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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대구경북

대구시민 숙원사업 취수원 이전 ‘실종’

손 놓은 대구시, 까막눈 국회의원, 벙어리 시의원

정창오 기자 | 기사입력 2012/08/02 [14:57]

대구시민 숙원사업 취수원 이전 ‘실종’

손 놓은 대구시, 까막눈 국회의원, 벙어리 시의원
정창오 기자 | 입력 : 2012/08/02 [14:57]

대구시민들의 숙원사업인 대구취수원 이전문제가 실종상태다. 동남권신공항 추진과 총선을 거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취수원 이전문제는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대구지역 공약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은 이상한 상황이다.

현재의 대구 취수원 상류에는 구미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위치하고 있고 이곳에서 배출된 수질유해물질이 낙동강으로 유출돼 1991년 페놀오염사고 충격을 겪었는가 하면 2009년 1,4-다이옥산 사고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수돗물 수질오염사고가 발생됐다.

상류로의 취수장 이전은 대구지역 주민들에게는 생존권과 건강권 차원의 절박한 문제다. 하지만 취수원 이전사업은 처음부터 논란을 유발했다. 대구시가 취수원 이전지역인 구미시나 경북도의 의향을 묻지도 않고 일방적인 ‘선포’식으로 일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구미지역은 대구시민들의 취수원을 이전해야 하는 타당성보다는 ‘누구 맘대로 허락 없이 우리 지역에 취수원을 옮기나’는 감정적인 반발로 나타났다. 경북도의회는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기도 했다.

뒤늦게 대구시는 유감을 표시하고 충분한 검토를 하겠다고 밝히고 부랴부랴 수습을 위해 김 범일 시장이 구미지역 시민단체대표들을 만나고, 지역 원로자문협의회 위원들을 초청해 대구시의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대구시와 구미지역의 갈등을 지켜보던 정부는 낙동강 수계 취수원을 수질사고로부터 안전하고 1급 원수 확보가 가능한 곳으로 이전을 추진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접었다. 국토해양부는 대구취수원 이전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기획재정부에 의뢰,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KDI 용역결과를 토대로 “사업타당성 없다”는 결론을 내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구시는 사실상 주저앉아버린 모양새다. 구미와 경북이 반대하고 정부도 사업타당성이 없다고 하는데 달리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책사업은 경제성이 떨어져도 정책적 고려요소, 즉 AHP가 0.5 언저리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양 지역의 갈등으로 AHP가 너무 낮았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대구와 구미지역이 취수원 이전에 대해 갈등을 없었다면 사업이 가능했을 것이란 얘기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양 지역의 갈등해소와 구미지역을 설득할 특단의 대책마련이 없는 상태다.

‘저질러 놓고 뒷짐 지고 있는 대구시’라는 지역 야당의 표현은 취수원 이전과 관련된 대구시의 무책임과 무사 안일한 행정을 적나라하게 나타내는 대목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관심도 도를 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달서병)은 “대구시가 예타 결과만 기다리지 말고 취수원을 이전해야만 하는 객관적인 데이터, 즉 낙동강 수질오염 실태, 오염원, 구미지역의 반대논리를 극복할 논리개발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홍지만 의원(달서갑)도 총선 과정에서 “현재 대구 시민들이 마시고 있는 수돗물의 경우, 구미 공단의 폐수가 합류돼 대구시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때문에 대구의 취수원을 상류지역으로 옮기는 것은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됐다”고 주장했다.

4.11총선에 불출마한 배영식 전 의원도 정부의 예타 발표 이후 “대구권 식수원인 취수원 이전 사업에 대한 정부의 경제성의 주장은 논리의 비약”이라며 “수돗물을 경제성의 잣대로 수익성을 분석하는 국가는 눈을 씻고 봐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취수원 이전을 강력 주장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지난해 무산됐던 동남권신공항 유치과정에서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취수원 이전요구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더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앞다투어 “총선을 앞두고 다시 이슈화하는 것은 지역에 득이 되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대구시의회 역시 지난해 11월 9일 ‘대구 취수원 이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이래 지금까지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를 다룬 적이 없다. 그 흔한 시정질문이나 5분 발언도 하지 않았다.

집행부인 대구시와 시민 대의기관인 대구시의회가 시민들의 숙원사업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한통속으로 손을 놓고 있다는 비난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도 대구시상수도본부는 대구의 수돗물이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이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

대구시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대구시의 분발과 정치권의 약속을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독점지역인 대구에서 대구시와 정치권이 또 다시 대구시민의 숙원사업을 ‘대선에서 문제제기를 하면 지역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묵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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