실제 연구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연구사업총괄 책임자로 등재하여 연수수당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사실을 지적하며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시 TP 기관장의 사업총괄책임자 참여를 통한 연구수당 지급에 대한 관련 제규정을 보완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국정감사 지적사항을 지금까지 손 놓고 있다가, 올해 국정감사가 임박해서야 뒤늦게 연구비 관련 규정마련 지침 공문을 내려 국정감사 지적사항을 부실 처리하는 면피용이란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는 전국 TP에 보낸 2014년 8월 4일자(지역산업과-779) 지침을 통해 김제남 의원의 지난해 국정감사 지적사항을 언급하면서 연구비 지급규정을 국정감사 직전인 8월 22일까지(당초 국감일정 8월 26일부터)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로 인한 여야 갈등으로 국회가 공전돼 국감 일정이 10월로 연기되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9월 12일(지역산업진흥팀-1601)자 각 TP로 내린 공문을 통해 9월말까지 연구비 지급규정을 마련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1년 가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산업부의 무사인일도 문제지만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시간에 쫓겨 (표준)연구비 지급규정을 만들다보니 TP에 근무하는 하위직급 연구원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가 각 TP에 내려보낸 연구수당 표준 지급 규정(안)에 따르면 개인별 연구수당을 연구중요도나 개인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연봉에 비례해 상한선을 둠으로써 저임금 연구원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김제남 의원은 “산업부가 국회와 국정감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국정감사라는 소나기만 피해가자 식의 면피용 부실 처리로 애꿎은 저임금 연구원들의 사기만 꺾게 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또한 “산업부가 각 TP에 내려 보낸 연구수당 표준 지급 규정은 국회의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이해가 없는 주먹구구식 책상머리 행정의 단적인 사례”라며 “일선 연구원들의 피해가 없도록 충분한 현장 상황과 의견 수렴을 통해 제대로 된 규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18개 전국 TP 가운데 대구와 경북을 포함한 13곳에는 연구수당 관련지침이 없으며 부산, 경남, 광주, 울산, 제주 등 5곳은 관련지침이 제정돼 있으나 참여자에 대한 평가 및 지급액 등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특히 총괄책임자가 기관장인 경우 지급기준은 전무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