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조례 식물조례 가능성↑
무상급식 전면실시 시기․방법 규정 않는 수정안 ‘솔솔’
정창오 기자
| 입력 : 2012/09/05 [11:53]
‘대구광역시 친환경 의무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두고 시민단체와 대구시의회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친환경의무급식조례는 대구시민 3만2천여명의 서명으로 대구시에 청구됐으며 대구시가 지난해 8월25일 조례 제정 청구 취지를 공포한 지 1년을 넘긴 상태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1일 3만2천여명의 서명이 담긴 청구인명부를 올해 3월 20일 대구시의회에 부의했지만 시의회는 집행부 의견청취, 주민여론 수렴 등을 이유로 2차례 심의를 유보했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친환경의무급식 조례제정 대구운동본부는 9월 회기에서 반드시 조례가 제정되어야 한다며 대구시의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10월 이후에는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예정돼 있어 9월 이후에는 사실상 조례 제정을 위한 심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시와 교육청은 대구에서 올해 대구시 지원금 등을 포함해 406억원을 들여 전체 초·중학생의 36% 수준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고 매년 그 비율을 상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전면 무상급식을 의미하는 친환경의무급식 조례 제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구시와 교육청은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면 현재보다 722억원이 추가 소요돼 예산이 1천128억원으로 늘어나야 하지만 지금의 예산사정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구시의회 일각에서는 조례 제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선출직인 의원들로서는 유권자인 학부모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데다, 대구가 전국 유일의 무상급식 불모지라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의 구호도 신경 쓰이는 바다.
소관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 김원구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수만명의 주민이 청원한 조례를 시의회가 마냥 묵혀둘 수만은 없다”며 “적정한 토론도 이뤄진 만큼 9월 임시회에는 반드시 통과시켜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최근 갑자기 신중해졌다. 김 위원장은 3일 “어떤 말을 하더라도 갈등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해당 조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전면 무상급식에 대해서 시의회 내에 반대 기류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민발의안이 원안대로 제정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9월에 조례를 제정하겠다던 김 위원장의 마음속에도 원안이 아닌 수정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급식 전면실시와 비용부담 주체를 규정한 원안은 예산을 수반하는 조례제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대구시와 교육청이 절대 불가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만큼 ‘무상급식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을 명시하되 전면 실시의 시기를 확정하지 않음으로써 단계적으로 무상급식 비율을 올리는 조정안이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의 수정안도 만만치 않은 반론에 직면하고 있다. 별도로 수정안을 마련하지 않아도 그동안 대구시와 교육청이 무상급식 비율을 해마다 늘려왔고 2014년까지 47%로 목표치를 잡은 마당에 웬 수정안이냐는 반응이다.
게다가 전면무상급식 조례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이 현재 거론되는 수준의 수정안에 대해 받아 들일리가 만무한 상태에서 원안을 폐기하거나, 유보하면 그만이지 왜 공연한 수정안으로 조례 제정의 책임소재를 대구시로 돌리냐는 얘기도 나온다.
어찌됐든 현재의 의회분위기로는 주민발의 친환경의무급식이 온전한 형태로 제정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9월 제정이 되지 않을 경우 그동안 무상급식 미실시의 책임을 대구시와 대구교육청에 돌리던 시민단체들이 대구시의회를 상대로 본격적인 공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