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마디에 한나라당 쥐죽은 듯
"한나라당 지도부 당과 당원 위해 무엇을 할 수나" 회의론
박종호 기자 | 입력 : 2009/07/19 [17:22]
17일 박근혜 전 대표가 ‘미디어법은 합의로 가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급물살을 타던 한나라당 미디어법 처리에 찬물을 끼얹은 데 이어, 19일 ‘박 전 대표가 본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통과 반대를 위한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지역 한나라당 당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한나라당이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 왔던 미디어 법 국회통과가 제1야당인 민주당의 국회점거 계획 등으로 사실상 한나라당의 독단처리 방향으로 분위기가 급반전되자 잠시 올라가던 지지도에도 이상 기류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잠잠하던 박 전 대표가 입을 연 것은 지난 17일부터. 아무 문제없이 당론으로 통과를 확정지으려 했던 한나라당으로서는 일시에 모든 것이 마비되는 듯 침묵모드에 들어갔다. 미디어 법 통과에 의정활동의 모든 것을 걸었던 나경원 의원 역시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조용해졌다.
그동안 나경원 의원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미디어법 통과에 대한 의지와 필요성 등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의 한 마디로 그가 이제껏 말해 왔던 당위성 등은 사실상 소용없게 돼 버렸다. 나아가 나 의원의 이 같은 곤혹스러운 입장에도 불구하고 당이 도움하나 제대로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동구 갑 국정보고대회에 참석했던 당협 관계자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도대체 지금의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과 당원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나 있는지 궁금하다”며 “특정인물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렇듯 우물쭈물 할 바에야 무엇 하러 국정보고대회에까지 나 의원을 불러 교육을 시켰으며 제대로 된 당론조차 모으지 못하면서 어떤 일을 해 나가려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독단처리는 어렵게 됐다는 것이 맞는 추리인 듯하다. 만약 독단으로 처리를 하게 될 경우,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개선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여론과도 싸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 여기에 김형오 국회의장이 “미디어 법은 민생법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사실상 직권상정의 의지가 없음을 밝히면서 한나라당은 여러모로 고란 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나라당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은 지역 당원들의 눈에도 꼴볼견이다. 신속한 처리는 둘째 치고, 제대로 된 여론 수렴과, 정책 마련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의원 머리수만 가지고 국정을 이야기했다는 것이 그동안 DJ정부나 참여정부를 욕했던 것과 별반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것에 한나라당 스스로 창피한 일이라는 것이다.
주성영 의원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런 가운데 지역 당원들 가운데서는 또 다른 의혹들이 일고 있다. 지난 국정보고대회에서 한나라당은 경북도당에서 주관한 경주대회와 동구 갑, 중.남구에서 열렸던 보고회에서 미디어 법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통과필요성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구의 배영식 의원은 강재섭 계열로 분류되는 의원으로 당연히 거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미뤄보면 주 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다소 무언가 어긋나 보인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동국 갑 국정보고대회에서는 미디어 법 통과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던 나경원 의원을 초청, 1시간가량 별도의 시간을 내면서까지 미디어 관련 법안 통과에 의지를 보였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달서구를 중심으로 했던 대구시당 주최 보고대회에서는 미디어법과는 다른 이야기와 주제들이 이날 화두로 나왔다.
이렇듯 일부 당원들은 지난 번 대구시당위원장 선출과 이번 국정보고대회 상황을 연계시키며 주성영 의원의 친박 포지션에 이상기류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시당위원장 선출 당시에도 주 의원은 계파 정서로 흐를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한구 의원을 추천해 상황을 묘하게 몰고 간 주인공으로, 당시 친박계에서는 적잖은 당황을 한 바 있다.
두 상황만 놓고 볼때 최근의 친박 정서와는 확실히 무언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주성영 의원이다. 친박 의원 3인이 몰려있는 달서구는 거론하지 않던 미디어 관련 문제를 17일부터 입을 연 박근혜 전 대표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인 것도 결코 달라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지역의 한나라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주성영 의원을 친박으로 봐야 하느냐에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